백야의 연인
정길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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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의 연인은 표지로 내 마음을 사로잡은 책 중에 하나이다.

등대길 같은 공간에 한 방향으로 같은 시선처리가 되게끔하는 벤치의 정렬방향은 일방적인 사람의 마음을 표하듯이 쓸쓸한 느낌이 묻어 나와서 인상적이었다.

백야의 연인이라는 제목과 잘 어울리는 사진이라서 더욱 인상 깊게 들어왔을지도 모른다.

그 쓸쓸함은 책 속 가득 담겨있는데,

이 뜨거운 여름을 알 수 없는 쓸쓸함과 함께여서 책을 읽는 동안은 시원한 기운에 사로잡혀 읽어 내려갔다.





정길연 작가님이 쓰신 책은 백야의 연인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러나 등장하는 인문들의 꼬임이라든지 복선이 낯설지 않아 책을 샅샅이 살펴보던 중 뜻하지 않은 정보를 만날 수 있었다.

책 표지 날개에 작가님이 쓰신 책들의 이력과 함께 얼마 전 종영했던 SBS의 드라마 <두 아내>의 원작인 '변명'을 쓰셨다 것이었다.

드라마 <두 아내>가 방영될 당시 내가 즐겨보던 드라마 중에 하나였는데,

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주인공들의 관계가 너무 잘 짜여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백야의 연인에서도 정길연 작가님은 유감없이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였는데,

장도수와 장수완의 고독한 인생의 대물림과 그리고 무언의 약혼녀 다현과 배다른 동생 수명, 스베틀라나와 나탈리야의 관계는 과히 환상적이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인물들의 설정이 잘 되어있었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동안 해체된 가족들의 아픔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다.





배경이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는 통에 신선한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그보다 국경을 초월한 사랑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모습들이 너무나 자연스러울뿐더러 담백하게 묘사되어있어서 놀라웠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가족관계에서 모두 상처를 받은 이들인데, 그래서인지 모든 행동들에 조심스러움이 베어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쩐지 그러한 행동들이 안타깝게 느껴져서 원대로 사랑을 하라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책 표지에서부터 이 책은 "우리의 이별은 처음 마주친 그 순간부터가 아닐까"라는 서글픔이 느껴진다.

그렇기 때문에 박수완과 스베틀라나의 사랑은 아름답지만 끝이 보이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고 애틋하게 느껴졌으리라 생각된다.

처음에 책에 집중하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장도수와 장수완의 알듯말듯한 묘한 사이도 그랬지만,

장도수의 심리가 매우 냉정하면서도 불안하게 느껴져 이 책의 내용이 어디로 튀어갈지 종잡을 수 없게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또 해체된 가족들 속에서 상처받는 이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마 뜨거운 여름에 서늘하게 가슴속에 무언가 내려앉는것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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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고양이 우리 시대 우리 삶 2
황인숙 지음, 이정학 그림 / 이숲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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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나에게 고양이라는 존재는 귀엽게 느껴져 친하게 지내고 싶지만 서도 멀기만 한 존재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동물에 대하여 겁이 많은 편인데다가 고양이가 반려동물로 많이 길러지고 있음에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하여

그들과 접촉이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또 다른 이유를 찾아보자면 고양이는 요물이라서 괴담에도 일순위로 많이 등장하였다는 정도?
미신을 믿는 편은 아니지만 어렸을 적부터 들어온 괴담의 여파는 무시할 수 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로 키워지는 고양이도 무섭지만 그보다 길고양이는 더욱 더 무서운 존재가 아닐 수가 없다.
사실, 길고양이 입장에서는 그냥 자니가기만 할뿐 나에게 겁줄 생각은 접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자신보다 몸집도 크고 못되게 구는 내가 더 무서울지도 모른다.
그런 그들에게 이유도 없이 지날 때마다 무서워서 소리를 지르거나 오들오들 떠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실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방촌 고양이에 등장하는 길고양이들을 보면서 그동안의 내 행동들이 너무 지나쳤다고 생각 들게끔 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사람들을 좋아하는데도 몸집이 커졌다고 버림받고 길거리에 적응하기 위하여 힘겹게 하루하루를 거리에서 헤매이는 모습은

주위에서 흔히 볼수가 있는것이라 더욱 마음이 아팠다.
하루양식과 몸 뉘일 곳을 전전하면서 피부염에도 걸리기도 하는 고양이들을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모른다.

반려동물이란 나와 함께 평생의 반려자로 맞이한다는 의미인데 어찌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하여 길거리로 내몰게 되는 것일까?
동물들은 이미 나에게 마음을 열고 모든 것을 의지하는 가족으로 생각한다는데 어느 날 길거리로 내 몰리게 된 운명에 쳐해 있다면 얼마나 상처받겠는가.
반려동물을 쫓을 수밖에 없는 주인의 안타까운 상황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고양이 혹은 그 외의 동물들과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린다면 함께하는 편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도 많지만 지은이 황인숙님의 일기를 펼쳐 보는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녀가 고양이들을 위해 어떤 생활을 하는지 소소하게 적어내린 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행복이라는 것은 부와 명예 같은 거창한 것들이라기보다는 가까운 곳에 내 생활의 만족에 달려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만드는 글과 더불어 책 곳곳에 삽입된 이정학님의 그림은 너무 귀여우면서도 소박하고 또 섬세함이 느껴져서

글과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다고 느껴졌다.
 



p196. 사진작가의 기량은 물론 전달 매체의 상태에 따라서 피사체에 대한 느낌이 이토록 다르다.
       선명하게 살고, 선명하게 쓰자.
       희미한 글은 얼마나 생을 바래게 하는가?
 



  4부 떠듬떠듬 글 읽기에서 나오는 글의 일부분을 옮겨보았다.
이 책한 권을 통틀어서 가장 마음에 들어왔던 부분을 꼽으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4부를 꼽을 것이다.
그녀가 얼마나 많은 독서를 하는지 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던 부분이 4부였기 때문이다.
글에도 모두 다른 힘이 있겠지만, 희미한 글이 생을 바래게 한다는 말은 가슴속에 콕 받히듯이 잊히지가 않는다.
달리말하자면 희미한 글이란 나의 기량이 느껴지지 않는 글이란 것 인데 이런 글을 써내려갔다는 것은 얼마나 슬픈가.
선명하게 살고 선명하게 쓸 것.
마음속에 콕 박혀 영원히 빠져나오지 말았으면 한다.

 


  고양이 광이 아닐까 할 정도로 고양이를 사랑하는 황인숙님의 생각과 반대되는 생각이나

고양이 광이 아닌 사람으로서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운 부분도 몇 가지가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의 불편함도 전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타인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소소한 일상의 써내림과 황인숙님의 푸근함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가볍게 재즈음악을 들으며 위트도 소박함도 복실한 고양이데 대한 사랑스러움도 지식도 겸비한 이 책을 읽는다면 더 없이 행복한 하루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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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를 빛낸 세계 명화 - ABC 화가 순으로 보는 마로니에북스 아트 오딧세이 2
스테파노 추피 지음, 한성경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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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사에 있어서 길이 남을 세계명화들은 수백여점을 거뜬히 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한 명화들 중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오십여 점이 될까 말까 한다고 생각된다.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아 알 수 는 없지만 아마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름 그림에 관심은 많지만 내가 아는 화가들은 국한되어있는데,

나의 관심분야인 초현실주의에 해당하는 화가 몇몇과 누구라도 알 수 있는 모네라든지 클림트, 고흐와 같은 화가들이다.

이렇게 늘 국한적인 화가들만 알다보니 아는 그림들도 한정되어있음에 늘 아쉬웠다.

다양한 화가들을 알게 되면 자연스레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을 늘 가지게 되었다.

 

 

  미술 분야에 관련된 책을 살펴보면 시대적으로 정리된 미술사에 관련된 책이나 계파에 따른 정리로 이루어진 책들이 다양하게 출간되어있다.

나 또한 시대적으로 정리된 미술사책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알고 싶어 했던 다양한 그림과 화가들을 많이 보여주기보다는

말 그대로 미술사의 흐름에 따른 큰 획을 남긴 화가들과 몇몇 작품을 보여주는데 힘썼던 책이었다.

물론, 시대적미술사에 관련된 책이니까 당연한 것이겠지만 다양한 그림을 보고팠던 나에게는 조금 아쉬웠던 책으로 기억된다.

 

 

  'ABC화가 순으로 보는 미술사를 빛낸 세계명화' 라는 이름도 긴 이 책은 책 표지에도 적혀있듯이 화가 백과사전이라는 말이 적절한 책이었다.

모든 책을 새롭게 받을 때 목차부터 보는 습관이 된 나는 이 책을 목차를 보고서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정말로 ABC순으로 정리되어서 수많은 화가들의 이름을 보고서 서양미술사에 거장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가까이에서 눈으로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내가 아는 화가들을 우선적으로 찾아보았다.

(마치 졸업앨범을 펼쳐 볼 때 내가 아는 인물들을 먼저 찾아보는 느낌이었다.^^;)

가장먼저 막스 에른스트를 펼쳐보았는데, 그에 대한 아주 섬세하리라 만큼 세세한 없지만

의외의 포인트를 집어주거나 그의 화풍에 있어서의 영향과 주된 사상이 사전처럼 설명되어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책을 읽다보면 처음 보게 되는 화가들도 그가 어떤 시절을 보냈었고, 화가로써의 겪는 명예 또는 어려움, 화풍 등 다채롭게 알 수 있었다.

놓치기 쉬운 정보들이나 중요한 정보들을 콕콕 찝어 설명해주는 이 책을 보고 역시 마로니에북스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불어 컬러의 커다란 그림들과 그림에 대한 간단한 설명은 그 화가를 이해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자료였다.

 

 

  이 책을 통하여 내가 몰랐던 화가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되었다.

늘 초현실주의그림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내게 토머스 에이킨스라 던지, 마르크 샤갈, 아메데오 모딜리니 등의 화가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양한 화가들을 만나는 만큼 다양한 그림들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

늘 보던 그림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하게 표현되는 그림들이 또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다.

'넓게 볼수록 더 많은 것들을 보게 된다.' 라는 말을 이럴 때 진정으로 느끼게 될 것이리라고는 생각 못했지만,

이 책을 보면서 다양한 그림들을 보게 되고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

 

 

  서양 미술사 거장들만 모아둔 책인 만큼 그들의 인맥과 생활양식들을 살펴보면서

그들이 왜 거장이 되었는지 또 어떤 그림들이 명화라고 불리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거듭 읽다보면 확실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두껍고 무게가 나가는 책이지만, 그 이상으로 보배 같은 책이 라고 생각된다.

그림을 좋아하는 이라면 이 책은 두고두고 읽기에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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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으로 읽는 삼국지
장연 편역, 김협중 그림 / 김영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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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를 처음 읽게 된 것은 초등학교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 그 수많은 한자들과 이해가지 않는 의미들 때문에 나는 더 이상 책을 못 읽겠다고 엄마한테 말했고,

며칠 뒤 우리 집엔 어려운 삼국지가 한편으로 밀리는 대신에 만화로 그려진 두꺼운 삼국지 3권

(만화 삼국지 전 3권 / 1998.04.30 / 능인 출판사)이 자리 잡는 엄마의 따뜻한 사랑이 묻은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만화 삼국지에도 모든 등장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원작 삼국지에서 다룬 사건들을 만화로 재미있게 보여준다.

그러나 만화라는 특성상 어려운 삼국지를 탈피한 재미있고 쉬운 삼국지였기 때문에 웃음의 포인트가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재미있는 삼국지를 이제는 글로 읽어볼 때가 되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책장 속에 꼽힌 책을 찾아보았더니 책이 10권이다 된다는 사실에 손을 놓았다.

대부분의 삼국지가 그러하듯 방대한 분량에 걸맞게 많은 권수의 책을 자랑한다.

물론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10권이고 20권이고 빠져들게 되어 읽을 수 있겠지만,

나는 이미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으므로 가볍게 한 권으로 읽고 싶었다.

그러던 찰나에 '한 권으로 읽는 삼국지'를 만나게 되었다.

 

 

  흔히들 삼국지 속에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보이는 인간유형이 다 포함되어있다고 한다.

그 만큼 다양한 캐릭터와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캐릭터들을 보면서 닮고 싶은 인물들의 인성과 도덕을 깨우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한다.

 

 

  “100번 읽어도 100번 새롭다” 라는 말처럼 삼국지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늘 다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였을까할 만큼 기발한 재치와 꾀는 난세를 치세로 만들기도 하였고,

분열된 삼국을 통일하려는 모습에 비단 중국만의 일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방대한 양의 삼국지도 재미있게 읽어내려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삼국지를 읽다보면 우리 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말부터 비롯하여 유명한 사자성어와 명언들이 가득하다.

이러한 것들을 꼼꼼히 읽게 되다 보면, 과거 오래전에 쓰인 책이긴 하나 현재까지 통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삼국지가 여전히 베스트셀러로써 오랫동안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방대한 양의 삼국지를 한 권으로 축약하여 담아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뒤따랐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피드 있게 진행하면서도 묘사가 잘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보고 저자가 얼마나 이 책에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또 보는 이가 어렵지 않도록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는 이해를 빨리 되도록 하는 역할은 물론 한층 더 재미를 더해 주었다.

 

 

  매우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책 속의 주인공들에게 빠지기 쉽다.

나에게는 해리포터 시리즈와 삼국지가 그렇다.

다 읽고 책을 덮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인공들이 운명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또한 여전히 영웅들이 여전히 전쟁터에서 휘날리는 모습이 상상된다.

다른 책과 달리 유독 삼국지가 이렇게 느껴진다는 것은 신기 할 수밖에 없다.

 

 

  책을 읽기 전 삼국지 속에서 생각되는 최고의 영웅은 누구냐는 말에 나는 조조와 제갈공명사이에서 갈등을 했지만 결국 조조를 택했다.

그 이유는 제갈공명의 지략적인 면도 좋지만

조조처럼 삼국지 속에서 오랫동안 또 그리고 상황을 잘 파악하는 인물도 드물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국을 통일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많은 전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빛을 보게 될 때는

그 어떤 인물보다도 악랄하지만 확실하게 올라가고 자신이 빛을 보지 못하게 되었을 때는

비굴하더라도 야망을 위해 잠시 몸을 접는 모습이 정말 맹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시 읽고 나서 생각해본 삼국지 속의 최고의 영웅은 딱 한명을 꼽을 수 없을 만큼 모두가 영웅이라고 생각된다.

 

 

  언제고 또 심심해지면 단 하루만 투자하여도 삼국지를 끝장낼 수 있는 한 권으로 읽는 삼국지를 펼쳐들게 될 것 같다.

 

 






삼국지를 처음 읽게 된 것은 초등학교 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 그 수많은 한자들과 이해가지 않는 의미들 때문에 나는 더 이상 책을 못 읽겠다고 엄마한테 말했고,

며칠 뒤 우리 집엔 어려운 삼국지가 한편으로 밀리는 대신에 만화로 그려진 두꺼운 삼국지 3권

(만화 삼국지 전 3권 / 1998.04.30 / 능인 출판사)이 자리 잡는 엄마의 따뜻한 사랑이 묻은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만화 삼국지에도 모든 등장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원작 삼국지에서 다룬 사건들을 만화로 재미있게 보여준다.

그러나 만화라는 특성상 어려운 삼국지를 탈피한 재미있고 쉬운 삼국지였기 때문에 웃음의 포인트가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재미있는 삼국지를 이제는 글로 읽어볼 때가 되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책장 속에 꼽힌 책을 찾아보았더니 책이 10권이다 된다는 사실에 손을 놓았다.

대부분의 삼국지가 그러하듯 방대한 분량에 걸맞게 많은 권수의 책을 자랑한다.

물론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10권이고 20권이고 빠져들게 되어 읽을 수 있겠지만,

나는 이미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었으므로 가볍게 한 권으로 읽고 싶었다.

그러던 찰나에 '한 권으로 읽는 삼국지'를 만나게 되었다.





흔히들 삼국지 속에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보이는 인간유형이 다 포함되어있다고 한다.

그 만큼 다양한 캐릭터와 인물들이 등장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캐릭터들을 보면서 닮고 싶은 인물들의 인성과 도덕을 깨우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한다.





“100번 읽어도 100번 새롭다” 라는 말처럼 삼국지가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늘 다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였을까할 만큼 기발한 재치와 꾀는 난세를 치세로 만들기도 하였고,

분열된 삼국을 통일하려는 모습에 비단 중국만의 일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다소 방대한 양의 삼국지도 재미있게 읽어내려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삼국지를 읽다보면 우리 생활 속에서 자주 쓰는 말부터 비롯하여 유명한 사자성어와 명언들이 가득하다.

이러한 것들을 꼼꼼히 읽게 되다 보면, 과거 오래전에 쓰인 책이긴 하나 현재까지 통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삼국지가 여전히 베스트셀러로써 오랫동안 유지하는 비결이 아닐까?





방대한 양의 삼국지를 한 권으로 축약하여 담아내는 데에는 어려움이 뒤따랐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피드 있게 진행하면서도 묘사가 잘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보고 저자가 얼마나 이 책에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또 보는 이가 어렵지 않도록 중간 중간 삽입된 삽화는 이해를 빨리 되도록 하는 역할은 물론 한층 더 재미를 더해 주었다.





매우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은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책 속의 주인공들에게 빠지기 쉽다.

나에게는 해리포터 시리즈와 삼국지가 그렇다.

다 읽고 책을 덮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주인공들이 운명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또한 여전히 영웅들이 여전히 전쟁터에서 휘날리는 모습이 상상된다.

다른 책과 달리 유독 삼국지가 이렇게 느껴진다는 것은 신기 할 수밖에 없다.





책을 읽기 전 삼국지 속에서 생각되는 최고의 영웅은 누구냐는 말에 나는 조조와 제갈공명사이에서 갈등을 했지만 결국 조조를 택했다.

그 이유는 제갈공명의 지략적인 면도 좋지만

조조처럼 삼국지 속에서 오랫동안 또 그리고 상황을 잘 파악하는 인물도 드물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국을 통일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많은 전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빛을 보게 될 때는

그 어떤 인물보다도 악랄하지만 확실하게 올라가고 자신이 빛을 보지 못하게 되었을 때는

비굴하더라도 야망을 위해 잠시 몸을 접는 모습이 정말 맹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다시 읽고 나서 생각해본 삼국지 속의 최고의 영웅은 딱 한명을 꼽을 수 없을 만큼 모두가 영웅이라고 생각된다.





언제고 또 심심해지면 단 하루만 투자하여도 삼국지를 끝장낼 수 있는 한 권으로 읽는 삼국지를 펼쳐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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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 데이즈
혼다 다카요시 지음, 이기웅 옮김 / 예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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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e days
  fine days는 이 책의 제목과 같은 파인 데이즈이다.
처음부터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하여 끝날 때 까지 어두운 분위기로 일관하는 이 글을 읽고 있으면 한 없이 어두움으로 그리고 알 수 없는 무거움이 마음을 짓누른다.
 

 

  고등학생이라고는 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진 여학생을 만나게 되면서 이 여학생 주위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에 대해서 차츰 알아나가게 되는 fine days는

결국 나의 친구 '야스이'가 다치게 되면서 사건에 대하여 고백을 하게 되고 알아가게 된다는 제목과 약간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도 어째서 제목이 fine days인지 잠시 동안 이해할 수 가 없었다.
하지만, 결국엔 모두 서로 행복하다고 끝이 났으면 괜찮았던 나날들이 아니었던가 생각이 든다.


  야스이는 잘나가는 고등학생이었지만,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확신이 없었고 교사와의 관계를 가지며 존재를 확인했지만 잘 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에 대하여 끝낼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그 애' 이고 결국 '그 애' 가 이사를 가고 야스이는 퇴원을 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게 됨으로써 사건이 종료되는 것으로 모두 좋았던 것이 아닐까한다.
또 다른 제목의 이유는 당시에는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갑갑했지만 나이가 들어 돌이켜 보면 그것도 멋진 추억이 이었다고 생각이 드니까 fine days가 아닐까한다.

 

 

  네 가지 이야기 중에서 fine days가 가장 긴장감 있게 흘러갔는데,

처음부터 '그 애'의 존재가 미스터리하여서 의심과 더불어 묘하게 주인공들이 모두 붕 떠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애'의 존재를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있다가 친구 간베의 그림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 탁 풀리는 긴장감이며 허무함이란 말로 할 수 가없었다.^^;
정말 미스터리소설 답게 '미스터리' 했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yesterdays

  암으로 곧 세상과 이별해야할지도 모르는 아버지로부터 어느 날 연락이 와서 병실을 찾은 주인공에게 아버지는 젊은 날의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하는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버지가 건네준 젊은 날의 추억이 담긴 빛바랜 스케치북과 35년 전 주소를 통해서 나는 35년 전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이 글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처음에는 네 개의 글 중에서 왜 하필 yesterdays일까 라는 생각을 하였는데, 읽고 나서야 왜 영화로 탄생하였는지, 왜 젊은이들의 마음을 울렸는지 알 것 같았다.

단순히 아버지의 부탁을 받게 되어 35년 전의 여자를 찾게 되는 그 이상으로 이 글에서는 아버지와 나의 닮은 점에 대하여 초점을 두고 있다.
아버지에게는 나 말고도 두 명의 아들이 더 있지만, 나에게 부탁하는데서 많은 생각을 들게끔 한다.

 

 

  글을 다 읽고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내가 만약 아버지로부터 그런 부탁을 받으면 들어줄 수 있을까 하는…….
마지막 소원이나 다름없지만, 갑자기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아직 어린 나는 남자로써 그를 받아들이기 보다는

한 아버지로써 묶어두지 않을까하는 아직 철 없는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이야기는 "안녕히 계세요"로 끝이 난다.

아버지에게 마야씨를 만나고 나서 마야씨가 전해달라는 데로 이야기를 전해주었으니, 아버지의 부탁은 모두 들어준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실을 나가면서 안녕히계시라는 인사를 했을 텐데, 나는 왜 아직도 그 말이 '이제는 편히 눈감으세요.'라고 느꼈을까.
아버지가 잠들기 위해 눈감고 다음날에 눈 뜨셨을까?


 
˚잠들기 위한 따사로운 장소
  파인 데이즈 속에서 내 마음에 가장 들었던 글은 '잠들기 위한 따사로운 장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딱히 꼽기 어렵지만, 책을 덮고도 가장 많이 생각이 난 이야기가 '잠들기 위한 따사로운 장소' 이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자동차사고가 일어나면서 동생과 나 둘 중에 한명만이 구원자의 손을 잡고 살 수 있는 운명에 쳐해 있었다.
구원의 손길은 의식이 없는 동생에게 뻗어갔으나 이때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구원자를 손을 잡고 나오자마자 자동차는 폭발하였고

나는 그때부터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세상에 대하여 시니컬하게 살아가는 여자가 된다.
또 다른 주인공인 유키 역시 세상과 벽을 쌓고 지내는 인물인데,

그림으로써 앞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누나의 재능을 알기 시작한 어린 시절부터 누나의 꼭두각시처럼 살게 된다.
누나의 그림을 통해 부모님의 죽음, 강아지의 죽음, 학교의 폭발과 같은 것들을 보고 자신만이 누나를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두 남녀의 아픔이 섬세하게 그려진 글이라 섬뜩하기까지 하였다.
세상과 벽을 만들 수밖에 없었던 아픔을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지만 둘만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공간이 만들어지는 듯 한 묘한 소설이었다.

내가 자동차 밑에 깔린 상황에서 동생과 나 사이에 구원자의 손길이 다가온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라는 생각에 아직도 선뜻 대답을 할 수 가없다.
동생을 미워하는 것도 아니지만, 내 삶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구원자의 손길을 쉽게 동생에게 양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몰입을 해보기도 한 이야기였다. 
 


˚shade
남편을 잃은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노파에게서 한 편의 동화를 들은 느낌이다.
이 전까지의 글과 약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글이 'shade'이었다.
 
 
 
위즈덤하우스의 책은 늘 나를 감동시키고 몇 번이나 읽게 만든다.
'절망의 구'도 그랬고 '소리수집가'도 그랬다.
그리고 '파인 데이즈'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혼다 다카요시의 작품을 읽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의 작품을 더 늦기 전에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만드는 긴장감 있는 분위기와 마지막에 알 수 없이 긴장이 탁 풀리게 되는 묘하게 미련이 남는 글,

그리고 복선 어느 것 하나 빠트릴 것 없이 그는 자신만의 분위기를 잘 풀어나갔다.
몇 번이나 곱씹게 되는 문장과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굳이 이해하려들지 않아도 책을 다 읽고 돌아가 보면 그 부분은 절로 이해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것마저 혼다 다카요시의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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