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주디스 커 일러스트레이터 1
조안나 캐리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잭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를 읽고 난 후 난 바로 주디스 커의 팬이 되었다. 따뜻한 색감과 아이들과 호랑이의 동작에 대한 묘사가 너무 다정해서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이어서 고양이 모그 시리즈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모그는 함께 살던 실제 고양이를 모티브로 쓰여졌다. 모그에 대한 가족의 애정과 생활이 그대로 녹아있다. 함께 했던 고양이가 죽었을때 실제로 신문에 부고를 낼 정도로 가족과 하나였다.
이 책은 주디스 커의 일생의 그림책 버전이라 할 수있다. 시기별로 그녀의 삶과 그림이 아름답게 엮여져있다. 히틀러시절 공포와 불안 속에서도 그녀는 어떻게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는지, 부모님과의 생활 학교에서 겪었던 어려움등이 절제된 문장으로 잘 표현되 있다.

-------------------------
주디스가 태어났을때 아빠는 55세의 저명한 작가였고 엄마는 30년 연하의 작곡가였다. 이들은 결국 독일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집, 수입, 안전, 명성까지 모든게 사라지고 책은 불태워졌으며 언어 마저 빼앗긴 샘이었다. 끔찍한 일이었다.
프랑스로 온 주디스는 빠른 언어습득과 노력으로 '똑똑한 망명자 여자애'라는 별명을 얻고 흥미잔진한 시간을 보냈지만 미술 수업에서 겪는 좌절감(미술 선생님의 고압적 태도)으로 12년이나 지나서야 그림을 다시 그릴 수 있었다.
다행히 그녀는 획일적 방법의 미술교육에 굽히지 않고 자기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 어릴때 부터 주디스의 재능을 알아본 엄마의 혜안 덕에 우리는 지금 그녀의 초기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다.
주디스가 정겨운 호랑이 그림과 그림책을 낼 때까지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미술학교를 다니던 경험, 일러스트를 배우고 벽화를 그리던 경험, 직접적으로 영감을 받은 작가, 아이들을 키우며 하던 생생한 동물원의 경험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림책을 성공할 수있게 해 준 아트디렉터까지 이 모든 경험이 쏟아 부어진 것이다.
그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있는 작업실과 그녀의 남편 톰닐과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정말 행복한 나날이었어요 우리는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나면 온종일 함께 붙어 앉아 일하곤 했어요. 중략, 무엇보다 톰은 정말 웃기는 사람이었어요."
작업실 곳곳엔 다방면에 걸친 작업과 그간의 이야기가 담긴 풍경을 볼 수 있다. 이 책안에 담겨있는 것은 주디스 커 일생에 대한 글 이상의 감정과 정서와 색감이 녹아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그림책으로 보는 듯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모 1 북극곰 그래픽노블 시리즈 1
조나단 가르니에 지음, 로니 호틴 그림, 문소산 옮김 / 북극곰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냥 공주는 바보 같아서 싫어! 라고 말하며 용감한 전사 공주를 꿈꾸는 모모.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가 갖는 섬세한 표정변화, 영화를 보는 듯한 배경과 색감의 흐름이 아릉답다. 보다 더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감동의 깊이가 있다.
글 속에 보면 글쎄 6~7세 정도의 미취학 아동인듯 보인다. 멀리 배를 타고 나가시는 아빠는 3주만에 한번 볼 수 있는 선원이고 열로하신 할머니와 마을에서 좀 떨어진 소박한 집에 사는 아이.
그래서 모모는 조금은 외롭고 어른스러운 구석이 있는 아이이다. 할머니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유롭게 살고있지만 늘 기다림이 가득한 마음 속에는 외로움과 슬픔이 울컥하고 올라오기도 한다. 생선가게 아저씨와 미용실 아주머니, 프랑소와즈라는 옆집 언니는 따뜻하게 모모를 지켜주는 동네 사람들이다. 부모가 없어 애가 엉망이라고 대체 저 아이를 어떻게 하냐며 호들갑을 떠는 공감 제로 이기주의 마을 사람도 있지만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다정함으로 감싸는 할머니가 계셔서 오늘도 모모는 씩씩하게 동네 오빠들에게 지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우는 이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배워간다..
오랜만에 할머니와 마을에 나와 머리도 자르고 장도보기로한 날... 거리에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이고... 모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모모는 이 모든 일들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천진하게 웃을 줄도, 억척스럽게 심술부릴 줄도, 천둥과 번개쯤은 하느님의 대답이라고 생각할 줄 아는 작은 아이 모모.. 앞으로의 모모의 날들이 기대되고 힘을 실어주고 싶다. 모모의 두번째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 시툰 : 너무 애쓰지 말고 마음 시툰
앵무 지음, 박성우 시 선정 / 창비교육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펴고 다 읽는데 한번도 멈추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평소에 시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이지만 시만 읽어 내려갔다면 무게감에 자주 멈췄을거다. 가볍고 편안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늘 마주하는 에피소드와 시가 어우러져 한번의 쉼도 없이 술술 읽혀나갔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있게 가벼우면서도 진하게 전달되는 시의 힘이 잘 느껴졌다.
갓 서른이 되었으며 재즈 까페 디제이인 조금은 취향이 요상한 사장님과 무심하거나 까칠하거나 미래가 심난한 고등학교 알바생이 만나 서로의 삶에 스며드는 이야기. 처음에는 어색하고 이상하다며 서로를 별종인듯 했지만 점점 깊히 바라보고 따뜻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 과정이 시 한편 한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내 마음까지 노곤노곤하게 만들어주었다. 이상한 사장님이 고르신 등에 소름이 돋는 시는 이상의 '거울'이었고 이상한 알바생이 고른 시는 이정록의 '삐딱함에 대하여' 였다. 소개된 시들이 하나같이 다 너무 마음에 와 닿아서 고르기가 힘들었지만 이 책에서 내가 뽑은 오늘의 시는 이상 의 '가정'이다.
(참고로 내 등에 소름이 오르게 했던 시는 꽤 여러 편 있지만 지금 바로 떠오른 시는 천양희의 '밥'이다.)

문을암만잡아당겨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조른다. 나는우리집내문패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난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민감해간다. 식구야봉한창호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 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처럼월광이묻었다. 우리집앓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 수명을헐어서전당잡히나보다. 나는그냥문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 문을열려고안열리는문을열려고. <가정 ㅡ 이상>


ps. 좌우명이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이라거나
아니면 말고 라거나 너무 애써서 그럴듯하게 보이려 하지 말고 마음 내키는 대로 라니 이 얼마나 삶의 무게를 덜어주는 말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