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 기차 여행 태원용의 여행이야기 1
태원용 지음 / 북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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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사지 말자…

세계 민물의 20%의 담수량을 가졌다는 바이칼 호수가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2014년 19대 대통령 후보 허경영 씨의 대선 공약이 생각난다. 그때는 좀 허황됐는데 기억이 나서 검색하여 다시 읽어 보니몇 가지를 보면서 미소가 지어진다.
1. 바이칼 호수의 맑은 물을 서울시에 공급한다.
2. 몽골과 국가 연합을 한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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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습관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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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엔 낭만적인 제목의 속뜻은 타성에 젖은 행위를 말한다.

우리가 내면 깊숙하게 자리한 부끄러운 감정들을 드러내는 소설

지금 시대에는 다소 온건해 보이는 여성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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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옷장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신유진 옮김 / 1984Books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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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파르 길로 돌아오는 길, 나는 무서웠고 부모님이 내 손을 잡아주었다. 《다 장난이야, 그럴 거 없어………≫ 나는 내 곁에서 앞으로 향하는, 풀이 잔뜩 붙은 아버지의 커다란 신발을 봤다. 어머니는 파란색 줄무늬가 있는 예쁜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나는 어머니에게달라붙었다. 다섯 살, 여섯 살, 나는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믿는다. 제기랄! 언제 어느 날부터 벽에 바른 페인트가 보기 흉해졌을까, 언제 어느 날부터 방의 요강에서 냄새가 났으며, 남자들은 주정뱅이, 늙다리가 되어 버린 것일까…..…언제부터 나는 그들을, 부모님을 닮아가는 것에 끔찍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 것인가…… 하루아침에 그렇게 된 것은아니다. 큰 상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눈을 뜬 것이다. 바보 같은 소리. 세상이 하루아침에 내 것이 아닌 게된 것이 아니다. 거울 속에 비친 나 자신을 보며, 더는 그들을 볼 수 없다고 말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 점차적으로 내가 그들의 실패작이라고 말하기까지…… 누구의 잘못인가.
모든 것이 그리 어둡기만 한 것은 아니었는데. 늘 즐거움이있었고, 그것이 나를 살렸다. 더러운 년. - P54

나는 그 모든 것을 느꼈다. 고해실에서 내게 최면을 걸던그의 생기 없는 눈…… 벽에 던져버리고 싶은 유리구슬, 수치심…… 타락한 년…… 모든 방탕한 일에 타고난 재능을가졌다고 믿었는데…… 나는 모든 것을 견딜 수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견딘다. 나는 그 일이 반드시 일어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단지 그 애들을, 그 애들의 부모와 그애들이 속한 세계를 싫어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일이라는 것이 증명됐다. 지금 낙태를 겪는 것은 나다.
잔느나 로즐린이 아니다. 어쩌면 죄에 관한 생각이 죄 그 자체보다 훨씬 더 오래 간다는 것을 믿는 게 너무 쉬웠을까. - P75

나의 다름과 내가속한 사회와 연결된 끈적끈적하고 불순한 것이 완전히 나를둘러싼다. 어떤 회개 기도도 소용없다. 내가 벌을 받아야만한다. - P75

그들은 달라지지 않는다. 하나의 세계다. 나는 그 방학에 마리화나를 발견한다. 벗어날 수 있는 가장 교활한 방법, 사람들이 모르는것을 알고, 고개를 숙이고 공부를 판다. 문학, 특히 문학을다른 모든 이들 위에서 떠다니기 위해, 그들을 무시하기 위해 공부한다. 진정한 우월 의식이며 쾌락을 위한 것이기도하다. - P184

정제된 문학은, 정제할 수 없는 사건을 만났을 때 무력해진다. 아니 에르노의 <세월>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시몬 드 보부아르를 읽은 것은 자궁을 가졌다는 불행을확인하는 것 외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다." -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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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32
박준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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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에는
숨이 들어 있었다

사람의 울음을
슬프게 하는 것은
통곡이 아니라

곡과 곡 사이
급하게 들이마시며 내는
숨의 소리였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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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 고인다
김애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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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하나하나가 왠지 나의 지난 일기를 다시 읽어보는 기분이 들었다.
나만 지친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나만 지치고 뒤처져 있는 것 같은게 세상속에 뒤엉켜 사는 사람들이 하는 보통의 생각인가보다. 나아지고 있는데 더 나빠지기만 한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

김애란작가의 천재적인 비유가 역시나 돋보이는 문장들이 많았다. 훔치고 싶은 표현들. 내가 작가가 아니라 이런 사람들과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다행이라 생각이 드는 책.

에스컬레이터 위로 얼굴이 부은사람들이 일렬로 서 있는 게 보인다. 그들 모두 어릴 때 꿈이 ‘훌륭한 사람은 못 되었어도, 공휴일에 출근하는 사람’은아니었을 거다. 그녀는 에스컬레이터의 긴 행렬에 바싹 따라붙은 뒤, ‘내가 사교육만 제대로 받았어도 이러고 있지 않을텐데‘ 탄식한다. 그러고는 이내 부끄러워한다. 학부모들이상담 때마다 하는 말 중 하나가 ‘우리 애가 공부를 못 해서‘가아니라 ‘욕심이 없어서‘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 P49

세련됨이란 한순간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며, 오랜 소비 경험과 안목, 소품의 자연스러운 조화에서 나온다는 것을. 옷을 잘 입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잘 입기 위해 감각만큼 필요한 것은 생활의 여유라는 것을, 스물한 살 여자는남자에게 예뻐 보이고 싶었다. 그것은 허영심이기 전에 소박한 순정이었다. - P91

그러나 그러지 못한 것은 서울의 크기가컸던 탓이 아니라, 내 삶의 크기가 작았던 탓이리라. 하지만 모든 별자리에 깃든 이야기처럼, 그 이름처럼, 내 좁은 동선안에도 나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 P118

진동음이 전해질 때마다 나는 깜짝깜짝 놀란다. 휴대 전화 크기만큼 작아진 언니가 내 호주머니 안에서 자꾸 울어대는 것 같다. - P187

어머니는 셋방의 주인아주머니가 우리에게 얼마나 잘해주었는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갚을 순 없어도 잊어선 안 되는 일들이 있다고, 어머니는 무릎에 힘을 주며 계단을 올랐다. - P217

어쩌면 처음 해보는 남의집살이가 불편해 최대한 천천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고,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건 서로를 조금씩 견디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으면서도.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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