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만조를 기다리며 위픽
조예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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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사이의 이상 기류를 정해 역시 충분히 감지하고 있었다. 아이는 부모의 변화에 누구보다 예민한 법이 니까. 정해는 버림받을까 두려웠고, 이어서 분노했다. 그건 아이가 가지는 생존에 대한 공포였다. 그리고 근원 적인 배신감이었다. 날 만든 건 당신들이잖아. 그럴듯한 액세서리를 갖추기 위해 날 세상으로 끄집어냈잖아. 그런데 이제 와서 버리겠다고? - P13

감정이란 절묘한 상황이 만들어낸 착각이니까. 필요한 걸 주는 사람과 사랑에 빠지기는 쉽다. 사람은 말 한마 다. 1분이 채 되지 않는 찰나의 친절만으로도 사랑에 빠질 수 있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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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홍학의 자리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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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이 반전이라기 보다는 농락이다. 독자를 속이는 행위다.

모르는 척해줄 수는 있지만 동조할 생각은 없다.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떠넘길 것이 뻔하다. - P9

업무 평가는 주관적이다. 친한 사람에게 낮은 점수를 줄 리가 없다. - P12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알리바이를 대기 위해 과한 정보를 쏟아낸다는 것은 범죄심리학의 기초다. - P74

"내 인생에 이혼은 없어요."
"난 당신의 완벽한 인생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냐." - P125

난 당신을 잘 알아요.
영주가 준후를 따라 벌떡 일어섰다. 준후는 말끄러미 그녀를 보았다. 다헌도 그랬다. 선생님을 이 세상에서 가장 잘 안다고 말했다. 왜 안다는 것‘에 그렇게들 집착하는 걸까. - P126

"아까부터 내 걱정은 고맙지만, 난 결혼 따윈 두 번 다시 안 해. 덕분에 여자라면 아주 신물이 나거든." - 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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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테이크아웃 22
최은영 지음, 손은경 그림 / 미메시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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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읽고 나면 읽기 전의 자신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글을, 그 누구도 논리로 반박할 수 없는 단단하고 강 + 글을, 첫 번째 문장이라는 벽을 부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글을, 그래서 이미 쓴 문장이 앞으로 올 문장 | 벽이 될 수 없는 글운,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서 잠겨 있는 당신의 느낌과 생각을 언어로 변화시켜 누군가와 이어질 수 있는 글을. - P6

나는 그런 사람이 되기 싫었어. 읽고 쓰는 것만으로 나는 어느 정도 내 몫을 했다. 하고 부채감 털어 버리고 사 는 사람들 있잖아. 부정의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자신이 정의롭다는 느낌을 얻고 영영자신이 옳다는 생각만으 로 사는 사람들. 편집부 할 때, 나는 어느 정도까지는 그런 사람이었던 것 같아. 내가 그랬다는 거야. 다른 사 람들은 달랐겠지만.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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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어감 사전 - 말의 속뜻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법 관점 있는 사전
안상순 지음 / 유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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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어휘력이 풍부한 사람이나 막써도 허투루 써지지 않는 필력인 것 같다.

아마 일상 언어가 말로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명시적 지식보다 무의식에 내면화된 암묵적 지식에 바탕을 두기 때문일 겁니다. - P7

분석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은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 수많은 페르소나Persona, 즉 가면을 쓰고 사회적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고 하였다. - P10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자에는 무리 지어 사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경험이 생존 정보로 각인되어 있다. - P32

훈로 있을 때 불현듯 불안, 두려움, 쓸쓸함, 고독, 외로움 등의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은 유전자에 프로그래밍 된 생존 기제의 발로라 할 수 있다. - P32

귀스타브 르봉과 같은 사회 심리학자에 따르면, 군중은 충동적이고 비이성적인 존재다. 그들의 생각과 감정은 선동하는 사람의 암시에 따라 쉽게 감염되고 조종된다. 그들은 이른바 ‘군중 심리‘에 의해 자제력을 잃고 쉽사 리 부화뇌동하곤 한다. - P48

과거에 비해 문화를 풍요롭게 향유하게 되었지만 저급하고 획일화된 문화를 좇는 경향이 있다. - P49

배움이란 평생 알고 있었던 것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다."라는 소설가 도리스 레싱의 명언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P93

정직함이 지나쳐서 말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원칙만을 고집하여 답답하거나 도덕적 당위만을 중시하여 손해 를 보는 수가 많음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 P107

자존심이 센 사람은 품위 있는 사람이기보다 품위 있어 보이고 싶어 하는 사람일 때가 많다. 그의 진짜 속마음 은 남의 시선과 평가를 두려워한다. 짐짓 품위 있는 척, 우아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남이 인정해 주고 칭찬해 주기를 기대한다. - P149

자존심은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민감하지만, 자존감은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중요 하다. 자기 긍정이 타인의 평가에 기대어 이루어지는 것이 자존심이라면, 오로지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자존감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자존심이 센 것(남의 평가에 예민하게 구는 것)은 오히려 자존 감이 낮은 것일 수 있고, 자존심을 죽이는 것(남의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 것>이 자존감을 살리는 것일 수 있다. - P150

지성인‘은 높은 지적 수준과 함께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뜻한다. 그들의 지식은 기능적• 관념적 차원에 머물지 않으며 실존적 삶과 유리되어 있지 않다 - P163

철학이 물음을 던지는 활동이고 물음을 반복하는 과정이라면, 사상은 물음이 완료된 답이고 사고 작용이 도출 한 결과이다. 사상은 어떤 형태로든 완성된 것이지만, 철학은 태생적으로 완성에 이를 수 없다. 답을 얻는 순 간 곧바로 또 다른 물음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것이 철학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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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돈은 없지만 독립은 하고 싶어 - 25만 원짜리 방으로 숨어버린 남자의 이야기
김정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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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그냥 백수면 백수지 꼭 ‘전 대기업 정직원’, ‘전 공기업 사원’ 경력을 팔고다니며, 자기는 다른 백수들과는 급이 다르다는 걸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좀 가소롭다. 박스 접는 알바를 하면서 자기는 토익900점을 과시하고 싶어하는 거 보니 자기 노동의 가치가 토익점수 없이 박스를 접는 다른 사람들의 것보다 퍽이나 높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TV에 방영되는 스토리가 희와 비의 비율을 조장한다는 건 아나본데(75p.), 그게 제일 심한 부분이 직장생활이라는 건 몰랐나. 여튼 공공기관은 자신과 성향이 안 맞는다며 거만하게 때려치우고, 그와중에 자존심은 쎄가지고 독립하겠다면서 고시원 살다 스타트업에서도 짤리고, 주식 팔아 결국 전셋집으로 이사하는 흐름을 보고 있자니 답답하다. 저 고시원 생활이 돈이 많으면 가난도 취미가 되는 경우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어쩔 수 없는 비참한 선택이었나 의문이다. 내가 고시원 생활은 곧 불행이라는 편견을 드러내는 게 아니다.(저자가 자신의 생활을 비참하게 그리려고 의도했으니까…) 고시원 생활의 편견을 버릴 수 있는 새로운 시각도 없었다. 고시원으로 밀려난 사람들에게 누가되는 수준의 글이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미신같은 헛소리를 떠들어 대는 것들이 이 사회의 진정한 적폐세력인가 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지 못하는 게 비참한 건 아니다. 심지어 무엇이 하고 싶은 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도 없다. 그냥 ‘내 의견이나 의지가 개입’(168p.)이 되는 일을 하고 드레스룸이 딸린 아파트에 혼자 멋지게 사는(32p.) 것이 목표인 것 같은데 그건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일을 하는 방식이거나 삶을 사는 방식이다. 계속 부딪혀 봐라. 깨지기만 할 거고, 언젠가 정말 자신이 개입한 대로, 의지를 가진 대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그땐 내가 아닌 괴물이 되어 있을테니… 마지막에 공공기관 사원증을 맨 사진이 압권이다.

공공기관을 나온 이유도 생각보다 루틴하고, 새로운 일을 하는 데 내 의견이나 의지가 개입될 여지가 적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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