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트리플 8
최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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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좋아지고 사는 게 편해져서 젊은 사람들이 힘든 일은 안 하고 쉽게 돈 벌려고 하니까 나라 경제는 점점 안 좋아지고

언젠가 엄마는 크게 신경질을 내며 이렇게 대꾸했다. 덜 힘든 일이랑 더 힘든 일이 있으면 당연히 덜 힘든 일 을 선택하지. 젊은 애들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 사람은 다 그런 건데 뭘 젊은 애들 탓을 해. 당신은 그랬어? 나라 경제 생각해서 힘든 일만 골라 했어? 나라 사정 안 좋은 것까지 어째서 애들 탓을 해. 이제 막 시작하는 애들이 뭔 죄가 있다고. - P15

위험을 위탁하고 떠넘기는 일은 원청과 하청 사이에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같이 일하는 공간에서도 일어 났다. 누구에게 위험을 맡길 것이냐, 누구의 휴일을 뺏을 것이냐, 하루 열두 시간 넘게 일을 시키고도 한 달에 90만 원만 주면 되는 사람이 들어왔다. 일한 만큼 돈을 벌고 싶다는 건 큰 욕심일까? 같은 기계를 미성년자 가 다뤄도, 20년 차 베테랑이 다뤄도, 사장이 다뤄도 안전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건? 빚을 지면서 대학에 다 니고 싶지는 않았다. 나와 누구를 비교하고 싶지도 않았다. 박탈감이나 괘씸함, 억울한 감정을 품고 ‘세상이 좋 아졌다‘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그저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었다. - P28

아줌마, 지형이 긍정적인 애 아니에요. 걔가 세상에서 제일 혐오하는 사람이 자기였어요. 자기를 일단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면 실패를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죄책감 없이 자기 실패를 남의 것처럼 경멸할 수 있으니까. 자기를 깔보는 거, 그게 가장 쉬운 방법이니까. - P47

매일 똑같은 시간까지 학교에 가야 하는 것, 자리에 꼼짝없이 앉아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것, 아이들 끼리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비슷한 얘기나 놀이를 해야만 하고 그러지 않으면 이상한 애가 되는 것, 남들보다 느 리거나 못하면 잘못이 되고 놀림을 받는 것이 싫었다. 그런 걸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나를 더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학교에 다 모여 있었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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