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불명 야샤르
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 푸른숲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생각하고, 사랑하고, 웃는 것 이게 전부입니다.

인간에게 있어 이것 이외는 모두 거짓말입니다 –아지즈 네신

 

과거와 현재, 극과 극의 시대, 어울리지 않는 말이지만 ‘생사불명 야샤르를 읽고 난 느낌이다. 이 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도 컸던 까닭에 야지즈 네신의 이야기는 한 순간에 시작해서

많은 여운을 남겨둔 채 쓸쓸히 끝나 버렸다.~

고아들에게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네신 재단은 그가 얼마나 삶을 사랑했는지 알 수 있으며 그가 남긴 풍자와 해학이 담긴 많은 작품들은 웃음과 미소로 우리에게 커다란 선물을 더해주고 있다. 걸죽한 그의 입담을 들어보자.

 

1930년대는 세계 어느 나라건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데 익숙하지 않은 시기다.

현재도 인간의 권력에 대한 욕망은 어떤 것보다 강하지만 혼란시기에 권력에 가까이 있음은 곧 힘과 부를 상징하기에 얼마던지 관료주의는 국민의 위에서 군림하는 사고와 태도를

보이며 고압적인 자세가 팽배했으리란 생각을 쉽게 알 수 있다.

높은 문턱, 넓은 책상, 무엇보다도 고압적인 공무원들의 자세, 누가 감히 그들의 복지부동에

시비를 걸겠는가?

야지즈는 야샤르를 통해 거부할 수 없는 대중의 고민과 관료주의를 부조리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그의 화려한 경력에 못지 않게 너무도 인간들의 군상을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야사르는 군인,경찰, 공무원, 부자, 가난한 사람, 그리고 죄수들을 만난다.

 

아버지의 실수로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 않은 야샤르는 공립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어디서건 인정 받지 못하는 인생을 시작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주민증을 재발급 받으려는 그에겐

이미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래저래 주민등록증이 필요한 모든 곳에 발을 들여 놓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런데 주민등록증이 없는, 아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야샤르가 어떻게 국가를 기만하는 죄를 지어 감옥에 가게 되었을까?

감옥에 가둔다는 것 자체가 살아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야샤르의 말대로 정부는 필요하면 살려놓고(새금낼 때, 군대갈 때), 필요없으면(유산 상속 받을 때, 교육 받을 때, 결혼 하려 할 때) 죽여놓는 야샤르 야시미즈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어째던 그는 감옥에서 원통하고 구구절절한 한 많은 사연들을 이야기에 굶주린 죄수들에게

자신도 마치 그간 털어놓을 상대가 없었다는 듯이 봇물 터지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살아있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공문서다.

언제부턴가 우린 공문서에 의해 움직이고 그들의 명령을 받는다.

인간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모습과 눈을 쳐다보는 것은 비단 관료주의의 사고뿐만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들 자신도 인간에 대한 믿음보단 공문서를 더 신임한다.

졸업장, 증명서 우린 누군가와 인연을 맺기 위해선 아니 사회에 일원이 되이 위해선

보다 훌륭하고 우수한 공문서와 증명서가 필요하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야지즈는 공문서가 우리를 어떻게 만드는지를 신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야지즈의 군더더기나 그 흔한 현란한 말 돌림 하나 없는 풍자와 해학의 의미는 너무도 명확하다.

전체 속의 나, 정체성을 잃어가는 삶에 대한 문제다.

얼굴은 다르나 생각과 태도가 닮아가는 우리들, 언제부턴가 우리들은 말없는 공문서와

권력에 사모 할 수 없는 줄을 당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폭발할 것 같은 날이라면 야샤르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보자.

야샤르의 현란한(?) 삶을 알게 되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지 누가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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