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아웃 네이션 - 2022 세계경제의 운명을 바꿀 국가들
루치르 샤르마 지음, 서정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가만히 앉아서 지구촌 구석구석을 탐험하는 세상이 되었다. 실질적인 경험이 없더라도 적당한 줄거리정도는 쓸 정도다. 뚜렷한 목적을 가진다면 뭐든 할 수 있는 배경은 갖추어진 셈이다. 그런데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빠르게 변환시키고 있을까? 혹자는 현실세계의 변화에 현기증을 느낀다.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많은 세상, 어떠한 것도 확신할 수 없는 세상, 반면에 기회는 언제든 열려있다. 이 모든 가정이 진실이라면 세상은 또 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2,3년 후의 미래도 불확실한데 10년 후를 예상한다는 것이 얼마만한 효용성이 있을까? 불행히도 우린 단편적인 지식을 전부라 여긴다. 지식 너머의 진실을 보기에 너무도 편협하고 고정된 시선을 가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보다나은 지식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밀레니엄과 함께 세계는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이고 BRICS라 불리는 신흥국들의 강세가 세계인들의 시야를 흔들어 놓았다. 경제인들은 환호했다. 10%가 넘는 경제성장률은 모든 것을 뒤바꿔놓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그 여파는 곧바로 신흥국들에 전달되었다. 2012년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국가는 단연 중국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결말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유럽역시 중국의 이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들의 바람은 오직하나 풍랑을 건너기 위한 디딤돌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중국경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G2라는 경제대국에 어울리지 않게 자꾸만 뒤로 쳐지는 느낌이다. 중국은 대외적인 파워 못지않게 적지 않은 내부문제가 산적해 있다. 모건스탠리 루치르 샤르마 신흥시장 총괄사장이 바라보는 중국은 여전히 글쎄요라는 답이 돌아온다.

 

지난 10년이 세계경제의 골디락스였다면 향후 10년은 어떤 국가가 최고의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이 될 수 있을까?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은 향후 전망 못지않게 모건스탠리가 바라보는 투자전략의 핵심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인상적이다. 세계적인 투자회사가 바라보는 투자전략의 초점은 무엇이고 그들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경제레짐은 무엇일까?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은 BRICS를 비롯한 신흥강국들과 유로위기를 비켜나가는 동유럽국가들,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선 동남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의미심장하게 50년 동안 변함없이 성장을 지속해온 한국과 대만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대부분의 경제학 서적들이 단편적인 지식이나 두루뭉술하게 전체를 다루는 것에 비해 저자가 파헤치는 핵심은 경제의 이면에 감춰진 국가의 역사와 정치가 주를 이룬다. 그는 이를 특정한 시기에 국가의 경제성장률을 견인하는 경제 레짐이라 부른다. 경제 레짐은 현실적인 것일 수도 있고 잠재적인것일수도 있다. 특히 각 국가의 문화와 사회적 변화, 그리고 정치의 안정성이 향후 투자전략의 가장 중요한 핵심요소로 작용한다. 8%가 넘는 성장을 달성한 중국과 인도의 정치적 상황이 같을 수 없듯이 그들의 전망을 예측하려면 정치적 횡보와 문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야한다. 자원대국 러시아에 신흥부호들이 몰입되어있는 까닭은? 뛰어난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리무중인 브라질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저자의 신흥시장 분석은 지금까지 보았던 어떤 투자전략보다 핵심적이고 디테일하다. 정치나 문화의 세세한 부분까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어떤 흐름이 유지되고 있는가를 일목하게 정리할 수 있다. 한 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저자가 뽑은 최고의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으로 한국이 선택되었다는 사실이다. 50년 동안 한해도 빠지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한 한국은 경제성장과 정치의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불가사의한 국가다. 저자는 한국의 위기극복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준다. 또한 다변화된 사업구조와 차별화된 글로벌 전략을 높이 평가한다. 한국은 향후 10년 동안 가장 먼저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국가다. 하지만 재벌의 사업구조 확장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듯이 이를 풀어가는 방식이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해법이 될 것이다.

 

만약이란 가정처럼 편리한 것도 없다. 만약 10년 전 삼성전자 주식을 사 놓았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하지만 이를 선택하고 보유한 이들은 극소수일 것이다. 예측은 단지 예측일 뿐이지만 선택하는 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브레이크아웃 네이션은 또 다른 예측서다. 단지 지금과 같은 성장률과 정치, 사회적 이해관계가 지속된다면 어느 정도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변수는 너무도 많다. 큰 흐름을 이해하기위해 냇물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냇물에 흐르지 않는다면 흐름 또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신흥국들에 대한 뛰어난 분석이 돋보이는 브레이크아웃 네이션, 필독할 책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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