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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0배 즐기기 : 부암동.북촌.인사동.신사동.한남동.이태원 외 - 2011~2012년 최신판 ㅣ 100배 즐기기
권현지.윤혜진.장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서울의 경제적 가치는 뉴욕이나 런던 동남아의 허브라 불리는 싱가포르와 어깨를 같이한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서울이 실질적으로 뚜렷한 경쟁력을 가졌는지는 저마다 엇갈린 의견을 보인다. 최근에 발표된 각 분야의 도시경쟁력 순위는 서울이 차지하는 위치를 정확히 보여준다.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했으나 아직 내세울만한 특징이 없다는 것이다. 뉴욕, 시카고, 상하이, 싱가포르 등은 도시 자체를 상징하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뛰어난 경제순위 못지않게 서울의 특별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지방에 내려온 지 벌써 10년이 지나간다. 자주 가던 국회의사당의 벚꽃 길과 영등포 시장, 명동의 사람냄새가 그립다. 있을 땐 지옥 같더니 떠나보니 그리움을 안다고 해가 지날수록 과거의 기억이 새롭다. 가끔 올라가는 서울은 하루가 멀다 하고 변화를 거듭한다. 저층 아파트 일색이었던 잠실은 과거의 흔적조차 사라졌다. 오히려 롯데월드가 초라해 보일 지경이다. 매일 보는 이들에겐 변화가 쉽게 오지 않지만 수년 만에 찾은 서울 곳곳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분주한 사람들의 발걸음뿐이다.
이제 서울은 여행코스가 되었다. 오히려 서울에 있을 때보다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는 장소가 되었고 가보지 않았던 고궁과 박물관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아무리 서울지리에 익숙하다 하더라도 서울의 구석구석을 알 수는 없다. 이름난 곳이야 물어갈수 있지만 정작 가보고 싶은 곳은 서울의 숨겨진 장소다. 또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맛 집을 찾아가는 것도 여행에선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여행가이드도 좋지만 발품을 팔아 이곳저곳 살펴보는 것이 훨씬 좋은 이유는 자신만의 자유와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가이드 북은 테마별, 주제별, 지역별 이동 가능한 경로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주말을 이용해 서울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코스여행은 더욱 각광을 받는다. 지인들은 출장을 위해 레지던스나 호텔을 눈여겨본다. 주중이면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있는 학부모라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무역센터다. 코엑스는 발전하는 서울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독보적인 곳이다. 온갖 이벤트와 전시회, 세미나가 발길을 잡으며 서울의 본 모습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서울의 진정한 목소리는 다른 곳에 있다. 양반들의 문화와 멋을 간직한 북청동,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거리 인사동, 젊음의 문화 특구 홍대, 패션몰이 몰입되어 있는 동대문, 서울은 마치 거대한 유기체처럼 살아 숨쉬고 있다.
‘서울 100배 즐기기’는 서울의 베스트 볼거리를 시작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를 수록하고 있다. 아직 가보지 않은 북촌8경은 서울을 탐닉하기 위해선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손꼽힌다. 대학시절 가끔 들렸던 홍대 앞은 특히 기대되는 곳이다. 예쁜 카페와 클럽이 즐비하다고 한다. 젊음이 만들고 있는 문화잔치에 발걸음이나마 옮기고 싶다. 서울은 기억하고 추억할 것 못지않게 전국에서 모여든 먹을거리 또한 풍성하다. 서울에 도착하면 가장 아쉬운 것이 고향의 맛이다. 몇 년 전부터 주요 전시장과 박물관에선 유명화가들의 작품전시회가 한창이다. 이런 작품들이 지방에 내려올 확률은 거의 없다. 서울 방문시 전시회 일정을 알아보는 것은 최소한 문화적 혜택을 즐기는 방법이다.
서울 100배 즐기기는 서울의 요소요소를 멋진 사진과 함께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출발시점부터 도착지까지, 길을 가다 만나는 문화재엔 역사적 설명이 깃들여있고 군데마다 포진해 있는 맛 집이 인상적이다. 여행의 즐거움은 낯선 곳과의 만남이라는 말도 있지만 서울이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서울을 더욱 심도 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짜인 여행을 해보는 것도 무척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이젠 서울 올라가는데 그리 외롭지 않을 것 같다. 또한 어디를 가야하는지 걱정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지도 한 장 들고 버스 노선 물어가며 찾아가던 고궁과 박물관을 보다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