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경제학 - '보이는 손'으로 시장을 지배하라
로스 M. 밀러 지음, 권춘오 옮김, 한경동 감수 / 일상이상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혼돈의 세계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인간의 권위는 어디까지 효용성을 얻을 수 있을까? 21세기를 대표하는 학문은 정치학도 역사학도 그렇다고 인문학도 아니다. 지구촌 60억 인구를 블랙홀로 몰아넣고 있는 학문은 단연코 경제학이다. 경제학은 태생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경제문제를 시장이라는 틀 안에 가두기시작하면서 경제학은 마치 인간의 행위마저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기 시작했다. 21세기 벽두는 퀀트를 중심으로 한 경제학 모델이 시장을 지배한 초유의 시기다. 그들은 개량적 수학모형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천문학적인 수익률을 올렸고 하루아침에 파산을 맞이하기도 했다. 굳이 먼 과거로 갈 필요도 없이 경제학은 자본주의의 로망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달콤하지만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판도라의 상자와도 같다.

인간의 욕망은 발전이나 성장이라는 미명아래 끝없는 진보를 거듭해 왔다. ‘보이지 않는 손’ 이라는 경제학적 명제가 많은 부분을 설명해주지만 인간의 심리학적 공포까진 해결하진 못한 것 같다. 경제는 단순히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심리적 갈등이나 감정이 시장의 불필요한 요소를 부각시켜 위기를 더욱 확산시키기도 한다. 최근의 유럽과 미국의 위기 역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어 경제지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을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실험 경제학은 경제학에 과학적 실험 기법이나 심리학을 응용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시장을 움직이는 요소들을 파악하고 이를 안전하고 완벽하게 장악하는 게 실험경제학의 목표다.

실험경제학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흔히 주식을 포커게임과 같다고 하는데 상대패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정하는 것이 결코 쉬운 게임은 아니다. 그런데 왜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보다는 속칭 미인주에 기대를 거는 것일까? 이는 아무리 주관적인 판단이 우세할지라도 평판을 따르는 인간의 습성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이즈 트레이더와 데이 트레이더가 주식시장에서 이길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알려진 정보를 잘 해석할 수 있을 것이란 스스로의 믿음과 집단행동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방심리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위기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이다. 위기에 대처하는 경제학자들의 입장은 자신의 입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예측만 할뿐이지 책임은 지지 않는다. 경제학이 대중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아폴로 신전이나 파르테논 신전의 절대적인 계시가 아니다. 초를 다투는 인간의 불안정한 심리는 과학적 이기의 발달과 함께 더욱 세분화되고 포괄적이 되어가는 것 같다. 경제학은 완전한 학문이 아니다. 하지만 경제학은 필요한 조건이다. 보다 나은 경제학적 조건을 갖추는 것은 케오스적인 시장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금융시장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알지 못했던 경제학에 관한 실험적 고찰이 돋보이는 실험경제학, 새로운 경제학적 명제를 추천한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