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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본주의 선언 - 자본주의의 운명을 바꿀 미래 기업의 5대 조건
우메어 하크 지음, 김현구 옮김 / 동아일보사 / 2011년 8월
평점 :
논어의 선진편에 과유불급이란 표현이 있다. 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는 의미로 중용의 미덕을 높이 칭송하는 글이다. 중용, 수천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회를 규정하는 잣대로 평가받고 있다. 대중들은 위기 때마다 부족함의 미덕을 재평가한다. 넘치면 과욕이라더니 한계를 벗어난 과욕이 탐욕이 되어 재앙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넘쳐나는 자본으로 신세계를 꿈꾸었던 아일랜드의 파산은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고 미국을 관통하는 전조였을지도 모른다. 왜 인간은 같은 과오를 반복하는 것일까? 영원한 성장을 바라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은 결국 자본주의마저 무너뜨리고 말 것인가?
서브프라임 위기 후 자본주의는 해체위기까지 내몰렸다. 이는 극단주의자들의 생각뿐만이 아니다. 자본주의의 허상이 곧바로 만인에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1990년 이래로 자본주의는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다. 수정자본주의는 있어도 자본주의의 이념은 변함이 없었다. 문제는 빈번한 위기의 출현이다. 그리고 위기는 세계경제를 절벽으로 몰아세웠다. 한 두 번의 위기탈출이 양적완화로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위기의 원인은 항상 우리의 발아래를 벗어나지 않았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관망하는 자본권력가들의 행태다. 성장만 고집하는 정부, 소비를 부추기는 기업, 빚에 허덕이는 개인, 자본주의의 광명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자본주의의 꽃은 단연코 기업이다. 법인이라는 특수한 인격까지 부여받은 기업은 자본주의 사회 최고의 종마다. 하지만 기업이 인간사회를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는 아닐 것이다. 문제는 우리들이 체감하는 기업의 이미지가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월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금융 기업들의 실태는 대중을 경악시킨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란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여전히 기업은 이익추구라는 본연의 임무에 모든 상황을 결정짓는다. 거품론에서 모럴해저드까지 금융기업들의 논란은 상당기간 꺼지지 않는 불똥이 될 것이다.
새로운 자본주의는 무엇을 의미할까? 새롭다는 것은 과거를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기업의 가치관을 바꾼다는 것은 새로운 자본주의의 선언이라 할만하다. 기업이 이익추구를 버리고 인간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면,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적 가치 창출을 위해 보상한다면, 소비자를 이용하는 것보단 파트너로 생각하고 우위, 초점, 차별화, 우월화, 탁월함 같은 가치보단 명예, 아름다움, 즐거움, 정의 그리고 대화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면 기업은 새로운 자본주의로 발돋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위의 선택은 이미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객과의 대화나 소통을 통해 가치를 창조한다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이윤추구라는 명제 하에 시행되고 있을 뿐이다.
본 책 새로운 자본주의의 선언은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한 기업의 존재의미를 밝히고 있다. 저자는 최근의 위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와 함께 자본주의 역시 새로운 가치관을 지녀야한다고 역설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사슬이 아니라 사이클이고 일방적인 제안이 아니라 가치를 창출하는 대화다. 그는 최근의 위기를 돌파하기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예로 들며 변화하는 기업의 가치관을 설명한다. 현대기업들은 무임승차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정부와 대중들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있다. 그들은 이익추구에 앞서 누구도 먼저 환경이나 생태등 철학적 가치를 고찰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변수들이 기업의 존망을 좌우하게 되었으니 새로운 가치관이 출연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시장지상주의를 외치는 자본주의자들이 여전히 의회의 강력한 중추세력으로 입지해있다. 위기를 보는 시각은 각각 다르지만 위기를 새로운 변혁의 기회로 만든다는 것은 과거를 철저히 부정해야만 한다. 기업이 존재하는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 과도한 소비가 인간에게 주는 만족은 무엇이었는가? 혹자는 부정할지모르지만 빈과 부의 차이는 자본주의 이념은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자본주의는 마치 자가 증식하는 세포와 같다. 숙주가 있으면 뛰어난 자생력을 발휘해 거품을 일으키지만 숙주가 죽으면 곧바로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누구도 알지 못했던 자본주의의 허상, 이젠 새로운 가치관과 이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스스로를 파괴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파도가 당신을 휩쓸 것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