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사의 바다에 빠져라 경제공부는 경제저축이다 2
최진기 지음 / 스마트북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단돈 만원이라도 투자를 해봐야 조금이라도 경제기사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익이 없는 곳에 관심이 있을 리 만무하다. 경제학적 정의가 사회정의로 대두된 현대사회에서 돈의 흐름은 그 어떤 명제보다 우선권을 가진다. 사회정의가 돈에 치우친다는 것이 너무 지나친 판단일까? 물론 사회는 돈의 흐름만으로 구성되어있지 않다. 하지만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돈에 좌우지 된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대사회는 돈의 흐름을 지배하는 개인이나 조직이 세상의 중심에 서고 있다.

한국형 부자의 원형을 부동산이라고 한다. 부동산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한국 경제문제를 쉽게 엿볼 수 있다. 서브프라임 직후 한국부동산은 커다란 위기를 맞았으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완화로 연착륙을 기대하게했다. 뉴타운의 건립을 중심으로 다시 한 번 힘차게 요동치려던 부동산은 갑자기 땅으로 꺼져버렸다. 이유는 과도한 거품에 대한 두려움이 정부의 용인술(?)마저 속수무책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부동산에 물린 가계대출이 사상최대를 육박한다. 최근에 급격한 주식하락을 경험한 개인투자자들은 신용대출을 앞세워 연일 주식을 사들인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를 창출해낸다. 즉, 성공과 실패가 개인의 가치나 문화적 이해보다 돈의 흐름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기사의 바다에 빠져라.’ 유명강사로 사회과학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최진기’님의 경제학 입문서다. 그의 강의는 경제학보단 사회과학에 치중된 느낌을 받는다. 경제학의 태생적 신분이 사회과학의 일부였으니 당연한 귀결이다. 이번에 그가 주목한 부분은 ‘경제기사’다. 눈뜨면 온갖 통계학적 수치가 난무하니 도대체 세상의 어디에 중심을 맞추어야 하는가? 현대사회는 새로운 경제학적 용어에 둘러싸여있다. 우리가 CDS니 리보금리니, KIKO와 같은 파생상품을 알아야할 하등에 이유가 없다. 하지만 관심을 같지 않는다면 생각보다 커다란 비용을 감수해야한다. 그렇다면 경제기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은 없는 것일까? 저자의 선택은 관심이다. 단편적인 정보를 볼 수 있는 스마트 폰보다는 전문을 이해할 수 있는 신문을 추천한다. 특히 경제신문은 타이틀만 관심을 갖더라도 세상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경제학적 용어는 ‘금리’다. 돈의 이자로도 불리는 금리를 이해하는 것은 경제기사의 원리를 이해하는 지름길이다. 금리는 우리가 알고 있던 이자보다도 훨씬 다양한 방법으로 통화를 창출하거나 제어한다. 금리를 제어하는 곳은 정부와 한국은행과 같은 기관이지만 금리를 평가하는 곳은 시장이다. 최근의 위기로 한국의 외평채 가산금리가 가파르게 오른다는 소식이 들린다. 정부관계자들은 소액규모에 그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하지만 가계대출에 대한 위험성을 수차례 경고했음에도 줄어들지 않는 부채는 외국 자본가들이 보기에 한국 역시 언제든 위기의 중심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문제는 이러한 기사들에 대한 정부나 기관들의 태도와 국민들의 반응이다. 결국 경제기사를 해석하는 방법은 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를 짓누르는 금이나 원유에 대한 시각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내일 오를 주식을 미리 안다면 그 사람은 평생 부자로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세상 어느 누구도 내일, 심지어는 1분 후의 인생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신은 가난과 부라는 차별을 인간에게 부여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예측능력만큼은 평등하게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어떻게 미래를 예측하고 남들보다 빨리 자본의 흐름을 잡는 사람이 있을까? 과거에는 내부자 거래나 독점적 권력을 이용해 미리 자본의 길목을 잡을 수 있었지만 정보가 넘치는 현대사회에선 ‘공정사회’라는 이름으로 어떠한 독점적 권한도 허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정보의 판단여부다. 정보의 진위 못지않게 어떤 정보가 스스로를 이롭게 하는지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요즘 세계경제는 현대사 100년을 통틀러 전매미문의 사건이 진행 중이다. 덕분에 신문을 비롯한 미디어들의 초점은 온통 경제기사에 집중되어있다. 세계경제를 이끌던 미국의 침체는 한국을 비롯한 수출위주의 국가들에겐 치명적인 암운으로 다가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럽의 지존이랄 수 있는 영국과 프랑스도 부채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에는 생각도 않았던 문제들이 우리의 등을 칠 수 있는 건 글로벌 경제라는 간판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기사를 아는 것은 돈을 벌거나 미래를 예측하기 위하기보다는 버핏의 말처럼 자본을 지키기 위한 행동으로 변화하고 있다. ‘경제기사의 바다에 빠져라.’ 바다에 빠져도 살아남기 위한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탁월한 강의와 알기 쉬운 해설, 최진기님의 특별한 경제입문서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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