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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거짓말 - 속지 않고 당하지 않는 재테크의 원칙
홍사황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포털 사이트 일면을 장식하는 광고가 있다. 유독 팝업창이 사라지지 않는 것도 공통적인 특징이다. 광고는 대세인 스마트폰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문구가 지배적이다. 앞서나간다는 느낌을 받는 스마트 폰, 누구나 소유하고픈 욕망을 일으키는 물건임엔 틀림없다. 그런데 기기를 공짜로 준다니 혹 하는 마음에 사이트로 눈길을 돌린다. 직접투자자들이라면 충분히 관심이 가는 마케팅이다.
그런데 과연 수십만 원을 호가하고 적지 않은 사용료가 부과되는 스마트 폰을 공짜로 주는 증권사는 손해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금융기관의 주 수입원은 수수료다. 증권사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최저의 HTS 수수료는 0.015%다. 이에 비해 모바일 수수료는 0.1%로 시작한다. 증권사는 공짜폰을 주는 대신 위탁기간과 위탁금액, 최소한 거래횟수를 옵션으로 걸어놓는다. 증권사의 옵션을 계산해 보라. 그들은 절대로 손해보는 일은 시작도 하지 않는다. 주식과 채권, 펀드 역시 깡통계좌가 되어도 수익은 증권사만 독식한다. 우리들은 간과하는 부분은 금융기관의 속내다. 어떠한 금융기관도 이타적이지 않으며 당신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민국은 재테크 공화국이다. 어떠한 수단과 원칙이 존재하든 간에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철저하게 서민의 주머니를 노린다. 규칙은 까다로울수록 좋고 포장은 단순할수록 유리하다. 주식, 채권, 부동산, 환거래, 보험, 은행에 대해 우리들이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금융기관들은 일반인들에게 두려움과 불안을 심어주는데 익숙하다. 그리고 가끔씩 포기하기 힘든 대박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다. 재테크 역시 금융기관의 튼튼한 보호막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상 유례 없었던 펀드열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랩어카운트의 열풍이 몰아닥치고 주가2000이 오르내리니 너나 할 것 없이 다시 한 번 많은 개인들이 대박의 꿈을 꾸고 있다. 불안정한 장세지만 여전히 시장은 살아있는 분위기다. 증권사는 연례적으로 실전투자대회를 개최한다. 투자자들은 한정된 금액으로 단기간에 수천%에서 수만%까지의 수익률을 올리는데 이런 투자대회를 개최하는 증권사의 속내는 절대적으로 다른데 있다. 첫 번째는 대박에 대한 환상이고 두 번째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문제는 모의투자에 대한 조건이 실전투자하고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데서부터 비롯된다. 과연 직접투자로 수천%는 아니더라도 조금이라도 이익을 맛 본 개미들은 있는 것인가? 증권사는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어떤 방법도 개의치 않을 것이다.
이 책 ‘재테크의 거짓말’은 우리들이 알고 있는 금융기관의 내막을 낱낱이 공개한다. 워낙 높은 수익률을 조장하는 증권사는 그렇다 치더라도 매일 다니는 은행은 어떠할까? 은행은 말 그대로 서민과는 전혀 거리가 먼 여신기관이다. 그들은 예대마진을 높이기 위해 어떠한 편법도 서슴지 않는다. 그들의 관심사는 오직 수수료에 대한 환상이다. 효용성이 없다는 이유로 장시간을 기다려야하는 수고는 제하더라도 정부와 한국은행에 빌붙어 오직 이익만을 추구하는 그들의 행태를 곱게 볼 이유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한국인 불만족 순위 1위를 달리는 보험사 역시 마찬가지다. 보험은 좋은 기능이 있음에도 증권화, 금융화로 어정쩡한 상태로 변질되어 버렸다. 이 역시 미래를 담보로 한 고객의 이익을 그들 배를 채우는데 사용한 까닭이다. 보험사는 고객이 맡겨놓은 돈을 직접 대출받아도 고리의 수수료를 떼어간다. 또한 무분별한 설계사들의 난립으로 실질적인 서비스를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증권사와 마찬가지고 내막을 알기 어려운 약관이 고객의 발목을 잡는다.
현대사회 금융의 역할은 개인적인 효용성뿐만이 아니라 사회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특히 재테크 전략은 고령화와 더불어 금융기관의 단골손님이다. 재정 관리를 본업으로 하고 있는 저자의 주장은 어떠한 것도 믿지 말라는 것이다. 재테크에 올인 할 시간에 자신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란 충고를 덧붙인다. 그 역시 다양한 경험을 통해 금융기관의 허와 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월 17만원으로 노후를 준비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웃음으로만 넘기기에 너무도 가슴이 아프다. 자신의 현실을 직시해보자.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우리가 기댈 곳은 정부의 사회복지밖에 없는 것인가? 이마저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나 흔들거리는데 금융기관은 유례없는 서민 흔들기를 통해 이익만을 추구하고자 한다. ‘최고의 노후 준비는 은퇴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의 이 한마디는 우리의 현실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는 말이다. 재테크는 환상일 뿐이다. 혹, 몇 번의 기회로 대박을 이루었다면 이젠 냉철하게 세상을 봐야한다. 그렇지도 못했다면 재테크 보다는 돈에 관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 지금이 투자에 적기라는 소리에 귀를 닫고 눈앞에 펼쳐진 수익률에 시선을 멀리한다면 충분히 재테크의 거짓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기관에 가기 전 이 책 ‘재테크의 거짓말’ 일독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