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과 마흔 사이 - 30대에 이루지 못하면 평생 후회하는 70가지
오구라 히로시 지음, 박혜령 옮김 / 토네이도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훌쩍 지난 시간만큼 30대의 여운이 무척 아쉽기만 하다. 지금과 30대 초반이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보다 책을 가까이 한다는 것이고 생활 반경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30대를 절대로 화려하게 보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무분별한 계획 속에 시간만 축냈다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답인 것 같다. 항상 시작점 이란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세상이 변할 리 만무하고 결국 내가 세상에 다가가지 않는 한 어떤 조건이나 기회도 다가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들 중 하나를 들라면 자기계발서적에 대한 믿음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자유분방함을 원칙으로 하는 그들에게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규칙을 받아들이라는 것은 자신을 포기함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그들의 첫 작품으로 자신이 가장 좋아했거나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품고 있던 열정이 대화나 소통의 창구로 글을 선택한 것이다. 자기계발서적이 가지는 장점은 충분히 실용적이며 결과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만 따라 해도 충분히 몸과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다. 헌데 그토록 많은 시간동안 책을 접했어도 쉽게 변화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의 습관과 깊은 연관성을 맺고 있다. 습관은 말 그대로 과거의 사고나 행동이 굳어져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을 말한다. 지금의 나는 과거에 내가 생각했던 사고의 틀이 만들어 내고 있는 자아다. 우린 얼마나 정확하게 자신을 알고 있을까? 숨기고 싶은 과거가 자신의 본래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솔직하게 자신의 과거를 인정하고 현재에 몰입하는 과정은 어떠한 문제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져야할 인생의 과제로 다가온다. 우리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낡은 습관에 대한 거부감이다. 새로운 인생에 대한 갈망은 20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오히려 30대에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30대 초반, 세상은 마치 나에게 하나의 선물과 같다는 당찬(?) 포부를 던져주었다. 소위 말하는 자부심과 자만심이 하늘을 찌르는 시기였다. 무엇이든 될 것 같았고 누구든 내 편일 것만 같은 생각이 무분별한 행동을 부채질하게 만들었다. 배운 점이 있다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셀 수 없이 많이 날아가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인생은 결코 자신에게 평평한 공간을 제공하지 않았다. 나도 날 수 있다는 사실하나가 날개를 만들 것인지 아니면 자전거를 만들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는 사실을 어느 때보다 많이 만나게 되는 시기다. 30대는 가정적, 사회적 책임과 더불어 인생의 방향을 턴 할 수 있는 얼마 남지 않는 시기다.

인생의 이모작이 일반화되고 조금 있으면 삼모작이 가능한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서른과 마흔 사이는 20대와는 분명히 다른 시대적 관념과 가치관의 변화를 겪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것이며 자아에 대한 성숙이 이루어져 세상의 변화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30대에 가장 중요한 것을 손꼽으라면 인간관계를 말하고 싶다. 뛰어난 외모를 갖추었든 남모를 학벌을 갖추었든 30대의 대인관계는 평생을 좌우한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린 시간이 지날수록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인생의 성공을 이루기 위한 80%의 과정이 자신의 대인관계에서 비롯된다면 이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풀어 나가야할 과제다. 타인은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란 말이 있다. 내가 타인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이 결국 나의 부족함에서 비롯된다는 말이다. 자신이 바라보는 상대는 바로 스스로가 바라보기를 원하는 자신의 얼굴을 말하고 있을 뿐이다.

하루에 0.2%씩만 변화를 가진다면 1년 후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우리들의 행동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대부분의 이유가 목표에 대한 자기합리화와 너무 급하게 모든 일을 끝내려하는 성급함에 있다고 한다. 가만히 앉아서 배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보다는 백번 낫겠지만 계획을 자주 변경하는 것은 목표에 대한 위협을 주기도 한다. 愚公移山(우공이산)이란 말이 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30대는 자신의 인생을 위한 장기적인 목표가 필요할 때다. 물론 당장 해결해야할 일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목표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인생의 방향을 결정해주기 때문이다.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하루를 움직인다면 언젠가는 산이 움직이리라는 믿음이 필요할 때다.

인생은 문제의 연속이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 말한다. 우리 주변에 문제 아닌 것이 없다는 말이다. 어떻게 풀어 가느냐는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의 틀에 달려있을 것이다. 30대는 목숨을 걸만한 일들이 무척 많아진다. 하지만 성급한 결정보다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현재를 바로 보는 준비과정이 무엇보다 우선적이며 스스로가 그려보는 이미지를 형상화 시켜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른과 마흔 사이는 30대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낡은 습관에 길들여져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사람들, 꿈과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 그리고 인간관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우린 인생 사이에서 무언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