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3.0 - 김광수 소장이 풀어쓰는 새시대 경제학
김광수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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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받아들이기에 의심이 먼저 가는 세상이다. 개인 상거래는 물론이거니와 자주 바뀌는 국가 정책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은 사회의 틈바구니를 노리고 검증되지 않는 의심투성이의 예측이나 정책을 마구 쏟아 붓는다. 귀가 얇은 투자자들은 감언이설과 군중심리에 말려들어 조그만 가산마저 탕진하게 된다. 그래도 기회가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탐욕은 끝끝내 인생을 구렁텅이로 몰아넣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개미들의 악순환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어쩌면 우린 보이지 않는 게임의 들러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 게임의 승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게임을 만든 이들 역시 조만간 또 다른 게임의 들러리로 전락하고 말기 때문이다.

경제를 빼놓고 세상문제를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됐다. 제조업의 축소와 몰락은 금융서비스라는 초유의 자본주의적 시장을 출현시켰고 금융자본주의는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전 지구적인 위기의 주범으로 불리면서도 가공할만한 폭발력으로 권력의 중추적인 역할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지만 누구하나 철저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위기를 타개할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적으로 손을 놓고 시간이 해결해줄거라 회유책을 선호하는 전문가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들은 위기에 대한 처신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매는 맞을 필요가 없음을 잘 알고 결국 살아남는 자만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한다는 역사의 진리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부동산 문제만큼 민감한 문제가 있을까? 가진 자들은 금리인상에 죽을상이고 없는 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배가 아프고 다만 이러한 문제가 개인적인 것이라면 그래도 나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시한폭탄을 머리에 올리고 걸어가고 있다. 부정적이란 말로 모든 것을 덮어버리기에 예전보다 투명해진 관료정책이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국민들은 말하지 않을 뿐이다. 아니 두려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아니면 우리 가족이나 이웃의 문제일 것이고 결국 우리 모두가 책임지고 풀어야할 절대적인 과제다. 하지만 지금 우린 우리가 처리해야 할 과제를 아이들에게 넘겨주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대학 등록금이 1000만 원대라고 말한다. 아이 한명 대학보낼려면 적어도 6천에서 1억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문제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무분별한 대학의 설립과 교수의 자리보존이 원인임을 알 수 있다. 학생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대학은 늘어나니 특권층을 유지하려는 등록금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질적으로 충분하지 못함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정부에 입을 벌리고 모든 것을 국민에게 의지하는 또 다른 공기업의 추태가 우리 아이들의 장래는 물론 부모의 허리마저 위해 만든다. 학교의 주된 목적은 무엇인가? 아이들은 사회에 진입하기도 전에 신용불량자로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답은 있다. 다만 그들 역시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움직이려 하지 않을 뿐이다.

현대 경제는 정치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경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세상이다. 일본과 미국의 예를 보더라도 한 국가의 존망이 예전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은 과연 정부의 호언대로 안전하고 발 빠른 성장을 진행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들 역시 하도 많이 속아서 그러려니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있지는 않는가? 기업과 정부가 진정한 반성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의무와 책임이 무엇인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한 사람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거대한 원칙과 이를 실천하려는 의지와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정말 필요한 시점이다.

새해가 되면 경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론이 미디어와 신문을 도배한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 소비자를 위한다는 말, 혹은 고객의 이익을 위한다는 문구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고대로 믿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혹 그들이 진정으로 이타적(?)으로 행동한다면 세상은 좀 더 믿음이 가는 사회를 형성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에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아는 모든 자료와 정보들 역시 그들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을 것이다. 원래부터 잘못된 게임이다. 더군다나 그들은 거대한 외인 조직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할 입장이다. 우리들이 설 땅은 극히 적고 설령 뛰어든다고 해도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지 말고 뒷북만 치는 악순환을 반복하지 말자. 김광수 연구소의 경제학 3.0에게 기대를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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