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엔젤리너스
이명희 지음 / 네오휴먼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가장 좋은 말이지만 또한 가장 쉽게 생각나지 않는 단어가 ‘나눔’ 이다. 어렸을 적 쌀 한 되씩 나누어주던 기억이 떠오른 걸보면 무척 오랫동안 나눔에 대해 잊어버리고 살아왔던 것 같다. 물론 우리 마음에 나눔의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수많은 개인적인 일이나 피치 못할 사정이 나눔의 마음을 저만치 멀리 있게 만든 것일 거다.

우린 세상을 살아가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통해 서로 다른 사회를 보게 된다. 나는 예외라고 살아가지만 분명 우리가 아는 누군가는 우리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볼 것인가? 같은 시간과 공간속에서 숨 쉬고 우리와 같이 행동하는 그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 나는 아직까지 아무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건 내가 가지고 있는 극한 편견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아무런 조건 없이 내준 적이 있는가? 아파본 사람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안다고 윤진경님의 시간 나눔을 읽고 있노라면 부끄러운 마음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 나는 무엇을 할 줄 아는가? 내가 가진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나눔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무엇을 나누어 줄 수 있는가?

인생은 아름다워란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다. 포로수용소에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사랑과 행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는 아들에게 치욕스런 수용소의 생활이 아니라 아빠와 친구들이 함께하는 전쟁놀이를 보여주고 싶었고 죽음을 맞이하면서까지 훌륭히 임무(?)를 마치게 된다. 인생은 환경적인 요소보다 누구와 함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나눔은 누구에게나 줄 수 있지만 어떻게 전해주는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인 것 같다. 내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것 그리고 상대가 행복해 하는 것 아마 호모 엔젤리너스의 마음일 것이다.

연예인들의 기부 문화는 무척 많은 논쟁의 대상이 된다. 왜 일 푼도 기부하지 않는 사람들이 선의의 기부를 문제 삼는 것일까? 공인들은 대중의 사랑을 얻고 희망과 행복을 전달해 주는 직업을 갖는 사람들이다. 사회의 어느 부분이 그늘이 없을까마는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기부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는 결정이다. 이미 일반인으로서는 만져보기도 힘든 거액을 기부한 수많은 연예인들에게 공감과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사회는 공인이나 지도층들의 기부가 절대적이고 필수적으로 행해져야 한다. 왜 말하지 않아도 미국의 저속적인 문화는 빨리도 전파되는데 기부문화는 그리도 빨리 들어오지 않는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누군가에게 베풀어 준다는 것은 무척 기분 좋고 행복한 일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결국 상대를 위한 일이 아닌가? 우린 누군가에게 충분히 좋은 경험과 시간을 나누어 줄 수 있다. 낱알 하나까지 나누어 주시는 임락경 시골목사님 소중한 재능을 아낌없이 나누는 홍서범님 그리고 글과 책으로 후손들에게 지식과 지혜를 나누어 주는 이어령님, 강인숙님과 같이 우린 무수히 많은 나눔을 실천 할 수 있다.

오랜만에 서울에서 가까운 친척이 내려왔다. 아무리 친한 사이도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덩달아 멀어지기 마련인데 그리 좋지 않았던 관계였기에 반가운 마음까지 들진 않았다. 누군가 베풀어주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 말해도 그건 당신들의 말뿐이라 치부해 버리기 일쑤였지만 이상하게도 이번만은 쉽게 물러설 수 없었다. 맞다. 나이를 먹어서 일 꺼다. 그런가? 하지만 마음이 동요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아무것도 보여주기 싫고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아가기에 너무 짧은 인생이 아닌가? 우린보고 싶은 것도 많고 보여 줄 것도 많다. 나눔을 실천하고 희망이 가득한 세상이 눈앞에 다가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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