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생존경제학 - 경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
미네르바 박대성 지음 / 미르북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미네르바 역시 위기 속의 기회를 잘 포착한 인물임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과정이야 어떻든 그의 탁월한 경제 해석능력이 현 정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다수의 서민들과의 공통분모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배고픈 자는 서럽다. 가지지 못한 것도 죄가 되는 세상이니 가난을 세습한다는 것은 억울함을 넘어 치가 떨리는 울분이 섞여 있을 것이다. 누가 우리를 벼랑 끝에 세우려고 하는가? 이미 루저(?)로 증명된 자본주의 금융을 굳이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적 책략을 알지 못하는 서민들로서는 정부정책을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해주는 재야 경제학자가 필요하다. 그나마 우리들의 조그만 재산이라도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이젠 생존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시점이다.

고대이래로 세상은 무한경쟁시대가 아닌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근대이후 정부의 역할이 커지면서 의존적인 시민정책이 주를 이루어 왔던 것 같다. 대한민국 역시 나라 없는 설움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민족이니만큼 국가관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강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로 들어가면 무척 혼란스러운 관경이 연출된다. 시장경제라는 원칙이 거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리적 특수성에 기인한다는 부동산 정책은 정말로 요지부동이다. 흔히 말하는 돈 있는 자는 콧방귀도 안 뀐다는 이야기다. 정부의 의지 또한 다각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중구난방이 되기 일쑤다. 역시 최대 피해자는 가지지 못한 자들이다.

우린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예전보다 훨씬 빠르고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지만 정작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기는 더욱 어려워진 것 같다. 저 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거의 없는 상태다. 있다고 해도 대다수에게 돌아갈 혜택은 극히 적다. 갈수록 줄어드는 일자리는 어떤가? 거의 무방비 상태인 한국에서의 실업은 곧 극빈층으로 전락을 의미한다. 한마디로 개인에게 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상위층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한다. 양극화 문제는 극심한 사교육비 격차와 강남을 중심으로 한 비이상적인 아파트 투기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있는 자들의 천국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나마 힘없는 서민들은 정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포장만 멋들어지게 만든 빈 박스가 아니라 실질적인 삶을 지탱할 일자리가 필요하다. 정치적 놀음의 대상이 되는 것 그만하면 충분하지 않나?

미네르바는 전세가격 폭등으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의 되풀이가 당분간은 지속 될 거라고 전망한다. 부동산 불패와 부동산 거품이라는 원론적인 논쟁이 되풀이 되지만 세계 유래 없는 전세 시스템은 대한민국의 부동산 거품 속에서 영원히 보글보글 끓고 있을 것 같다. 역시 환율의 고수답게 미국, 중국, 일본의 기축통화 대결을 주의 깊게 살핀다. 최근 중국이 발표한 위안화 절상에 따른 내수소비 회복이 향후 세계 경제구도의 판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일본이다. 약1200조 엔이라는 천문학적인 개인자금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집중되어 있다고 하니 늙어가는 일본 경제의 모습을 이해하는 것은 조만간 한국에 닥쳐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세계화에 대한 찬반은 더 이상 문제의 중심이 아니다. 서브프라임 후 세계인들의 전략은 생존에 집중되어 있다. 며칠 전 관람한 재난영화 2012에선 10억 유로를 기부한 자들만이 방주에 타는 것을 허락받았다. 할리우드식 긴장감이 없었다면 돈 내고도 죽을 뻔 했지만 결국 거의 모든 사람들은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사라져 갔다. 혼란이 두려워 모든 것을 숨기려는 권력자들의 노력(?)과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주인공의 극적인 인생관, 별로 다를 것 없는 우리들의 모습이지 않나 생각한다. 문제를 인식하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이제 그 주인공은 스스로에게 남겨진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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