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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의 설득법 - 10개의 질문으로 만나는
이현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6월
평점 :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수사학을 갈등을 해결하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특별한 학문으로 격상시켰습니다. 수사학은 당시 말기술로 치부됐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공공담론 덕분에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를 중심으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으로 부각됩니다. 도덕, 감정, 이성은 설득에 필요한 주요한 세 가지 요소입니다. 그런데 설득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된 시점이 무려 20세기입니다. 기원전 5세기, 뛰어난 그리스 민주주의의 대중적 관념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실적으로 대부분의 인류사는 설득과는 무관합니다. 설득은 힘의 균형이 이루어질 때나 리더, 지도자. 철학자의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무엇보다 상대의 이해방식이 가장 요구됩니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근거를 바탕으로 주장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설득은 수많은 갈등과 분쟁, 다툼을 해결할 수 있는 인간의 마지막 선택입니다.
초기 설득의 주제는 행동이었습니다. 인간의 내면적 요소를 파악하기에 데이터나 문제인식이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특히 두 번의 세계대전은 당시 심리학자들에게 행동의 변화를 통한 자극-반응의 메커니즘을 형성하는데 주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당시 주류는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에 집중되었습니다. 특히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유럽 지식층을 휩쓸 때 미국은 심리학자들은 엄격한 실험방법을 통한 학습이론에 치중합니다. 1908년, 존스홉킨스대 심리학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왓슨은 우연히 파블로프의 논문을 접하면서 자극-반응의 조건반사 개념을 인간에 적용하게 됩니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도였습니다. 동물을 좋아했던 앨버트는 실시간 공포를 경험했고 왓슨은 공포를 인위적으로 형성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왓슨의 행동주의 학습이론은 즉각 산업계를 뒤흔들었고 기업들은 앞 다투어 광고, 마케팅에 도입합니다. 왓슨 역시 다수의 광고기업에 취업합니다. 현대 광고 산업은 자극-반응이라는 왓슨의 행동주의 학습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왓슨의 행동주의 이론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심리학자로 선정된 스키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스키너는 행동이 강화되면 행동은 학습되어 반복될 것이라 강조하며 행동은 이전 행동의 결과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20세기 중반 호블랜드를 중심으로 현대 심리학이 탄생하게 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전쟁부연구원으로 신병 교육을 담당하게 된 호블랜드는 장병의 사기진작과 동기부여, 즉 행동을 이끄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전쟁이 끝난 후 방대한 데이터를 예일대 연구실로 가져온 호블랜드는 록펠러 재단의 도움으로 YCAC(예일학파)를 탄생시킵니다. 당시 심리학은 변두리에 머물렀으나 재정지원 덕분에 뛰어난 논문들이 출시되었고 월버 슈람,커트 레빈과 같은 심리학 대가들을 양산했습니다. 호블랜드는 학습이론의 원칙이 설득영역이서도 통용될 수 있는지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메시지가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태도나 행동변화를 만들어 내는가에 집중하며 메시지 학습이론을 탄생시킵니다. 호블랜드는 그의 업적에 비해 짧은 생애를 살다 갔습니다. 하지만 그는 멀티태스크형 천재로 수많은 제자들에 뛰어난 영감을 주었고 자신 또한 하루도 낭비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MIT교수 페스팅거는 스승 레빈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인지체계의 학습이론을 연구하게 됩니다. 그는 인간은 인지 체계의 질서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사고하면서 외부자극에 대응하는 존재라고 주장합니다. 페스팅거는 레빈의 장이론을 개인의 인지적 수준으로 확장하며 인지 요소들 간의 조화, 부조화를 분석합니다. 그리고 1959년, 그 유명한 인지부조화 이론을 학술지에 보고합니다. 페스팅거의 인지는 인지관계와 부조화에 대한 행동의 동기를 설명하는 동기이론입니다. 인지는 자신의 행동, 행동과 관련된 지식, 의견, 태도, 신념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인지들이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상태가 때때로 발생합니다. 인간의 뇌는 심리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원상태로 회복하려는 동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선택이 합리적이었고 올바른 결정이었다면 인지부조화는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인지부조화는 인간의 내면적 심리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입니다. 자신을 속이기도 하지만 합리화를 통해 당위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인지부조화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편견이 강해지거나 자기타협에 익숙해 쉽게 포기하는 경우입니다. 인지부조화는 통증처리와 감정을 조절하는 전대상피질과 관련이 있습니다. 고통을 피하고 싶은 빠른 감정처리가 곧 인지부조화의 실체입니다. 페스팅거의 이론은 1,000편이 논문에 인용되었고 부조리한 세상을 과학적으로 조명하는데 뛰어난 도구로 활용되었습니다.
본 책은 호볼랜드의 메시지 학습 접근법을 시작으로 세일러-선스타인의 넛지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뛰어난 심리학자들의 생애와 연구과정, 학습이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레번의 장이론이 페스팅거에 의해 인지부조화를 탄생시켰듯이 설득심리학은 인간의 구석구석을 파헤치며 꼬리를 물고 새로운 이론들을 발표했습니다. 본 책은 공전의 메가히트를 기록한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심리학을 번역한 저자의 설득심리학역사서이자 뒷이야기입니다. 인간의 판단과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형성되었을까요? 뇌과학의 발달과 함께 신경심리학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심리학의 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짧습니다. 심리학은 인간의 마음이 신을 벗어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AI시대가 다가오면서 인류는 심리와 행동변화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불안이 두려움으로 커지면서 무엇을 수용하고 방어해야할지 여전히 혼란스럽습니다. 설득심리학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이해로 시작됩니다. 심리학은 AI학문이 아닌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분야입니다. 때론 가볍지만 대부분 무거운 인간의 마음은 수많은 변수만큼 다양한 레파토리로 형성되어있습니다. 호모 콰렌스는 인간의 본질이 질문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100년의 흐름을 통해 만난 심리학자들은 저마다의 생각과 해석을 통해 사회의 내면을 파헤칩니다. 또한 인간의 존재의 의미에 질문을 부여합니다. 10개의 질문으로 만나는 위대한 심지학자들의 설득법, 세상을 뒤흔든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져 있습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