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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싸움의 교양 -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 ㅣ 세계척학전집 5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전쟁은 불가피한 것일까?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그토록 어렵고 힘든 일일까? 사회는 분열하고 문명이 파괴되며 존엄성이 무너지는 전쟁의 결과는 그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과거의 전쟁이 인류사의 전환점을 가져왔다면 현대전쟁은 이익을 앞세운 패권주의가 지배적이다. 명분은 그럴싸하지만 내막은 이질적이고 파괴적이다. 문제는 앞으로 인간이 배제된 전쟁시나리오다. 무엇을 파괴하고 무엇이 생존의 기준이 될까? 손자는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이겨놓고 시작하라고 충고했다. 무의미한 전쟁을 피하고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라는 의미다. 전쟁의 목적은 이기는 것이 아니다.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인류사는 전쟁사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사회구조가 같지 않은데 갈등과 다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이다. 역사는 전쟁을 통해 인류의 흥망을 증언한다. 전쟁엔 수많은 수식어가 뒤따른다. 흔히 말하는 명분이다. 다수의 목숨을 담보하는 전쟁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돈이나 복수가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뜻을 일으키는 대의명분이 없다면 결집이 일어날 수 없다. 함께 위기를 감당할 수 있는가? 손자는 결집의 의지를 도라 표현했다. 또한 성공하기 위해선 하늘이 정해준 타이밍이 필요하다. 지형, 리더십 역시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조건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포괄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한다. 병사는 장군의 명령이 아니라 어제 먹은 밥으로 움직인다. 손자는 이들 중 셋 이상이 불리하면 싸우지 말라는 원칙을 제시했다. 마오쩌둥이 읽고, 웨스트포인트와 하버드 비즈니스 스툴의 교재로 사용되는 13편의 죽간병법은 전쟁의 속상을 가장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병법서이다.
손자병법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롭지 않다는 논리가 중심이다. 그런데 적도 나를 알고 있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헝가리 수학자 존 폰노이만은 게임이론과 경제행동을 통해 단순화한 포커모형을 분석하며 블러핑을 이론적으로 설명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한다. 그런데 상대의 패를 읽을 수 없는 게임에선 일관성이 약점이 된다. 예측가능하면 곧 실패다. 이는 미소간의 핵미사일 경쟁을 통해 실체화되었다. ‘내가 쏘면 상대도 쏜다. 둘다 파멸한다. 그러므로 아무도 먼저 쏘지 않는다.’상호확장파괴라는 개념인 MAD는 파괴가 확실할수록 평화가 안전하다는 역설을 만들어냈다. 노이만의 게임이론은 자신이 어떤 게임 안에 있는가를 묻는다. 게임의 틀을 본 것이다. 대부분 이길 수 있는가를 묻지만 게임의 성격과 상대의 유무, 패턴의 반복과 전략적 형태를 고려한 노이만의 게임이론은 답보다 질문을 먼저 선택한다.
전쟁은 철저한 심리전이다. 히틀러를 속인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상대의 초점을 교란하면 전쟁의 향방을 바꿀 수 있다는 최고의 전략적 해법을 보여주었다. 인간에겐 서로의 기댓값이 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불특정 다수도 마찬가지다. 토머스 셀링은 누구도 합의하지 않았는데 수렴하는 지점을 초점이라 이름 붙인다. ‘사람들은 상대도 같은 시도를 한다는 것을 알 때, 서로의 기대를 일치시킬 수 있다.’초점이론은 상대가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을 먼저 읽는 것이다. 다음에 상대의 다음 수를 읽게 된다. 이런 경우엔 어떻게 진행될까? 상대의 습관과 일상적인 언어, 설명 없이 전제하는 숫자, 반복되는 표현을 통해 상대의 초점이 드러난다. 상대의 초점을 안다는 것은 협상을 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상은 당신의 본질에 관심이 없다. 당신이 어떤 신호를 내보이느냐에 반응한다. 실력을 보여주려면 설계를 알아야한다. 모두 실력에 치중할 때 설계자는 시스템에 집중한다. 삶은 모순으로 가득하지만 오직 자신만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편견이 지배한다. 무엇이 진실인가? 당신의 정의는 세상을 바꿀만한 정의인가? 권력에 의해 때론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정의되고 평가되어진다. 모든 것은 짜인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판을 읽는 자, 판을 짜는 자가 결국 싸움의 승자다. 그리고 시작했으면 반드시 이겨야한다. 전쟁술은 먼저 아는 것이 움직이는 것이고, 먼저 움직이는 것이 전장을 선택할 수 있다는 노부나가의 전략은 싸움의 정수를 보여준다. 싸움에 대한 고전병법과 이론을 중심으로 전쟁의 틀과 심리적 형태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싸움의 교양, 실체적이고 구체적인 싸움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