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 세계척학전집 4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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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상대를 사랑하는가? 상대의 관심을 사랑하는가? 도로시 테노브는 당신이 사랑이라고 부르는 감정은 상대를 향한 것이 아니라도 말한다. 최근 강렬하게 끌렸던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을 나열해보라. 당신의 추측, 상상. 그랬을 것이라 믿는 것을 빼고 직접 목격한 것, 직접 들은 것, 직접 경험한 것이 있는가? 혹 우연한 표정, 말 몇 마디의 조각들이 완성된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지는 않는가? 그런데 조각들 사이의 공백이 너무 넓다. 빈 공백엔 자신의 기대만 가득하다. 상대는 당신이 만든 이미지가 아니다. 또한 이미지대로 살수도 살아줄 이유도 없다. 테노브는 사랑이라 부르는 감정의 대부분은 상대를 향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테노브의 사랑은 상대의 감정적 반응에 대한 강박적 필요를 동반하는 비자발적인 인지적, 감정적 상태를 의미하는 리머런스다. 리머런스는 불확실성이 높을 때 가장 강하다. 빈 공간이 많을수록 환상이 들어갈 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귀고 나면 결점이 보이고 기대가 무너진다. 실체가 드러난다. 리머런스를 이해할 때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또한 상대를 향한 사랑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사랑의 감정이 호르몬의 작용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1844년 쇼펜하우어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통해 사랑은 감정이나 이성이 아닌 맹목적인 의지가 있다고 보았다. 의지는 합리적 목적이 없으며 개인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종류의 사랑은, 아무리 숭고하게 보일지라도, 그 뿌리는 오직 성적충동에 있다.’그는 종과 개체를 구분해 종에게 유익한 것을 개체에게도 유익하게 느껴지도록 의지가 사랑이라는 감정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당신은 감정을 선택한 적이 없다. 사랑은 다음세대를 위한 의지의 선택일 뿐이다. 쇼펜하우어에 운명은 계산이고 무의식적 선별과정이었다. 취향이라 불리는 것은 상대적 끌림이었다. 끌림은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강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설렘이 사라진다. 테노브의 리머런스와 마찬가지로 목적이 달성되면 주저 없이 자신의 의지로 돌아온다. 쇼펜하우어는 종의 의지를 강조했다. 평생 독신이었던 쇼펜하우어의 애정 관계를 이해할 수 없지만 사랑의 감정을 종의 본능으로만 치부하기에 사랑은 독립적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나고 사라진다. 쇼펜하우어는 의지를 통해 사랑은 유전자가 쓴 각본이라 말하고 있다.

 

사랑은 개인의 문제일까, 구조의 문제일까? 사랑은 공식이 아니다. 하지만 사회는 사랑을 구조화할 수 있다. 데이트 앱이 태어나기 전 바우만은 현대사회를 계급, 직업, 가족, 공동체가 녹아내리는 형태가 없는 액체근대사회로 표현하며 모든 것이 유동적이 되어간다고 주장했다. 삶의 방식이 바뀐 것이다. 덩달아 사랑의 방식도 바뀌어갔다. 관계를 원한다. 외롭지 않고 싶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 사회시스템은 빠르게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채워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나의 확장성이 세워진다. 그 관계가 나를 구속해서는 안 된다. 언제든 떠날 수 있어야한다. 상대의 요구가 부담스럽다면 언제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모순적인 욕망이 대치된다. 관계는 넓어졌으나 얕아졌고 깊이가 사라져갔다. 깊이를 포기하는 대신 횟수를 늘린다. 굳이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사랑에 소비의 논리가 적용된다. 액체근대사회의 사랑은 형태가 없다. 갈등을 원하지 않고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 바디우는 사랑을 사건이라 표현한다. 충분히 확인하고 안전하게 시작하고, 불편하면 나가려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그는 사랑예찬을 통해 리스크 없는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사랑은 당신의 세계를 흔들 수 있는 상대를 받아들이는 곳에서 시작된다. 사랑은 한순간의 우연을 토대로 영원을 선언하려는 불확실한 시도다. 바우만의 리퀴드 러브와 바디우의 사랑예찬은 현대사회에 고착된 사랑문화를 본원적으로 통찰하고 있다.

 

사랑만큼 마음을 들뜨게 하고 설렘을 느끼며 행복을 전달해주는 감정이 있을까?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 감각이 살아나고 감정이 부풀어 오르며 한 인간에 대한 극도의 경험을 체험한다. 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사랑엔 생각이상의 수많은 조건이 요구된다. 폴링이 스탠딩이 되는 순간 대부분의 사랑이 무너진다. 프롬은 사랑의 기술을 통해 사랑은 배우는 것이라 강조한다. 사랑은 받는 것이란 오해가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랑하는 것에 대한 당신의 기준은 무엇인가? 사랑에 빠지는 것과 사랑 안에 서있는 것은 다르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강렬하고, 압도적이며, 저항할 수 없는 생의 가장 황홀한 경험이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급격히 식어간다. ‘사랑에 빠지는 강렬함은 그들이 이전에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증명할 뿐이다.’ 프롬은 사랑의 강렬함이 자신의 외로움의 크기를 증명할 뿐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버티는 것이다. 프롬은 성숙한 사랑의 조건으로 보살핌, 책임감, 존중, 앎을 강조한다. 또한 타인을 사랑하기 위해 더 나은 만들 조건,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고, 나의 성장에 관심을 갖는 자기애를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사랑에 가득할 때 사랑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엔 어떤 내면이 감추어져있을까? 이토록 강렬한 끌림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사랑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어떻게 파국으로 치닫는가? 당신의 사랑을 어떻게 서술할 수 있는가? 본 책은 마음을 헤집는다. 내가 했던 사랑의 실체와 나라는 존재의 통찰,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지만 읽을수록 빠져드는 사랑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사랑은 삶을 이해하는 가장 소중한 경험이다. 사랑하는 방식이 이토록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사랑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당신은 어떤 사랑을 원하고 있는가?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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