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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시적인 과학,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우주
우주플리즈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평점 :

촘촘히 박혀있는 별들, 수많은 별들이 하늘에서 쏟아진다. 그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에 넋을 뺏기면 존재감마저 사라진다. 마치 우주와 한 몸이 된 것처럼, 형언할 수 없는 느낌에 빠져든다. 그 압도적인 크기에 숨이 막힐 것 같지만 왠지 마음은 편안하다. 우린 우주에 왜 이토록 강렬한 감정을 느끼는 것일까? 인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끝없는 동경을 품어왔다.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은 낭만적인 인간의 서사를 통해 기록되어왔다. 우주는 인간 지성의 한계를 넘어선 곳이다. 예측할 수없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다. 불안과 두려움이 팽배하지만 상상이상의 호기심과 욕구를 자극하는 미지의 세계다. 하지만 우주는 자신의 비밀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선 지구에 갇힌 사고와 생각을 완전히 내려놓아야한다.
숫자로 표현된 우주는 너무 크고 막막하다. 그 압도적인 크기와 거리는 가늠하기조차 버겁다. 저자는 지름 140만Km의 태양을 22Cm의 축구공으로 축소시킨다. 지구는 2mm 크기다. 지구와 태양의 거리인 1억5,000만Km는 23Cm가 된다. 그리고 1977년 지구를 떠난 보이저 1호는 4,000m 거리를 통과중이다. 태양계를 넘어서 수천 억 개의 거대한 소용돌이를 이루고 있는 우리은하의 실체지름은 10만 광년이 넘는다. 축구공 크기로 환산하면 무려 1억5,000만Km에 근접한다. 그리고 우주에는 우리운하와 같은 거대한 은하가 최소 2조개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주의 범위를 한정짓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주는 크기라는 자체가 증발해 버리는 무한과 영원의 영역이다. 우린 2mm의 지구 안에서 티끌보다 작은 미미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솔직히 존재라는 인식자체가 무의미하다. 하지만 인간은 지구에서 우주를 이해하고 해석하며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다. 2mm 안의 유한한 공간에서 수백억 광년을 상상하고 은하계 너머를 추측하고 있는 것이다.
맑고 어두운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희미하고 아름다운 빛의 강물을 볼 수 있다. 은하수라 불리는 우주의 모습이다. 태양계는 우리은하 나선팔구조의 중간정도에 위치해있다. 은하는 중심부로 갈수록 폭발과 죽음이 쉴 새 없이 일어난다. 태양계는 기적과 같은 자리에 위치해 파괴적인 재난을 피할 수 있었다. 태양계가 은하를 한 바퀴 도는데 2억3천만년이라는 억겁의 시간이 흘러간다. 태양계는 은하라는 거대한 중력에 의해 아득한 시간을 여행하는 중이다. 은하엔 중심이 없다. 우주를 올려다보는 관측자는 모두 자기중심의 우주를 바라보고 있다. 우주는 시간과 공간에 구속된 차원이 아니다. 우주팽창은 시간의 구속과 공간의 한계를 무너뜨린다. 우주는 기존의 틀을 탈피할 때 조금이나마 접근을 허락한다. 우주에 다가가기 위해선 거대한 어둠속에 갇힌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는 겸허함이 요구된다.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선 최소한 세 가지의 개념이 필요하다. 첫 번째가 빛의 속도다. 빛은 우주의 유일한 기준이다. 1초 만에 30만Km를 뻗어나간다. 하지만 순간이라는 속도도 거대한 공간에선 답답하게 느껴진다. 또한 빛은 시공간을 팽창하거나 수축한다. 뉴턴의 자연법칙은 우주공간에선 무용지물이다. 우주는 관측자에 의해 규정되는 다차원적인 공간을 가질 수 있으며 속도증가에 따라 시간의 한계를 벗어나게 된다. 빛이 1년 동안 달려간 거리를 1광년이라 표현하며 지구와 태양사이의 평균거리인 1.5억Km를 1로 규정하여 AU(천문단위)로 기준을 정하고 있다. 빛의 속도와 거리는 우주를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지금 바라보는 별의 위치와 거리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을 떠난 빛이 지구에 닿는데 8분이 걸린다. 우린 지금 8분이 지난 과거의 태양빛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우주를 본다는 것은 별의 과거를 보고 있는 것이다.
천문학이 발전할수록 우주는 인간지식의 한계를 가볍게 무너뜨리고 있다. 중력 휨 현상이 일어나고 시공간이 변형되며 95%의 텅빈 공간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수조개의 은하들은 중력 얽힘에 의해 충돌위기에 직면해있다. 하지만 인류는 수십억 년 이후에 발생할 일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 정도면 태양계는 물론 지구도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주는 영원히 존재할 수 있을까? 우주결말은 우주탐험 못지않게 끝없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암흑에너지가 끊임없이 팽창한다면 빅프리즈를 일으켜 우주는 영원히 넓어지고 끝없이 차가워질 것이다. 은하들은 빛이 닿지 않을 만큼 아득히 멀어져 완벽하게 고립될 것이다. 다른 가능성은 암흑에너지가 중력을 이기고 은하를 갈기갈기 찢을 것이란 빅립이다. 그리고 중력이 모든 물질을 수축하기 시작한다면 빅 크런치가 발생할 것이다. 빅뱅으로부터 우주의 결말까지. 그리고 태양계와 은하를 통해. 본 책은 가까운 곳에서 먼 곳으로의 우주 여정을 담고 있다. 저 광대하고 장엄한 우주를 바라볼 때, 이 순간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혹 우리가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생명체는 아닐지, 우주를 이해하는 순간, 삶은 비로소 가벼워진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