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의 진화 - 진화가 알려 주는 암 극복의 새로운 아이디어
아테나 액티피스 지음, 김정은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의 몸은 하나의 세계다. 30조개가 넘는 세포가 서로 협력하고, 진화하며, 에너지를 소비하고, 단백질을 생산하며, 유전자를 발현한다. 또한 주위 환경을 통해 정보를 얻고 유전자망을 활용해 정보를 처리한다. 이렇게 많은 세포들이 어떻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을까?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 행동이 하나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진화생물학은 우리가 하나의 유기체로 느끼고 행동하는 이유를 진화가 우리를 협력하는 세포 사회로 만들어 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세포의 진화는 10억년에 걸쳐 진행되었다. 세포사회는 다세포체의 생존과 번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 왔다. 반면에 세포는 증식을 억제하고 일을 분담하며 자원 활용을 조절하거나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자살을 유도하기도 한다. 세포 협력은 생존과 성장의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하며 진화해왔다. 그런데 다세포의 탄생과 진화가 진행되면서 얌체세포가 등장하게 된다.

 

얌체세포는 협력과 조정을 중단하고 자원을 남용하면서 환경을 무너뜨리며 무절제한 복제와 함께 발생했다. 얌체세포는 끊임없이 번식하는 암세포다. 암세포는 단세포에는 존재할 수 없었다. 암세포가 침습하고 증식할 몸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세포 개체는 생존과 번식의 기회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리고 생존과 복제를 가장 잘하는 세포가 선택된다. 혹독한 환경을 극복한 돌연변이가 탄생하게 된다. DNA의 복제과정은 오류가 생길 확률이 높고 수정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많다. 세포변이는 DNA 복제 오류뿐만이 아니라 화학물질등과 같은 외부요인으로도 발생한다. 변이된 DNA는 자손에게 전달된다. 돌연변이는 생존에 최적화된 선택이론의 결과다. 또한 빠른 증식으로 개체군내에서 빈도가 증가한다. 암의 놀라운 진실은 숙주가 죽을 때까지 기생하면서 증식한다는 사실이다. 증식은 번식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숙주의 죽음은 생존을 가로막는다. 암의 자연선택에 대한 아이러니는 유기체의 진화과정과도 다르지 않다. 본 책이 주요하게 다루는 분야가 생존과 성장의 균형이다. 저자는 암의 진화과정을 통해 암을 새롭게 조명한다. 최근 진화유전학이 발전하면서 암 치료에 대한 질문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배반세포는 분열을 거쳐 분화를 한다. 그리고 성장인자를 흡수하며 진화를 거듭한다. 성장인자는 세포간의 협력관계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세포는 무분별한 증식을 막기 위한 다양한 면역체계와 유전자 발현을 준비한다. 우리 몸은 암세포 개체군이 진화할 수 있는 거대한 세상이다. 단 유기체 변화가 느리게 이루어진다면 암세포의 생식시간은 하루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짧다. 즉 인류 진화 전체에 걸쳐서 일어난 것 보다 더 많은 진화가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암세포 개체군이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하려면 변이, 유전력, 적합도차이라는 세 가지의 특성을 지녀야한다. 변이는 내외적으로 다양한 변수에 의해 발생된다. 또한 DNA 복제과정의 오류는 항상 일어난다. 그리고 적합도의 차이는 증식을 더 잘하는 세포개체가 자손을 더 많이 남기는 선택이론의 중심이 된다.

 

세포 진화의 핵심은 다세포군의 협력이다. 다세포 진화는 세포의 역할 분담으로 이어졌고 단세포에 비해 압도적인 생존가능성을 확보하였다. 또한 크고 복잡한 유기체진화의 물꼬를 트게 된다. 몸집이 커지고 분열이 많아질수록 얌체세포들도 확산되었다. 다세포는 다양한 협력적 특성을 지니며 유기체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그 중 암 억제 유전자인 TP53DNA의 손상이나 비정상적인 단백질, 세포손상을 감지하고 감시하며 세포의 운명을 결정한다. TP53이 활성화되면 세포복제가 차단되고 DNA의 수선이 시작된다. 또한 아폽토시스와 같은 세포자살을 유도하기도 한다. TP53은 암세포에 치명적이다. 하지만 세포는 상처를 입거나 치료를 위해서 성장인자를 증식한다. TP53의 일방적인 제어는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정확한 판단을 위해선 다양한 정보의 취합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성세포만 협력을 할까? 암세포 또한 숙주를 더 잘 착취하기 위해 서로 협력한다. 또한 정상세포를 이용해 생태적 틈새를 만들고 면역반응을 탈취하거나 지지세포를 끌어들여 암세포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생명에 치명적인 침습과 전이는 암세포간의 협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최적의 메커니즘이다.

 

본 책은 암세포를 새롭게 밝혀내고 있다. 암에 관한 기존의 인식을 재구성하며 암세포를 제거해야할 대상에서 통제가 가능한 신체의 일부로 보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세포의 진화과정으로부터 협력의 관계, 암의 기원과 계통수에 따른 암의 발달과정을 디테일하게 소개한다. 특히 일부 개체의 전염성 암에 대한 확인과 식물암에 대한 조건, 조류가 암을 퇴출시키는 방식등은 암에 대한 고정관념을 벗어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암은 내성에 무척 강하다. 환경에 체화된 생존방식이 암의 증식을 더욱 빠르게 진화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을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임상으로 증명되고 있다. 완치라는 개념을 재발률이 낮은 완화로 해석한다면 암과의 전략적 상호작용을 통해 얼마든지 새로운 방식이 가능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개인맞춤형 암치료법이 빠르게 확산중이다. 암은 생명체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세포진화를 통해 암을 바라보는 것은 암의 특성과 치료법을 완전히 전환할 수 있는 특별한 가능성이다. 다세포계체의 진화적 특성과 얌체세포의 등장,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진화한다. 암도 진화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