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 트럼프와 1조 달러 전쟁 기계의 야망
윌리엄 D. 하텅.벤 프리먼 지음, 백우진 옮김 / 부키 / 2026년 2월
평점 :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미국의 오판으로 끝날 것인가?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전쟁선포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영토에 수만 발의 미사일을 쏟아 부으며 항복 선언을 원했지만 중동은 가파르게 전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있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자국 영토에 앉아 위협과 협박을 반복하면 세계 평화가 유지되는가? 전쟁엔 어떤 목적도 의미도 존재하지 않는다. 의도가 무엇이건 간에 모든 것이 파괴되고 사라지기 때문이다. 생명과 재산, 그리고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무너진다. 이란이 항복한다고 아이들의 죽음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씻을 수 없는 죽음의 분노가 평생 그들의 마음에 새겨질 것이다. 결국 전쟁은 누구를 위한 투쟁도 욕망도 될 수 없다. 그 자체로 모든 것이 파괴되고 축적된다.
2차 세계대전과 함께 화려하게 부활한 미국 산업경제, 전후 그들은 전쟁을 위한 평화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왔다. 또한 언제나 자국이 세계질서를 유지해야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다. 덕분에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었고 무소불위의 초일류국가임을 자부해왔다. 미국이 흔들리면 세계가 고통스럽다, 이제 이 명제는 미국에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 그들이 추구해왔던 군비경쟁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갈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약소국들은 생존을 위한 핵무기를 준비한다. 이념의 논리로 권력을 빼앗기고 싶은 독재자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영속적 권력을 위한 대등한 관계를 요구한다.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그들은 어떤 세상을 꿈꾸고 있는가?
최근 미국 대통령의 횡보를 보면 미국이 원하는 세계를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바이든은 임기 내내 평화를 강조했지만 결국 이스라엘 손을 들어주었다. 집단학살로 규정한 가자지구 전쟁엔 바이든의 무기원조가 특별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군수업체 종사자와 기업을 민주주의 병기창이라 추켜세우며 이스라엘에 무기와 군사지원을 확대했다.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트럼프는 군비축소를 대선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대통령이 된 후 그의 횡보는 과거의 대통령들을 그대로 답습한다. 군산복합체 확대와 국방부 예산을 1조 달러로 증액하겠다는 약속을 서두른다. 1조 달러는 미국 내 인프라 및 보건, 교육, 실업, 이민자 구제등 실체적으로 미국인을 위해 사용하고도 남는 돈이다. 이유는 많지 않다. 오직 전쟁 기계라 불리는 군산복합체의 이익을 위해서 뿐이다.
미국의 전쟁 시나리오는 전 방위적이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경찰국가임을 강조하고 군사적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결과가 좋을 때 보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때가 많다. 세계 무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최고 무기보유국의 무기는 세계 곳곳에서 상대를 겨누고 있다. 미국무기를 지닌 비민주적 국가가 미국에 대항하고 있는 형국이다. 미국은 사실적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독재자들에 제공해왔다. 안타까운 것은 이 모든 비용이 미국인들의 세금을 통해 조달되었고 이제 그 비용을 우방국에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은 미국 초대형 방위 산업기업들의 생명줄과 같다. 록히드마틴, RTX, 보잉,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F-35전투기, 대전차 미사일, 헬리콥터, 폭탄과 장갑차를 생산하며 정부예산을 흡수해 왔고 세계무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본 책은 미국 정부와 의회, 전쟁 기계라 불리는 군산복합체간의 치밀하고 탐욕스러운 관계를 치밀하게 폭로한다.
베트남 전쟁, 닉슨 독트린, 카터 독트린, 걸프전쟁, 시대를 관통했던 주요 사건엔 미국의 국방 전략이 숨어있다. 막대한 사상자와 천문학적인 비용이 발생하며 결국 미국의 패전으로 끝난 베트남 전쟁은 미국 이익을 재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다. 무기 판매가 시작된 것이다. 닉슨은 대리국가에 미국 무기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한다, 닉슨 독트린이라 불리는 정책은 미국 무기 수출의 교두보를 마련했고 카터는 미국 이익 방어를 위해 신속히 병력을 투입할 수 있는 신속배치군을 창설해 미군기지 네트워크의 교두보를 만들게 된다. 이제 미국은 무기를 통해 외교정책을 펼치게 된다. 특히 오일머니의 중심지인 중동은 미국 무기의 화약고가 되었고 걸프전쟁은 새로운 무기를 판매하고 시험할 무기시장으로 빠르게 교체되었다.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않는가? 멈출 수 없다. 그들에게 전쟁은 최대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최고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끝없는 전쟁 공장으로 전락한 미 군산복합체의 실체를 과감히 폭로한다. 핵무기를 둘러싼 지역 간의 논쟁은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자신의 영위를 위해 군산복합체의 손을 들어주고 일자리 창출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운다. 양질의 일자리는 로비스트와 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몫이다. 핵무기 생산, 잠수함과 항공모함, 전투기 예산은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가며 군비증액의 핵심이 되었다. 모든 것은 미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다. 미국인은 정작 자신들이 전쟁기계 때문에 위험하다는 사실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본 책은 전쟁을 통해 폭리를 취하는 전쟁 기계의 폭주를 고발한다. 또한 회전문 인사로 국방 정책을 좌우하는 로비스트의 부패시스템을 폭로한다. 군사복합체의 돈을 받고 우호적인 논지를 전달하는 싱크탱크, 그들은 누구보다 자기검열에 열정적이다. 상아탑에 들어간 군사학, 미디어 포섭을 위한 언론 길들이기, 비디오 게임을 통한 전쟁의 합리화, 실체적으로 전쟁 기계는 외부적 전쟁뿐만이 아니라 미국 시민들의 정신과 신체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전쟁의 이익은 극히 소수에 한정되어 있다. 무기를 판매하는 회사의 CEO와 주주들뿐이다. 그들에게 전쟁과 죽음은 먼 나라의 이야기다. 하지만 분노는 축적되고 죽음은 반복된다. 전쟁 기계의 미래는 AI로 향하고 있다. 자동화 전쟁시대다. 미 국방부는 전쟁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빅테크와의 동맹이 새로운 일자리와 무기판매를 확장시켜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쟁 이면에 감추어진 실체를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전쟁을 줄일 수는 있지 않을까? 미국사회를 뿌리째 장악하고 있는 군사주의, 폭주하는 군산복합체와 의회, 미행정부는 어떤 세계를 꿈꾸고 있는가?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