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삶은 보통의 날들로 이루어진다 - 리추얼이 만드는 일상의 회복력
펄 카츠 지음, 정영은 옮김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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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은 리추얼로 이루어져있다. 스타벅스에 들어가면 그 곳만의 규칙, 의례, 형식을 마주하게 된다. 몇 번 반복하면 쉽게 따라할 수 있지만 처음엔 다소 이질적이거나 이방인 같은 정서적 혼란을 느끼기도 한다. 틀은 공간을 지배한다. 대부분 인간들은 공간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안정을 되찾는다, 이곳은 이래야한다 라는 의식은 우리의 감정에 위로를 가져다주고 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한다. 리추얼은 수많은 공동체의 원형을 제공하며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을 확산시킨다. 우린 일생을 통해 다양한 리추얼을 만나지만 실체적으로 느끼는 감정엔 다소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의 고립감은 리추얼을 무너뜨리고 긴장을 일으켜 정서적 혼란을 야기한다. 리추얼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고 있는가? 우린 리추얼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삶의 안정감을 찾는가? 리추얼이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세상을 이해하는데 리추얼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어쩌면 우린 틀 안의 세상에서 가장 편안함을 추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단단한 삶을 만들기 위한 보통의 날을 기억하는 것은 삶의 가장 중요한 일부일 것이다.

 

삶에는 크고 작은 형식이 필요하다. 리추얼은 세상을 정돈해주기 때문이다. 리추얼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루틴을 비롯해 에티켓, 관습, 습관, 의례, 관례, 규칙, 지침, 의식등과 같은 개인적 의미를 담고 있는 정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일련의 행위를 말한다. 리추얼은 시공간의 적합성과 관계의 일관성, 질서유지를 위한 일정한 틀을 제공하며 공동체의 관계, 규칙, 행동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될 수 있다. 또한 가족 간의 상호작용과 일상적 생활, 개인적 의미의 습관이나 루틴을 포함한다. 특히 종교적 의식이나 전통 제례, 장례절차는 특별한 리추얼로 시대나 장소마다 다르게 진행되지만 리추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많은 이들이 극심한 혼란에 빠질 것이다. 또한 리추얼은 고정되지 않는다. 시대에 따라 의미를 달리하고 공간에 적용받으며 개인적 의미에 의해 특별한 의식을 더하기도 한다. 흔히 운동선수들이 시합 전 하는 반복적 행위들은 그들의 마음에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특별한 리추얼들이다.

 

그런데 틀에 갇힌 리추얼이 어떻게 자유를 제공할 수 있을까? 저자는 종교의식 속의 자유를 예로 들며 종교인들은 수많은 규칙 안에서 오히려 큰 권한을 느낀다고 말한다. 선택권이 박탈당했지만 삶에 대한 통제력을 더욱 강하게 느끼는 것이다. 사실적으로 기도할 때 많은 이들이 보다 큰 자유를 깨닫는다. 성전이라는 공간이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다. 자유가 구속되었다는 강한 느낌을 받는 감옥이나 군대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만든 리추얼을 통해 막막하고 무의미한 시간을 통제하고 심리적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만델라는 특별한 방법으로 자유의 틈새를 찾았다. 운동, 기도, 명상과 같은 자발적 일정표는 시간의 경계를 만들어주고 스스로에 대란 통제력을 느끼며 심리적 자유를 만들어준다.

 

본 책은 다양한 리추얼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2부의 인간이 마주하는 생로병사를 통해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리추얼이 우리의 삶에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는지를 디테일하게 설명한다. 인간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통해 세상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가족마다 정해진 리추얼이 있다. 가족 간의 리추얼은 일관성과 통일성을 강조하고 구성원의 일원으로 정착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그런데 가족의 변화와 함께 리추얼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가족 간의 식사문화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많은 가족이 참여하는 식사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해왔다. 이젠 혼밥이 대세이며 각자의 방에 들어가 새로운 문화를 탐닉한다. 이는 해마다 변하는 축제나 문화현상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리추얼은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고 삶의 모습을 해체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한다. 본 책을 통해 가장 의미 있게 다가온 부분이 죽음에 대한 태도다. 장례식은 산자에 대한 위로이자 위안의 표현이다. 상실을 슬픔으로 표현하는 것, 죽음을 삶으로 받아들이며 망자와의 이별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의례는 장례식이 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시대에 따라 장례에 대한 의례가 바뀌었듯이 죽음에 대한 생각도 리추얼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고 있다. 죽음 리추얼은 상실을 인정하고 성찰하며 애도함으로써 산 사람에게 심리적 자유를 가져다준다.

 

리추얼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한다. 결혼 풍속도 그 중 하나다. 핵가족화에 따른 결혼문화의 이탈, 과도한 디지털 문화의 확산, 불평등한 사회구조의 양산은 결혼풍속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 젊은 세대의 훅업문화는 관계 확산을 기피하며 리스크에 대한 정서적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데이트를 위해 사전 준비를 하던 과거와는 달리 즉흥적인 쾌락을 위한 만남은 불편한 감정노출과 예기치 않은 정신건강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삶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를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우린 틀 안에서 자유롭다는 말을 심심치 않게 한다. 하지만 틀 안을 통해 자유를 꿈꾼다. 저자는 뇌 기능을 통해 인간이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을 때 가장 창의적이라고 말한다. 평범한 일상은 우리에게 가장 강한 의미를 전달한다. 리추얼이 삶에 끼치는 영향력과 리추얼 부재시 느끼는 정서적 혼란이 삶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 짓고 있는지, 단단한 삶을 위한 특별한 일상을 소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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