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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강박 - 행복 과잉 시대에서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
올리버 버크먼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7월
평점 :

사랑, 공감, 감동 우리 마음을 따뜻하고 평온하게 해주는 단어들이다. 그리고 따뜻한 단어를 통해 행복을 전달받는다. 만족과 기쁨, 행복하기 위한 조건이다. 나의 바람과 소망이 이루어져 만족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면 그런 마음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고 전달하고 싶다. 가슴 가득한 사랑과 평온이 온 몸을 휘감고 마음의 여유를 가져온다. 우린 누구나 행복하길 원한다. 직업을 얻는 것도, 돈을 버는 것도, 권력을 추종하는 것도 결국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그런데 행복을 결과로 생각할 때 예상치 않았던 문제들이 발생한다. 행복은 삶의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느낌이자 감정이다. 또한 순간적이고 일회적이다. 무엇보다 주관적이며 특별한 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
행복해야 해. 아마도 친구나 가족, 지인에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일 것이다. 이 말속엔 우리의 바람과 욕구가 숨겨있다. 주관적인 행복을 타인에게 요구하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지만 받아들이는 이도 크게 차이를 느끼는 것 같지는 않다. 행복은 사회의 변화와 무관하다. 오히려 행복의 기준을 강요하는 사회의 발전이 개인의 행복을 가로막기도 한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행복해진다는 발상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복잡하고 빠른 관계가 행복의 상상을 더욱 멀어지게 한다. 그런데 멀어질수록 행복에 집착한다. 내가 고생하는 것은 모두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야. 우린 행복의 주체를 잃어가고 있다. 또한 행복해야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정말 중요한 현재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행복하기 위한 조건으로 긍정적 태도와 낙관론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긍정론자들의 의견을 수용한다. 삶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바라보면 안정되고 평온한 마음을 갖게 된다. 이론의 여지는 별로 없다. 하지만 긍정론에 조그만 함정이 있다. 긍정적 이데올로기에 몰입하면 할수록 자신의 생각에 갇힌다는 것이다. 낙관론도 다르지 않다. 낙관론자들은 불가능이란 말을 배제하라고 말한다. 스스로가 통제하지 못할 것은 없다란 말을 서슴지 않게 주장하며 모든 것은 본인이 원하는 데로 이루어 질것이라 주장한다. 안타까운 건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매일 일어나며 조건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낙관론과 긍정론은 행복의 일부분일 뿐이다. 행복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이 요구된다.
흰곰을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자꾸 흰곰이 떠오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면 부정적 생각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보아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에 관심을 집중해야한다. 그런데 부정적인 생각을 행복한 생각으로 덮으려하면 더욱 부정적이 된다. 행복에 집착할수록 행복하지 않는 자기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저자의 논지는 긍정적 추구를 그만두고 부정적 경로를 따르라는 것이다. 그는 스토아학파의 철학을 통해‘나쁜 일 미리 상상해 보기‘를 제안한다. 제논에 의해 창시된 스토아철학은 통제할 수 있는 것만 받아들이고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수용하라는 자기 한계를 이해하는 통찰력을 전달한 이론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면 불안할까? 행복에 대한 강박 또한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조건들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의 현실을 마주하게 한다.
본서는 행복하기 위해 한곳에 치우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사상과 철학은 마치 구름과 같아 언제든 모양을 바뀌며 쉽게 변형되고 사라져 버린다. 우리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행복하기 어려운 이유도 바람과 욕구가 수시로 변형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이론은 무척 다양하다. 특히 불교의 집착을 통해 인간이 지닌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인간사회는 복잡할수록 다양한 불안을 만들어낸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할 수 있을까? 행복은 미래에 있지 않다. 미래는 우리의 통제권 밖이다. 현재의 불안과 불편함을 피하기 위해 긍정론이나 낙관론에 의지한다면 미래 역시 같은 상황을 반복할 것이다. 결국 행복은 현재 이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표현 될 것이다.
논 픽셔니스트인 저자는 외면하고 싶은 주제들을 선정해 진실 여부를 파헤친다. 사실에 대한 근거를 논리적으로 반박한다. 그는 불편한 진실 수집가다. 행복강박도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행복에 강박이란 말이 어색하다면 그만큼 우리의 생각이 행복이란 단어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 안정과 평화로운 삶에 대한 의문, 왜 인간은 그토록 실패를 두려워하는가에 대한 이유, 저자는 일반적인 생각을 벗어난 질문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인간은 실패를 통해 어려움을 인정하고 삶의 고통을 이해한다. 저자는 죽음을 받아들여 란 뜻의 메멘토 모리를 통해 삶의 기준을 제시한다. 누구에게나 공통적이고 필연적인 미래의 실상은 결국 우리가 추구하는 의미와 가치의 집합체다.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과잉시대, 잃어버린 진짜 삶을 찾는 법은 무엇일까? 행복과잉을 통해 해결책을 미리 만나본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