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태니컬 다이어리 - 정원처럼 가꾸는 나만의 식물 노트
시바타 미치코 지음, 이유민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25년 6월
평점 :

자연엔 수많은 아름다움이 숨겨있습니다. 가끔은 눈을 크게 떠야 보이는 존재도 있지만 자태를 뽐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꽃들도 있습니다. 꽃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세상이 펼쳐져 있음을 느낍니다. 이토록 조그만 곳에 숨긴 아름다움이라니, 꽃마다 같은 모양이 없고 같은 색깔이 없습니다. 눈을 현혹시키고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마음속에 담아둔 꽃을 그려본다는 생각은 꽃을 통해 자신을 만나는 경험을 이해하게 됩니다. 식물학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보태니컬아트가 새롭게 우리에게 다가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보태니컬아트는 식물의 초상화로도 불리며 규칙성과 구조를 이해하며 그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식물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그려보는 것입니다. 식물의 현재를 고스란히 도화지와 다이어리에 담아봅니다. 보태니컬아트를 시작하기 위해선 다양한 도구가 필요합니다. 우선적으로 식물의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한 관찰을 시작합니다. 식물은 저마다 다양한 구조와 형태를 지니고 있기에 특징과 규칙성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꽃잎의 개수와 수술과 암술의 형태, 가지에 난 털이나 가시의 구분합니다. 잎맥이나 잎차례도 눈여겨 보아야합니다. 꽃에 대한 많은 애정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플라워 디자이너로 오랜 기간 활동했던 저자는 영국 큐 왕립식물원에서 보태니컬아트를 사사 받았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정원과 근사한 식물원이 저자의 작업공간입니다. 인간이 만든 정원은 인간의 손에 길들여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영국은 정원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왔고 자신의 품위와도 직접적 연관을 맺어왔습니다. 보태니컬이 풍요와 안정을 상징하는 문화로 자리매김 한 것도 영국의 다채로운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저자는 식물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보태니컬을 공부했고 식물의 탄생과 스러짐, 죽음을 통해 생명체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충만함과 아름다움, 형언하기 힘든 즐거움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2장의 실전 레슨을 통해 루드베키아 그리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평면적이고 모양의 변화가 적어 초보자도 그리기 쉬운 식물이라고 합니다. 세심하게 관찰하고 구도를 잡습니다. 2B와 0.5mm샤프로 밑그림을 그리며 전체적인 윤곽을 잡아갑니다. 펜으로 선을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둠을 넣으며 그림을 완성합니다. 저자는 사계절에 사랑받는 인기 꽃들을 소개합니다. 하이신스와 수선화는 실물을 보는 듯합니다. 보태니컬 아트는 다양한 소품을 통해 마음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엽서, 편지지, 포장지, 초대장, 액자, 라벨지, 또한 전시회를 통해 작품으로 판매가 이루어집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보태니컬 작품을 선물로 받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소중한 사람에게 마음이 담긴 보테니컬 편지를 보낸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입니다.


세상이 참 빠르게 변해갑니다. 마음의 공허함과 무료함이 삶을 짓누릅니다. 어쩌면 우린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의 여유와 만족은 게으름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러셀의 찬양은 보태니컬 아트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습니다. 순간은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됩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순간도 존재합니다, 우린 그런 순간을 찾기 위해 미지의 세계에 도전합니다. 마음의 평온과 안식, 자연과의 체화를 경험할 수 있는 보태니컬 아트, 그 아름답고 세밀한 삶의 공간을 소개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