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이들에게
박상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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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는 수많은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자신의 선택일수도 있고 우연치 않게 누군가의 흔적이 삶에 얹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흔적은 삶을 이어가는 징검다리를 만들어갑니다. 모든 것이 얽히고 설켜 새로운 무늬를 만들고 자신이라는 거대한 삶을 형성합니다. 인간을 우주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무한한 생각과 이상이 현실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변화를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엔 시와 소설, 수필, 산문등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오늘의 내 모습이 과거로부터 시작되었듯이 우리의 생각 또한 수많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글들, 박상률님의 전하는 거인들의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자신을 일으킨 거인들이 있습니다. 생각은 현실을 만들고 현실엔 그들의 삶이 남아있습니다. 우린 그들에 의해 자신을 반추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합니다. 상실과 아픔의 고통, 기쁨과 행복이 번갈아가며 마음을 채웁니다. 잔잔한 시가 삶의 그림을 그린다면 투박한 산문은 읽을수록 맛깔스럽습니다. 특별한 소설엔 특별한 작가만의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저자는 자신을 이끌어준 인물로 마크 트웨인과 현진건을 추천합니다. 허클베리핀으로 알려진 마크 트웨인은 시대적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하며 자신에 충실한 글을 쓴 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상을 따라 하기는 쉬워도 비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만큼 삶에 자신감이 있어야하고 말과 행동에도 변함이 없어야합니다. 저자는 탁월한 작품과 더불어 자신만의 삶을 살아간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세상을 두루 살핀다고 이야기합니다.

 

시 한권으로 자신을 증명한다면 정말 대단한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지 않았을까요? 님의 침묵은 한용운님의 산문시로 널리 알려진 작품입니다. 그런데 저자의 해석이 눈길을 끕니다. 언어 자체에 의미가 담긴 운문과는 달리 한용운님은 사실이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산문시를 택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민족의 독립을 위해 님을 선택했고 그의 소망은 오직 조국의 독립이었습니다. 님은 한용운님의 현실이자 이상이었고 영혼이었습니다. 온갖 고통과 수난을 겪었지만 스스로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 자기비판, 갱신, 저항이 사라져가는 세상입니다. 님이 존재했기에 우리가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전병석 시인의 시는 읽을수록 가슴이 저립니다. 시 마디마다 시인의 마음이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는 마치 대화하듯이 시를 씁니다. 병상에 있는 어머니를 향한 시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방관하는 자신을 부끄럽게 합니다. 시는 존재 이유와 타인과의 관계의미를 새롭게 설정합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새롭게 다가오지 않습니다.‘내가 버틴 것은 네가 있기 때문이다. 존재하는 것만으로 힘이 된다는 네 말 한마디죽음을 앞둔 부모의 사랑이 깊은 울림으로 전해집니다.‘어느 바람에 떠나더라도 슬퍼하지 마라. 흩날리는 벚꽃처럼 아름답게 빌어라시인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간절하고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그는 시를 통해 가족에 대한 간절하고 깊은 사랑을 고백합니다.

 

본서는 박성률님과 평생을 같이한 작가들의 삶과 작품을 다룬 글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나의 거인들, 그리움이 안겨 준 사랑, 아름다움을 찾는 여정 그리고 언제나 열 아홉등 소제를 달리한 주옥같은 작품들이 벚꽃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따뜻한 글을 만나면 다른 세상을 보게 됩니다. 글은 여유와 감동을 선물합니다. 어떤 글은 얽힌 마음을 풀어주고 어떤 글은 희망을 보여줍니다. 우린 누구에게나 희망이고 선물이 되고 싶습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힘 된다면 가슴 뿌듯한 삶이 될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삶의 세계를 살아가지만 우리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삶은 과정의 연속입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없듯이 글을 대하는 자신의 마음도 달라질 것입니다. 문학과 삶의 감동을 전하며 조금씩 그리고 깊이 자신에 다가오는 작품들을 통해 내면적 성찰을 이루길 기대해봅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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