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담장을 뛰어넘는 아이들
문경보 지음 / 마음의숲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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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아이를 응원할 수 있을까요? 성급한 마음에 자신의 선택만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마음이 아립니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멀뚱한 자식은 아는지 모르는지 부모마음과는 매번 다르게 반응합니다. 누구나 걸어온 열아홉, 마치 벼랑 끝에 놓인 밧줄처럼 아슬아슬하기만 한 시간, 하지만 그 어떤 시기보다 활기차고 왕성한 시간, 모든 것을 제자리로 가져다놓고 다시 재청조할 수 있는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우린 열아홉을 어떻게 보냈습니까? 누구의 지지와 응원을 받으며 힘든 시기를 이겨냈습니까? 혹 자신의 아이에겐 모든 것을 갖추어 주고 싶은가요? 누구에게나 방황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통은 성장의 밑거름이 됩니다. 알을 깨주는 것 보단 스스로 깨는 것이 자신의 삶입니다.

 

주영이는 바쁜 아버지와 거의 대화할 시간이 없습니다. 초중 때부터 고집이 강해 금쪽이란 별명이 생겼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와선 친구들과 시선교류도 힘들어합니다. 그는 매일 반 아이들이 떠들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영이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여전히 아이들이 선생님 말을 무시하고 교실 분위기를 망치고 있습니다.’ 매번 반복하는 주영이의 말에 짜증이 폭발합니다.‘언제까지 친구들 탓만 할래. 세상이 네 마음대로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해,’놀라서 나가려는 주영이의 손을 잡은 사람은 문 선생님의 선생님이셨던 민 선생님 이였습니다. 주영이의 손엔 국어문제집과 오답노트가 들려있었습니다. 주영이는 의지하고픈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오랜 기간 자신을 억눌렀던 감정을 기대고 싶었고 누군가의 시선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학부모입장으로 선생님을 생각하기 쉽지 않습니다. 언제나 자기 아이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모든 부모들이 역할극을 한다면 선생님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선생님 또한 학생 생각에 집중한다면 보다 나은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이 항상 기대를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삶의 지혜는 한발 뒤로 물러서 큰 흐름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고민이 다른 이에겐 축복일 수 있듯이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서로의 관계를 형성합니다. 문경보 선생님을 스승으로 둔 아이들은 커다란 축복을 받은 이들입니다. 그는 35년간의 교직생활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추합니다. 23명의 아이들은 그의 인생과 같습니다. 등대를 자청했던 그의 선택은 수많은 아이들에게 희망의 불빛이 되어주었고 거친 파도를 이겨내는 버팀목이 되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두 번째 도전이 무척 어려운 국가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직업이전이 훨씬 쉬어졌지만 여전히 직장에 대한 고전의식이 강합니다. 부모의 선택을 강요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알아야하지 않을까요? 세상에 억눌려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실을 고스란히 물려주고 싶진 않을 것입니다. 아이에겐 아이의 세상이 있습니다. 30년 전에 현재가 이렇게 변할 줄 상상했습니까? 마찬가지로 30년 후 미래도 현재와 거의 관계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의 삶에 중요한 것은 지지와 인정입니다. 부모의 지지는 아이의 성장에 큰 힘이 됩니다. 23명의 아이들은 눈앞에 놓은 담장이 너무 높아 보입니다. 그들은 부모, 성적, 친구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은 불확실합니다. 그렇기에 더욱 아름답고 도전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누군가의 등대가 되어준 적이 있습니까? 속을 알 수 없는 바다와 어둠을 밝혀주는 등대, 우린 한줄기 빛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자신의 삶을 경청해줄 한사람, 힘들 때 같이 걸어주고 상처받을 때 묵묵히 들어주는 사람, 지치고 쓰러질 때 옆에서 기다려주는 사람, 등대는 누군가일 수 있지만 모두 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의 열아홉은 어땠습니까? 당신은 거대한 담장 앞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습니까? 눈앞에 놓인 수많은 고민들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였습니까? 자식이기 전에 고군분투하는 한 인간으로 아이를 바라본다면 어떤 인생이 다가올까요? 문득, 학원에 찌들려 자신을 잃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누군가에게 고민이 누군가에겐 축복일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등대는 어둠 속에 비치는 한 줄기 희망입니다. 문경보 선생님의 함께 걷기, 소중한 시간을 배워갑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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