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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뇌를 공감합니다 - 타인의 뇌를 경험하는 역할놀이 사고법
고보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4월
평점 :

역지사지,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자신을 위하는 것임을 알지만 쉽지가 않다. 관계설정을 위해 잠시 마음을 내려놓거나 기대보지만 역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시도에 불과하다. 참 어렵다. 일관적이지도 평탄하지도 않은 사회생활이 주는 기대와 효과는 무엇일까? 단지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를 보낸다면 이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인간은 사회적 유대관계를 통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간다. 곧 타인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자아를 형성해 간다. 나는 타인에 의해 기록되고 완성되며 자체적 경험대본이 되어가는 것이다.
우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매일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만 해결이 쉽지 않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선 자신의 뇌를 재활성하는 엄청난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린 타인을 해석할 수 없다. 공감이라 불리는 것 역시 타인의 표정과 체험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모든 것은 뇌가 어떻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 우리 뇌는 미러시스템의 활동에 따라 타인의 행동을 반사적으로 따라하는 경향이 있다. 타인과 나의 뇌 부위가 동시에 활성화되어 서로간의 동일한 감각을 느끼는 경우다. 이는 무의식적인 뇌작용으로 타인의 생각과 행동이 얼마나 쉽게 자신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내가 만약 그 사람이라면 어땠을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타인의 입장이 되어보는 상상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심리화시스템이라 말하는데 미러시스템이 자동모드라면 심리화시스템은 의도적인 활용과 조절이 가능하다. 이를 확장하면 저자가 강조하는 브레인 롤플레잉, 뇌가 연출하는 역할극이 시작된다. 공감은 뇌가 펼치는 연극이다. 우리의 감각과 감정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언제든 변화가 가능하다. 인생은 다양한 가면을 쓴 연극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브레인 롤플레잉은 타인의 관점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편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의 경험이 뇌가 창출하는 연극이라는 설정이 안타깝지만 뇌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생존전략을 실행해왔고 스토리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 바로 타자설정의 조건이다.
본서는 공감에 대한 독특한 관점을 시사한다. 우리가 왜 영화, 연극, 드라마를 보며 감정이입을 하는가 에 대한 의문을 시작으로 어떻게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연극을 매개로 설명한다. 흔히 경청을 공감의 주된 통로로 이야기한다. 많은 자기계발서에서도 경청의 의미를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듣는 의미는 무엇일까? 듣는 과정은 타인의 관점에 몰입하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역할극의 시작이다. 타인이 되어 본다는 것은 타인의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다. 인간은 만약 ~라면이라는 가설은 삶이 지닌 특별한 유연성을 발휘한다. 역할을 바꾸면 관점이 바뀌고 관점을 달리하면 감정이 달라진다.
주사위를 통해 개인의 관점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이론이 무척 흥미롭다. 사물이나 인물에 던진 한마디의 메시지가 고정관념을 형성한다는 이론은 우리의 시각이 얼마나 편협한지를 깨닫게 한다. 주사위가 6면이듯이 개인도 독특하고 특별한 관점이 존재한다.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존경할만한 부분도 있다. 주사위 이론은 의식적인 자각이 필요하다. 저자가 시종일관 강조한 부분도 뇌의 의식이다. 무조건적인 반사작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심리화 시스템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공감하고 싶은 타인의 뇌를 자신의 의지대로 상상하고 경험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불편한 상황을 벗어나거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역할극을 통한 타인의 뇌 경험하기의 핵심은 관점의 해석이다. 편파적이 되느냐, 반전을 일으키느냐, 중립을 지키며 관람에 만족하느냐, 1,2,3차 관점은 같은 상황을 왜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서로 오해와 불신이 쌓여 가는지를 설명한다. 같은 말을 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을 빗대는 것이다. 연극을 통한 관점 재해석은 우리의 경험과 기대치를 확장할 수 있다. 우린 대부분 타인이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라며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틀에 갇혀있다. 공감은 오래된 인간의 감정이다. 하지만 해묵은 과제이기도 하다. 인간의 뇌 구조를 이해하면 우리가 왜 이토록 공감이 어려운지를 깨닫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브레인 롤플레잉이다. 인생은 연극이다. 우린 다양한 연출을 통해 삶의 진실에 다가가고 있다. 역할을 바꿔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분명 지금과는 다른 기대치가 형성될 것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