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성향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 타고난 성향인가, 학습된 이념인가
존 R. 히빙.케빈 B. 스미스.존 R. 알포드 지음, 김광수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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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시대, 정략적 지역감정은 대한민국을 동과 서로 분리해 놓았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구분 짓는 명확한 경계선이 존재하지 않았는데 정치적 이해관계는 5000년을 자랑하는 단일민족성을 넘어 극도의 분열과 분란을 일으켜왔다. 분열은 갈등의 원인을 제공한다. 스스로 못사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남보다 못산다는 비교우위는 예나지금이나 상당한 분노의 대상이 된다. 지역감정은 오랜 기간 서로에게 피해를 주었다. 또한 후대의 사고와 정체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역으로 나뉜 그들은 갇힌 사고를 가지고 태어난다. 부모세대의 스토리에 몰입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상정한다. 무의식적으로 쌓이는 정체성은 사회의 커다란 벽을 만든다. 진실과 사실여부에 관계없는 편견이 동류사회를 지배한다. 치명적인 외부적 조건이 개인의 내적 성장을 가로막고 사회번영을 후퇴시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사실은 누구도 이를 해결할 당위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합의과정이 필요한 정치행위다. 우리 일상은 다양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통해 이루어져왔다.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주의 기본원리 또한 사회적, 정치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모든 원칙과 규범 심지어 헌법까지도 민주주의 원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대통령의 탄핵 또한 이를 충실히 반영한 결과다. 한 국가의 정체성과 가치관이 어떤 민주주의를 계승하고 실천하고 있느냐는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민주주의 정치 원리는 답을 계승하는 과정이 아니라 국민의 생존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존재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는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고 국가를 심각한 위기에 몰아넣기도 한다.

 

트럼프 등장과 함께 미국사회 민주주의가 극도의 위기에 빠지고 있다. 독립선언 이래 크고 작은 부침이 있었지만 미국은 건국헌법의 기본윈리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정치적 타협을 이루어왔다. 특히 재건법을 포함한 수정헌법은 미국 민주주의 역사를 고스란히 나타낸다. 그런데 모든 것을 새롭게 정의해야할 논란이 시작되었다. 미국인들은 300년 된 성문헌법을 신성시하는 경향이 있다. 짧은 역사를 지닌 민주주의 국가들이 수십 번의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며 직접민주주의를 선택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간접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한 건국초기의 헌법을 숭배한다. 이는 대타협에는 충분한 효과가 있었지만 법기술자들의 등장으로 새로운 정치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헌법의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관점을 바라보는 보수와 진보, 공화당과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 간의 끝없는 권력다툼이다. 정치성향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정치적 편견은 타고난 성향인가, 학습된 이념인가? 저자는 최근의 갈등이 과거와는 다른 성향을 띠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논증으로 다양한 자료를 제시하며 현 상황을 분석한다. 개인은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생물학적인 유전적 원인을 무시할 수 없다. 증명하기 어려운 개인별 유전구조가 자신의 정치성향의 원인 된다면 세상을 가늠하는데 무척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저자는 누구나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라고 강조한다. 우린 다르다. 우리 생각이 같을 수 없듯이 정치성향 또한 다르다. 그런데 개인은 자신의 생각을 더욱 굳히는 의견에 동조한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알고 싶은 것만 찾는 것이다.

 

본서는 뇌과학을 통한 본성의 정치학, 정치신념의 유전자 편차, 후성유전학을 통한 정치변화의 수용등을 논하며 정치적 편향성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견해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극한 대립에 대한 해결책으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포용하는 정치를 권장한다. 인간은 다름에 대한 대립적 본성이 있다면 타고난 포용도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진보세력이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보수세력은 쉽지 않겠지만 진보의 생각과 행동을 받아들여야한다. 진보 또한 마찬가지다. 정치인들은 정치가 생물이라고 말한다. 무엇이든 변화가 가능하기에 진보를 추구하는 이들이 보수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진보와 보수를 스스로 선택했을까? 또한 개인의 정치성향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을까? 개념에 대한 논쟁보단 삶의 실증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정치적 이해관계 덕분에 편차를 가지게 되었다면 이젠 스스로 깨어있는 정치스펙트럼을 구상해야할 시점이다. 혼란의 시대다. 정치에 대한 올바른 생각과 정치적 성향을 직접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깨어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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