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생각은 철학에서 시작된다 -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들뢰즈까지,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20가지 생각 도구
오가와 히토시 지음, 이정미 옮김 / 오아시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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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이 부각될수록 안정감을 느끼기보다 뭔가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 같다. 과도기라 하기엔 기술의 발전이 너무 빠르다. 우리의 생각은 근거리와 장거리를 교대로 뛰고 있는 것 같다. 피곤함과 현기증마저 느낀다. 안타까운 건 개인이 할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거대 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여되는 미래에 개인이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GPT 사용한다고 AI시대를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잃어가며 알지 못하는 상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상상에 의해 세상을 살아왔고 여전히 상상을 만들어가며 미래를 꿈꾸고 있다. 인간의 상상은 정말 놀랍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현실화시키며 삶의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미래의 모습도 우리의 상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상을 가능케 하는 것이 철학이다. 지금처럼 철학이 부재한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철학이란 생각은 AI의 출현과 함께 더욱 각별해지는 것 같다. 왜 인간은 그토록 오랜 기간 삶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일까? 생존에 대한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한 철학은 수많은 개념들의 논쟁을 거치며 이젠 실존적 철학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철학은 인간의 삶의 궤적과 맥을 같이 한다.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며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수행해 왔다. 철학은 당연한 것에 의문을 품는 생각으로부터 시작된다. 왜 라는 질문이 철학의 시작이다. 저자는 상식의 틀을 넘어 설수 있는 철학적 사고의 3단계 과정을 설명하는데, 그 첫 번째가 의심하기다. 우린 어떤 대상에 대한 자신만의 전제를 가지고 있고 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다. 전제의 목적, 의미에 대한 의심은 호기심으로 발전한다. 의심은 인간이 AI와 차별화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고행위가 아닐까?

 

두 번째는 시점 바꾸기다. 29세에 본 대학 철학교수로 취임한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신실재론을 연상시킨다. 가브리엘은존재는 인식에 따라 달라진다는 신실재론을 주장했는데 우리의 인식이 곧 존재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오십 명이 펜 하나를 바라보고 있다면 사실상 오십 개 펜이 존재하는 셈이다. 저마다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데 어쩌다 특정세계가 겹친다는 이론이다. 메타버스, 평행세계, 멀티버스 개념과 비슷하다. 시점 바꾸기는 자신의 관점을 벗어나 사물을 다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도 사물을 인식하는 구조를 통해 우리의 인식적 한계를 설명한다.

 

헤겔은 정,,합이라는 변증법을 통해 사물에 대한 재구성이 어떻게 철학적 논제가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당시 모순은 제거의 대상이지 합의적 매개체가 아니었다. 하지만 헤겔은 문제점을 수용하는 과정을 통해 보다 발전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았다. 헤겔은 변증법을 반복하면 결국 절대자의 경지까지 나아갈 수 있는 진화의 특별한 증거로 생각했다. 문제를 플러스로 바라본다는 발상은 근대를 벗어나고자 하는 철학자들의 생각이 결국 시대의 커다란 흐름을 변환시킨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본 책은 철학사를 빛낸 10인 철학자와 그들의 철학적 개념을 통한 사고의 전환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현대사회가 철학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이유를 5가지로 설명하는데 그 중하나가 VUCA시대의 출현이다.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으로 대표되는 부카는 AI, 코로나와 맞물려 더욱 인간의 심리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왜 철학인가? 생각을 뛰어넘는 아이디어의 출현이 세상을 바꾸듯이 아이디어를 무한하게 증식시킬 수 있는 것이 철학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공공철학자답게 대중에 친숙한 철학적 내용을 선보인다. 흥미로운 삽화와 적절한 예시를 통해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가며 삶의 철학으로서 철학적 의미와 가치를 추구한다. 전체성, 통일성, 보편성을 중심으로 스토리 생성과정을 이야기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창작의 본질을 거쳐 효과적인 광고문을 작성할 때나 발표 자료를 만들고 싶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저자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철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10인의 철학자들의 생각은 마치 우리 곁에서 삶은 이렇다고 가르침을 주는 것 같다. 우린 사물을 더 깊이 이해할 때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만날 수 있다. AI 논의가 한창이다. 혹자는 질문법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 하고 혹자는 AI가 할 수 없는 것을 찾아야한다고 말한다. AI는 객관적인 답을 창출하는데 최적화되어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다. 하지만 인간의 사고과정은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주관적인 의지나 직관에 의해 문제를 해결할 때가 많다. 본능, 직관, 감정, 경험, 욕망, 의지는 철학적 사고를 돌출하는 인간의 비사고적 요소다, 철학이 삶에 필요한 이유는 본능적인 인간 생존의 욕망이자 의지다. 탁월한 생각에 대한 저자의 탁월한 철학적 사유를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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