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스피치 스피치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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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시대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가 극도의 분열과 분리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정치인들에겐 직업적 일상일지 몰라도 서민들에겐 그야말로 곤욕입니다. 스트레스 또한 상당합니다.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는 서로간의 주장일 뿐 누구도 대화나 타협이라는 만주주의 가치를 표현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극단주의자의 출현을 즐기고 있는듯합니다. 문제는 곳곳에서 터져 나옵니다. 물가는 치솟고 소비는 끝없이 하락하지만 소수 자본은 부동산과 주식에 몰리며 빈과 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창조적 발상과 상상력이 나올 수 있을까요? 혹자는 위기가 기회라고 하지만 작금의 상황에선 일말의 기회조차 막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를 이끄는 중심은 누구일까요?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향은 어떤 가치를 공유해야할까요? 마치 아수라장 같은 시대도 언젠간 종말을 고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시대적 사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집안의 어른이 가족의 방향을 이끌어주었다면 이젠 우리의 다친 마음을 어르고 달래며 이끌어갈 어른이 필요합니다. 이어령 교수님에 대해선 그리 잘 알지 못합니다. 그분의 책을 접한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관공서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는 그리 달갑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관료적이고 경직된 사고를 가지고 있으며 다소 일방적이고 한쪽 벽만 쳐다볼 것 같은 그들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무척 궁금하기도 합니다. 말은 인간의 정체성을 나타냅니다. 교수님은 한국 미래의 숨겨진 진실과 허상과 실상을 공개합니다. 그리고 그 분의 강의를 통해 우리에겐 보이지 않는 힘과 저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생명자본주의라는 말을 처음 듣습니다. 경제와 정치의 이분류도 생소합니다. 그런데 정치와 경제는 애초부터 융합할 수 없는 구조로 시작되었습니다. 경제는 경쟁이 필연적이고 정치는 평등이 필수적 요건이기에 둘은 결코 양립될 수 없습니다. 결국 교수님은 경제적 이슈가 정치를 혼란에 빠뜨리고 정치의 혼란은 경제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 말합니다. 이런 상황은 수차례의 정치, 경제 문제를 일으켰고 앞으로도 일으킬 것입니다. 교수님의 해법은 생명 자본주의입니다. 본 책의 강의 내용이 다소 시간이 지난감은 있지만 생명(개인)에 대한 창조력과 상상력의 동원이 결국 선형경제에서 비선형(순환) 경제로 발돋움 할 것이라 말합니다. 사실적으로 한국은 K-POP, K-Food를 중심으로 K_culture를 이끌고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면 그야말로 선견지명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책은 시장가치에 대한 모순과 교환가치가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GDP개념보단 GND개념을 설명하며 IT,BT,NT기술의 융합을 예측합니다. 사실적으로 AI는 하이브리드, 퓨전, 크로스오버를 넘어 어떤 방향으로 진보할지 예측조차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의 중심에 창조와 상상력이 내재되어있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중요한 것은 운용능력입니다. 문명이 발달하는 과정엔 필연적인 부침과 혼란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자연과의 차별화를 통해 객관적인 실체를 인정받으려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과 통찰이 요구됩니다.

 

자연은 인류에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었지만 인류는 자연을 파과하고 황폐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이제 또 다른 종의 탄생에 불안과 두려움을 안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간입니다. 자연의 선택은 새로운 종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인류에게 필요한 것이 지구에 필요하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인간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되지만 결국 효용성이란 관점에 무뎌지고 무너집니다. 그린에너지, 기후위기, 생명에 대한 존엄 역시 수차례의 논란 끝에 제자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AI시대엔 오히려 퇴보가능성이 대두됩니다. 교수님은 창조에 대한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창조는 인류의 발전에 필연적인 요건이지만 결코 인간을 넘어설 수는 없을 것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가치는 새롭게 창출될 것입니다. 사고와 행동에 대한 성찰과 미래를 직시하는 통찰이 없다면 우리에겐 어떤 미래가 다가올까요? 인류를 사랑하며 인류의 부상과 생명의 존귀함을 강조해온 교수님의 강의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죽비 같은 어른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기입니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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