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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 전쟁 - 챗GPT 딥시크의 미래와 AI 그 이후
이시한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3월
평점 :

근대의 지정학적 전쟁, 현대사의 패권전쟁, 역사의 쳇바퀴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돌아갔지만 그 주인공은 언제나 다른 국가, 민족에게 돌아갔다. 20세기 초, 두 번의 세계대전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영국은 여전히 파운드화를 앞세워 세계 패권을 놓지 않았을 것이다. 우연은 필연적이라는 말이 있듯이 미국의 참전은 세계 패권을 단숨에 미국으로 바꿔놓았다. 한 세기 동안 수많은 부침이 있었지만 미국은 여전히 유일한 패권국이다. 천문학적인 부채와 잦은 금융위기가 발목을 잡았지만 달러는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있고 환율은 미국을 수호하는 절대적 방어막이다. 헌데 미국은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패권국을 꿈꾸고 있다. 더 이상의 추격자도 2인자도 허락하지 않는 절대강자 앞에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엔 기술발전 뿐만이 아니라 인류사를 뒤바꿀만한 치명적인 변화다. 지금 모든 이들의 눈과 귀는 AI를 향하고 있다.
그런데 AI를 중심으로 세계패권을 장악하려는 미국의 욕망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의 량원평이라는 스타트업 기업인이 딥시크를 출시한 것이다. 그것도 챗GPT의 1/30의 가격으로. 챗GPT와 유사한 성능을 보이는 딥시크의 출현은 세계 IT시장은 물론 각국을 경악시켰다. 23년 말에 출시된 챗GPT가 유일한 AI의 해답일줄 알았는데 마치 거대한 진입장벽이 한 번에 무너져버린 것이다. 고가의 GPU를 통해 AI생태계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던 엔비디아는 겉으론 태연하지만 속이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만 바라보던 나라들에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딥시크는 아무런 조건이 없는 오픈소스를 공유하고 A100정도의 GPU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일 올 한해 딥시크와 같은 플랫폼이 다수 출시된다면 AI 생태계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될 것이다. 특히 그동안 높은 비용 때문에 속앓이를 했던 후발 국가들에겐 그야말로 희소식이다. 저자는 이를 스푸트니크 모멘트라 말하며 구소련과 미국 간의 위성논쟁을 꺼낸다.
그런데 저자는 AI 패권다툼이 국가 간이 아니라 기업 간의 전쟁 혹은 합종연횡이 될 것이라 예측한다. 이를 중세봉건주의 귀족사회와 연결 짓는데 기업들 간의 치밀한 전략과 전술이 결국 국가라는 틀을 탈피하여 개인의 기업 귀속화가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 예측한 것이다. 무엇보다 AI생태계 구축에 국가가 할 일이 특별하게 없다는 것이다. 본 책은 AI패권을 중심으로 AGI 시대의 도래, AI가 재편하는 글로벌 구조, 그리고 변화가 예상되는 산업의 미래를 다루고 있다. AGI시대 도래에 앞서 AI에이전트는 ANI를 통합하고 융합하는 새로운 AI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ANI가 API를 통한 연결에 불과하다면 AI에이전트는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자와 환경사이에서 자율적으로 행동하며, 지능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결정을 내리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즉 내가 뭐가 필요하다면 알아서 인식하고 해석하며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피드백을 통해 학습효과를 배가한다. 완벽한 머신러닝이다.
이런 시스템의 활용은 기존 산업의 대부분을 재구성할 확률이 높다. 가장 먼저 코딩개발자들에 비상 신호가 켜졌다. 이젠 누구나 쉽게 자신만의 알고리즘을 만들어 특별한 비즈니스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기업들 간의 합종연횡은 그 한계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우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스스로 짐작하고 있을까? 우리의 모든 일들은 시시각각 분석되고 해석된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결국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구속하고 울타리를 만든다면 우린 어떤 사회를 살아가게 될까? 직업의 경계가 사라지고 AI를 중심으로 한 1인 기업이 득세할 것이다. 산업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며 존재하던 것의 경계가 뒤섞이는 빅블러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다.
본 책은 기술의 발전이 정치와 문화, 사회구조를 변혁하며 결국 비즈니스 구조 역시 새롭게 재편될 것이라 예측한다. 특히 양자컴퓨팅과 AI의 결합은 새로운 미래의 열쇠가 될 것이다. AI와 의료의 병합은 인간에 어떤 기적을 일으킬 것인가? 또한 현시대를 이끌어가는 수많은 산업군의 미래는 어떤 방법으로 흘러갈 것인가? AI는 그 자체로 경이롭지만 활용도에 따라 의미마저 새롭게 만드는 놀라운 기적을 보여줄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엔 해결해야할 수많은 과제들이 놓여있다. 트럼프2기의 시작과 함께 사라진 AI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강령이다. 솔직히 AI가 지금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우린 어떤 답을 내릴 수 있을까? 하지만 이미 챗GPT의 효용성을 인지한 기업들에겐 미래의 먹거리가 간절하다. AI는 게임체인저다. 누가 먼저 선점하는가에 따라 자본과 규모의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미국과 중국, EU의 AI패권은 끊이지 않고 지속될 것이다. 저자는 더 큰 변화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우린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 AI패권전쟁을 통해 AI의 미래를 먼저 만날 수 있는 행운을 가지길 바란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