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 노트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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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집니다. 특히 자신에 관심 있는 분야엔 전문가 못지않은 견해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sns가 발달되었다고 개인의 말이 줄어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미디어의 편향적이고 단편적인 말과 글들이 더욱 세상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와 문명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선 공감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삶을 대하는 자세 역시 바뀌어야합니다. 언제까지 자신에 얽매인 말로 세상을 탓하겠습니까? 삶은 기분대로 살 수 있지만 태도만큼은 고려해야하지 않을까요?

 

삶의 조건 중 가장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 타인과의 관계 설정입니다. 저마다의 개성과 가치관이 대립할 때 무척 곤란하고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특히 친한 친구일수록 조그만 말 한마디에 원수가 되기도 합니다. 우린 적어도 선을 넘지 않는 사이를 존중합니다. 직언보다는 칭찬을 하는 친구가 소중합니다. 비록 현재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더라도 자존감을 지켜주는 친구가 필요합니다. 필사 첫날, 작가님은 선을 넘지 않는 사람을 소개합니다. ‘언제나 선을 넘지 않고 나를 존중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선을 넘는 이유는 자신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해서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충고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우린 선이 어디인지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선을 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선을 넘지 않고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면 그는 평생을 함께해야할 소중한 사람입니다.



 

김종원 작가님은 무척 많은 책을 출간하셨습니다. 특히 철학과 인문학을 아우르는 수많은 작품을 통해 삶의 성찰을 일깨웁니다. 어른의 품격을 채우는 100일 필사노트는 그분의 인생철학을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은 아닙니다. 어른에 대한 품격은 스스로의 말과 행동으로부터 비롯됩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작가들과 시인들 역시 삶에 대한 품격을 갖춤으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인정받았습니다. 하루가 지나가면 필요 없는 말들이 뇌에 가득한 걸 느낍니다. 무엇을 담고 가야할지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내일이 결정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거울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의 내면을 바로보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필사는 조그만 수행을 통해 삶을 반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본 책의 구성은 매일 챕터씩 100일 동안의 필사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한꺼번에 알 수 없듯이 하루 한번 필사는 자신에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줍니다. 나이듦에 대한 명징한 해석과 삶에 대한 재해석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무엇보다 읽는 내내, 필사를 하는 동안 내면에 숨긴 용기가 일어나는 듯합니다. 글이란 참으로 묘합니다. 없는 생각을 떠오르게 하고 잃었던 희망과 용기를 다시금 만나게 합니다. 소중한 한마디의 글을 통해 누군가를 떠올리고 삶의 이정표를 다시금 확언할 수 있다는 것에 무척 감사한 마음을 느낍니다.

 

살면서 절대로 잃지 말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요? 누구나 삶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삶의 의미는 내가 왜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자 해답입니다. 그래서인지 삶의 의미는 저마다 다르고 같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회는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방법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누군가에겐 좋은 터전일지 모르지만 어떤 이에겐 무척 힘든 시련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인생의 행로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에 부여된 가치를 잃지 않는 것,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아닐까요?

 

마음 둘 곳 없을 때 마음에 담아둘 말 한마디를 찾습니다. 혹시나 위로가 될까봐, 혹시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을 까봐, 말이 난무하는 세상이지만 진솔한 말이 힘을 잃어갑니다. 세상의 외침은 메아리가 되어 돌아와야 하건만 어느 순간 안개 속에 갇힌 무운처럼 사라져버립니다. 인간에겐 힘들지 않은 역사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에겐 마음을 다독이고 다시금 용기를 불어넣을 소중한 말들이 있었습니다. 타인을 공격하고 상처를 주는 말들이 난무합니다. 우린 거친 말을 거두고 다시금 말에 대한 성찰을 가져가야합니다. 말 한마디에 1000냥 빚을 갚았다던 옛사람들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무엇보다 익어가는 시간 앞에서 자신에 가장 소중한 순간을 허무한 말로 허비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밝혀줄 소중한 100일 동안의 필사를 소개합니다. ‘내가 읽고 쓴 문장이 쌓여 삶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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