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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고 쓰다 - 뇌기반 독서심리치료
오수아 외 지음 / 책과나무 / 2024년 12월
평점 :

사회적 다양성이 늘어나지만 마음의 안정과 평화는 더욱 뒤로 밀려나는 느낌이다. 정보의 노출빈도에 비해 외로움과 고독이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은 현대사회의 역설이다. 극단으로 치닫는 개인화도 큰 몫을 차지한다. 이젠 각자도생이란 말이 그리 심각하게 들리지 않는다. 오죽하면 이타적인 주제가 특별한 메시지로 인식되고 있을까? 우린 간혹 가던 길을 의심하며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막막한 세상은 주변을 살피게 한다. 의미를 찾기 어려운 시대다. 무엇이 잘못되어가고 있는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혼란스러운 세상 그리고 아프고 고통 받는 마음, 우린 어떻게 살고 있으며 살아갈 것인가?
독서는 마음을 읽고 마음에 글을 쓰는 작업이다. 독서는 내 마음을 알아가는 것,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내는 것, 그리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독서엔 인내가 필요하다. 시간은 성숙한 자신의 모습을 찾는 독서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무엇보다 독서는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가져다준다. 고전 한마디에 마음을 다독이고 시 한 구절에 고통을 승화시킨다. 또한 새로운 비즈니스로 미래를 준비하는 이들도 있다. 독서는 자신이 필요한 만큼의 지식과 지혜를 전달해준다. 아무리 많은 양을 주어도 받아들이는 그릇이 작다면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독서는 끊이지 않은 샘물처럼 필요한 자에게 삶의 지혜를 선물한다.
독서는 몸과 마음의 조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시각과 청각, 몸짓과 손짓, 그리고 뇌의 인지와 기억, 회상, 추론, 상상등 우리 몸은 대부분 독서를 위해 특화되어 있다. 특히 뇌는 생각과 감정 행동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뇌기능 연구와 발전은 심리학의 변화를 가져왔고 신경세포 연구는 심리학을 보다 객관적인 학문으로 전환시켰다. 신경세포와 더불어 신체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호르몬 역시 감정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이제 마음을 다루는 심리학은 뇌의 역할을 통해 보다 근접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그리고 독서는 뇌와 심리학의 균형과 조화를 다룰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추천되고 있다. 뇌기반 독서침리치료는 이러한 자료들을 중심으로 심리학과 독서, 뇌과학과 독서 그리고 마음과 독서의 연결을 이야기 한다.
우린 기억의 구성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기억의 표현에 대해선 알고 있다. 언어는 자신을 규정할 수 있는 문명의 증거다. 특히 언어에 대한 심증은 자아 정체성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가 곧 자신임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언어는 생각하는 것 보다 깊이 각인되어있다. 특히 감정과의 이입은 자신에 주어진 삶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깊은 상처와 상실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글자는 흔들리는 나를 잡아주고 지친 나에게 평안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나를 붙잡는 시 한편이 있다면 이미 심리치료가 시작된다.
본 책은 독서를 통한 심리치료 방법을 소개한다. 10인의 저자들은 저마다의 사례를 예시하며 독서가 어떻게 자신을 변화시켰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교육을 받으면서 느꼈던 감정과 심리치료 상담사로서 심각한 감정문제를 겪고 있는 환자들에 적절한 독서 치료법을 제시한다. 특히 심리치료를 위한 책 소개가 돋보인다. 나의 심리상태를 호전할 수 있는 책을 고른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는 불안과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의학처방을 통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내면적인 치유는 결국 자신을 만나는 방법이 최선이다. 그리고 개인에 맞는 독서를 통해 마음을 다독이고 메타인지를 통해 자신을 객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불안한 감정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하지만 평소 자신의 내면에 대해 꾸준한 관찰을 해온 사람이라면 불안에 대한 인지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감정을 내려놓을 수 있다. 특히 왜 이런 감정에 쉽게 빠져드는지. 뇌의 기능과 심리학적인 연결을 수용한다면 보다 근원적인 치유가 가능하다. 독서는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독서를 통한 뇌 인지기능의 활성화는 훨씬 안정적인 심리적 환경을 제공한다. 누구나 황혼기가 찾아오고 나이듦과 노화라는 과정을 겪게 된다. 자신을 바로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독서는 이런 과정을 묵묵히 수용하고 받아주는 좋은 친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또한 변화하는 사회를 대처하는 가장 훌륭한 동반자로 삶의 의미를 되찾게 해줄 것이다.
‘책은 가장 조용하고 변함없는 벗이다.’ 찰스W.엘리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