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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익스프레스 - 한 권으로 빠르게 끝내는
김영석(써에이스쇼) 지음, 김봉중 감수 / 빅피시 / 2025년 2월
평점 :

한국사의 전환을 가져온 시점은 언제일까? 만약이란 단어가 통용된다면 어떤 시기를 교체하거나 바꾸고 싶을까? 오랫동안 민족이라는 정체성을 간직한다는 것은 그 민족이 지닌 간절한 집념의 표현일 것이다. 민족이라는 정체성, 안과 밖이라는 틀은 상상 이상으로 사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친다. 어쩌면 인간의 본능 이랄 수 있는 범위에 대한 조건이 지리적 범주를 넘어 인류사 지류를 뒤흔들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역사관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등 국가라는 범주에 속한 거의 모든 문명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또한 그 어떤 국가나 민족이든 세계사라는 큰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
세계사는 어떤 방향을 정하고 있지 않다. 어떤 시기에 어떤 사건이 일어나 커다란 물꼬를 트고 방향을 전환시킨 시간의 흐름이다. 세계사는 당면한 문제가 아닐 수 있기에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변환 점은 세계사와 맥락을 같이해왔다. 인간에 특화된 역사는 지구 생태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1000년을 넘기기 어려웠고 그 어떤 이념이나 종교도 생존의 논리를 벗어날 수 없었기에 세계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문명인으로 존재하고자하는 인간의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그동안 세계사의 단편적인 사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면 세계사 익스프레스는 고대, 중세, 근대, 현대를 중심으로 특정한 사건에 대한 특별한 과정과 역사적 진로를 바꾼 사건들을 진술하고 있다. 가볍지만 독특한 매력을 느낀다. 학창시절부터 배워왔지만 통합하기 어려웠던 관점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연도별 집중도가 뛰어나 그간 중구난망으로 흩어져있던 세계사적 관점들의 내면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본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첫 번째는 기원전 4000년경 문명의 시작으로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각 시대를 전환시킨 결정적인 사건들을 다룬다. 두 번째 파트는 2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로마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까지 세계를 움직인 패권국들의 문명사에 집중한다.
14세기 흑사병은 유럽인구의 절반을 앗아갔다. 하지만 어둠 뒤에는 빛이 있듯이 종교관에 파묻힌 중세의 장막이 인문을 중심으로 한 르네상스시대를 열어젖힐 줄 누가 알았겠는가? 단테의 신곡은 본 책에서 유일하게 소개하는 시대를 바꾼 서적이다. 정치적 망명 중 단테는 영적 여정을 위한 신곡을 발표하는데 이는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문학과 예술이 번창한 특별한 계기를 마련하였다. 인간에 대한 성찰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예술을 중심으로 한 르네상스는 근대화의 시작을 알리는 과학과 기술발전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된다.
1517년 루터의 종교개혁은 카톨릭과 개신교라는 구신교의 분리를 만들었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인간성에 대한 의미는 중세를 이끌었던 수많은 전쟁과 분쟁의 중심에 종교가 자리 잡고 있음을 암시한다. 성경은 오늘날에도 수많은 이들에 영감을 주고 특별한 논쟁의 주제가 되고 있다. 만약 1904년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일본에 승리하였다면 조선의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러일전쟁의 승리 후 일본은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 이전 일본의 정치, 경제 성장 배경을 주목해야한다. 1868년 미국에 대한 불만으로 단행한 메이지 유신은 부국강병을 위한 초석을 가져왔는데 특히 군대창설은 일본의 경제발전뿐만이 아니라 패권국에 대한 야욕을 노출시킨다. 그 후 조선의 운명은?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것은 삶을 통찰하는 혜안을 가져다준다. 역사는 반복되기에 우린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기도 한다. 현대사회는 역사를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사건들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다. 실시간으로 지구반대편의 사건을 알 수 있고 정책자들의 계획을 미리 예측한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끊이지 않는 전쟁이다. 이념과 민족, 종교, 신념과 가치로 일어나는 전쟁은 세계사의 모든 방향을 전환시켰다. 현대전은 과거 배고픔을 탈출하기 위한 전쟁이 아니다. 하지만 이면엔 자국의 이익이라는 변치 않는 전쟁의 속성이 숨겨있다. 세계경찰을 자인했던 미국의 변심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1972년 닉슨은 중국을 자본주의 체제로 끌어들이려 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그리고 미중간의 냉전은 과거 미소냉전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사 역시 인간의 의지가 만들어 낸 결과물일 뿐이다. 그렇기에 세계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세계사 익스프레스를 통해 역사를 바꾼 결정적인 순간들을 반추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