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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생각이 잠든 사이에 - 마음의 발견
박세은 지음 / 사유와공감 / 2024년 12월
평점 :

수많은 생각이 떠오른다. 하지만 정착하지 못하고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다. 생각을 잡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왜 그런 생각이 불쑥 떠올랐는지 의아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마음은 종잡을 수 가 없다. 기분이 좋다가도 갑자기 슬퍼지기도 하고 기쁨도 잠시 분노나 두려움에 몸서리를 치기도 한다. 마음 가는데로라는 말이 있듯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 흔히 배부르면 모든 것이 좋게 보인다고 하는데 마음도 배부름이 있어야 좋은 관점을 갖는 것 같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우리의 마음을 어디론가 흘려보낸다. 우리 마음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
인간은 자신의 마음만큼이나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멀티 페르소나라 일컫는 다중가면은 변화무쌍한 사회변화를 가장 적절히 설명한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써, 직장인으로써, 우린 다양한 자기표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가면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자신을 만나는 우연을 만들기도 한다. 세상에 규칙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위대한 발견은 거의 대부분 우연이라는 요소에 의해 이루어졌다. 우연은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우연은 운명처럼 우리 인생에 찾아든다. 인생이 우연으로 이어진다면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도 좋은 삶의 방법일 것이다. 삶은 지금 이대로의 모습이 가장 소중하고 아름답다. 이 또한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 아닐까?
어디를 가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쉼 없이 말을 한다. 왜 말을 해야 하는지 이유나 원인이 중요하지 않다. 말은 자신을 나타내는 동시에 스스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강한 행위다. 그만큼 외로운 사회가 되가고 있다는 증거다. sns는 말쟁이들의 또 다른 탈출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쉴 새 없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다고 마음이 편해지던가? 오히려 공허함과 무기력이 자신을 지배하고 있진 않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편한 만큼 대가가 따른다. 혼자 말은 대화를 가로막는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을 방해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결과가 뒤따른다. 타인의 생각과 행동 역시l 당신과 다르지 않다. 대화는 타인보단 자신을 위한 소통의 길임을 알아야 한다.
우린 생각이란 지옥에 갇혀있다. 대부분의 생각은 감정을 통해 의지를 실현한다. 하지만 감정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부지불식간에 나타나 마음을 흔들어놓고 갑자기 사라져버린다. 인간의 행동은 감정에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정은 생각만큼 단순하지도 직선적이지도 않다. 감정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렇기에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인생의 여정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 우린 잠시 생각을 멈추고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 ‘당신의 생각이 잠든 사이에’ 당신의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을 것이다.
소소한 삶속엔 수많은 감정들이 숨어있다. 평범한 대화 속엔 보이지 않은 시기와 질투가 숨어있는 경우도 많다. 또한 자신의 내면에 감추어진 욕구와 욕망이 전혀 다른 나를 만나게 한다, 감정은 파도와 같다. 깊은 심연에 감춰진 감정은 갑자기 높은 파도를 일으키고 순식간에 고요한 평상을 유지한다. 우린 감정에 많은 것을 부여한다. 그래서 감정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감정은 순간적인 흐름이다. 감정에 거리를 두는 것은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을 구분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도 저마다의 생존이유가 있다. 감정을 초전도체로 표현한 저자의 말대로 감정과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나는 나일 때 가장 나답다. 우린 나라는 존재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인생을 경험한다. 그런데 나는 무엇일까? 내안의 무엇이 나를 증거하고 나임을 설명할 수 있을까? 생각, 감정, 행동을 만드는 자아정체성은 무엇일까? 순간순간의 시간들이 모여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한다고 한다. 자아는 수많은 선택의 결과다. 감정에 대한 오해는 삶의 경험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인간은 놀라운 존재다. 자신을 인식하고 스스로의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아는 유일한 의식체다. 나란 존재의 의미는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인지가 가능하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길은 언제나 흥미롭고 아름답다. 가끔은 생각을 멈추고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언제나 이 자리에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 삶의 증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