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의 수업 - 삶에서 무엇을 지켜낼 것인가 ㅣ 스토아철학 4부작
라이언 홀리데이 지음, 이경희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2월
평점 :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미국 34대 대통력 트루먼 대통령의 책상 명패에 적힌 말이다. 루스벨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대통령이 된 트루먼은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냉철한 판단력으로 세계질서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루스벨트나 아이젠하워에 비해 큰 인기를 얻진 못했지만 위기의 극복하는데 탁월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받는다. 트루먼은 임기 내내 수많은 위기를 만났지만 굳은 신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그는 일반적인 지도자들과는 다른 도덕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또한 평생 ‘정의’를 실행하려 노력했던 인물이다.
한 사람의 생각은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특히 지도자의 생각과 리더십은 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트루먼의 생각과 행동은 흔들리는 미국과 세계질서를 극복하는데 최고의 선택이었다. 트루먼의 수많은 공적들 가운데 유럽재건을 위한 마셜플랜은 트루먼의 품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공덕보단 장군의 품격을 높여주는 겸손의 미덕을 보여주었다. 이와 같은 결정은 지도자에겐 무척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많은 이들에 특별한 공감을 전달해주는 메시지였다. 그는 도덕과 겸손, 겸양을 지닌 지도자였다. 어떤 시기건 리더의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현 시대 리더들의 모습에선 타인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더라도 자신에 충실한 신뢰마저 찾기 어렵다. 정치는 고도의 계산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순수해야 제자리를 찾는 것은 아닐까?
‘정의수업’은 스토아학파를 계승한 라이언 홀리데이의 3번째 작품이다. 스토아학파는 올바른 일의 기준으로 용기, 절제, 정의, 지혜등 네 가지 덕목을 추천하는데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다. 특히 정의는 인간이 살아가는 품위를 정하는 것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규정한다. 정의는 일반적인 삶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또한 정의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린 정의를 법률적인 판단이나 대중적인 선택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정의는 자신이 지키는 도덕규범이고,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다. 또한 자신에 대한 약속, 진실함, 친구에 베푸는 충실함과 관대함, 특히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대한 충성과 타인을 위해 만들어내는 중대한 변화가 정의의 정의다.
우선적으로 자신에 충실함 삶을 정의라 표현한다. 정의는 크고 광범위할 수 있지만 조그만 약속에 충실한 것도 정의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위해 정의롭지 못한 이들이 많다. 누군가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스스로의 양심을 속이는 이들도 많다. 이들은 도덕적 약속을 어긴 이들이다. 저자는 상대국과의 협상을 위해 다시 포로가 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장군의 예를 들며 진정한 용기와 지혜, 정의가 무엇인가를 설명한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희생이 뒤따른다. 불안과 걱정, 두려움이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는 것은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한사람의 약속은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모든 이들이 신뢰를 저버린다면 어떤 사회가 될 것이며 우린 어떤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본 책의 클라이맥스는 타인을 위한 정의다. 우린 자신을 배재하고 살아가기 어렵다. 하지만 자신 또한 타인이 존재해야 가능함을 알고 있다. 타인에 대한 시선은 정의 기준을 좌우한다. 또한 삶의 의미와 목적, 방향의 기준이 된다. 무엇보다 사회의 순기능적 역할을 수행하며 현재와 미래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보이는 것들에 열광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현재와 미래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 과거 노예제도, 여성의 참정권, 시민평등권과 같은 운동들은 세상의 질서에 대한 재편이자 회복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는 타인의 삶에 대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세상은 조그만 불씨로 시작해 거대한 화염을 일으킨다. 우린 어떤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고 있는가? 우리 역시 타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는 순간, 누구나 타인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인류의 공통된 운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린 모두 저마다의 책임이 존재한다. 하지만 자유질서가 높은 나라일수록 책임이나 의무보단 권리만을 주장한다. 이는 국가들 간에도 마찬가지다. 거대자본이 소국가를 무시하는 것은 너무 일상적이다. 하지만 그들은 대중에 의지한다. 대중은 신뢰를 존중한다. 특히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깊은 갈망을 가지고 있다. 공정과 평등한 사회구조는 그들이 추구하고자하는 원대한 계획이다. 정의는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선택해야할 문제도 아니다. 정의는 행동해야하고 실행해야한다. 우린 누구에게나 자신의 심판원이 되어야한다. 또한 긍지와 자존감을 지닌 시민으로서 조건 없는 신뢰를 보여야한다. 한 개인이 선택한 정의는 나비효과가 되어 수많은 이들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냉소와 이기심이 넘치는 시대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자유의지는 정의를 실현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정의 수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