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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뮤얼 스마일즈의 인생 수업
새뮤얼 스마일즈 지음, 강현규 엮음, 김익성 옮김 / 메이트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의기소침할 때 늘 들었던 말이다. 스스로를 돕는다는 자조는 이해하기는 쉬어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성공에 대한 조건이 외적성장이나 의존적인 상호관계가 주를 이루는 시대에, 개인의 도덕적 성찰을 통한 자조가 성공의 조건이라 말하는 것은 그리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자조를 이해하기위해선 자기존중을 창조한 새뮤얼 스마일스의 생애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새뮤얼은 당시 대부분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하지만 진보적 성향을 가진 새뮤얼은 뚜렷한 정치개혁을 원했고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의사를 포기하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의 의지와는 달리 사회는 악이 만연한 곳이었고 개혁은 개인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는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는 스스로의 열정과 끈기를 통해 자조를 이룬다. 새뮤얼의 자조는 수많은 이들에 큰 영감을 주었고 실질적으로 당대 가장 중요한 자기계발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다.
새뮤얼의 자조(Selp-Help)는 나르시스트와는 완전히 구별된다. 오히려 자기성장을 통한 사회적 통합에 가깝다. 동양철학 수신제가의 수신과 닮았다. 자조는 외부적 조건보단 자신을 먼저 세우는 것을 강조한다. 도덕적 성품이 강조되는데 이는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이며 인간다움을 나타내는 내면적 징표다. 이를 위해선 열정, 끈기. 인내, 성실, 부지런함, 그리고 정직성이 요구된다. 새뮤얼은 자조를 통해 인간본연의 성품에 다가가려 노력한다. 올바른 정신이 우선되어야만 행동의 변화를 통해 자조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직업에 대한 귀천이 팽배하던 시대였다. 자조는 불평등한 기존의 시각을 내려놓고 자신의 관점에서 상황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자신에 부여된 직업에 특별한 목적과 가치를 부여하는 능동적이며 긍정적 사고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우린 종종 내면의 힘을 간과한다. 어떤 일을 마주하면 자신에 대한 긍정적 에너지보단 타인에 의존하거나 지레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서는 경우가 많다. 새뮤얼이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이 인내와 끈기. 성실과 열정이다. 아무리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열중하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당시 저임금노동자들의 삶은 무척 열악했다, 그들은 사회적 분위기에 압도당하고 홀로 힘겨운 삶을 견뎌야했다. 새뮤얼은 ‘독서보다는 노동과 실천이 자신을 완성한다.’라 말하며 직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보잘 것 없는 직업일지라도 사회는 모든 이들의 소중한 경험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실천할 사람은 유일한 존재인 자신뿐이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자조는 스스로에 동기를 부여하고 자신의 내면에 감추어진 좋은 조건들을 꺼내는 것이다.
6장의 돈에 관한 이야기는 마음에 새길만한 글들이 많다. 새뮤얼은 돈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정한다. 돈이 없으면 노예나 다름없다는 다소 거친 표현을 사용하면서 일을 통한 수입창출이 필수적인 삶의 조건이라 강조한다. 하지만 돈에 대한 철학이 부재하다면 돈은 집착하는 대상으로 결국 돈의 노예가 되거나 돈에 이끌려 삶의 많은 부분이 희생된다고 말한다. 새뮤얼은 시종일관 직업과 일, 노동의 가치를 역설한다. 가난한 것은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까닭이며 적당한 수입을 절약하고 지출을 통제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자조를 보여주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돈은 머리에 넣고 다녀라. 절대 가슴에 담지마라.’ 조너선 스위프트의 어록은 돈이 지배하는 시대에 돈에 대한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초년의 빚은 곧 파멸’ 이라는 말을 통해 빚이 어떻게 자신을 무기력한 상태로까지 만들 수 있는지를 경고한다.
성공한 사람들에겐 보이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한 분야에서 열정을 다하며 실패를 극복한다는 점이다. 빠른 세상이다. 누구나 쉬운 성공을 꿈꾸고 실제로 하루아침에 자신이 원하는 부를 이룬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부를 이루었다고 인생의 성공을 이루었다 말할 수는 없다. 부는 성공하기 위한 좋은 조건이지만 도리어 삶의 발목을 잡을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새뮤얼은 자조론을 통해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때 진정한 성공이 올 것이라 말한다. 힘들고 어려운 시대는 항상 새로운 관념이 고개를 든다. 하지만 자조론은 어려운 세상일수록 빛을 발한다.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무엇이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가? 새뮤얼의 자조론은 생의 소중한 철학과 교훈을 전달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