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공부 - 똑바로 볼수록 더 환해지는 삶에 대하여
박광우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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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어떤 감정과 어떤 생각이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것일까? 죽음은 무엇보다 인간으로서의 의지를 상실하게 한다. 이제 더 이상 의식적인 생각과 의지적인 행동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죽음을 대하는 자세는 삶에 대한 단절과 연관된다. 그래서인지 죽음엔 걱정과 두려움, 분노와 불안이 뒤섞여있다. 또한 우리의 생각은 삶과 죽음을 구분한다. 삶에 대한 애착만큼 죽음을 혐오한다. 하지만 죽음은 삶의 일부분이다. 살아있기에 죽는 것이고 죽는다는 것은 살아있었음을 증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죽음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어떤 삶을 살았든 죽음은 모두에게 다가온다. 하지만 죽음을 대하는 자세는 저마다 다르다.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웰 다잉은 웰빙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에겐 여전히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삶의 흔적과 여운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병원은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곳이다. 수많은 환자들이 왔다가지만 어떤 이는 병원에서 일생을 마치기도 한다. 한국인에 암은 더 이상 특별한 질병이 아니다. 암을 일으키는 수많은 요인들이 급격히 증가한 원인도 있지만 고성장에 대한 스트레스도 한몫 차지했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그래서인지 암에 대한 생각도 저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암을 그리 크게 생각하지 않지만 어떤 이는 해결할 수 없는 질병으로 여긴다. 최근엔 다양한 수술과 치료법, 약물 등이 개발되어 암 정복에 대한 반가운 소식들이 들린다. 하지만 여전히 암은 엄청난 고통과 불안, 두려움을 수반하며 수많은 환자들의 삶을 빼앗고 있다.

 

우린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이 순간만 지나가면 특별한 날을 만들 것이고, 모든 일상이 원래로 돌아갈 것이라는 믿음, 하지만 죽음에 대한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결과로 이어 질 때가 많다. 질병환자의 죽음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특히 전이 암환자의 예후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죽음에 대한 준비가 거의 불가능하다, 뒤늦게 후회해본들 아무런 소용이 없다. 본 책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현직 신경외과의사이자 방사선종양외과의인 저자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죽음을 대하는 삶의 자세와 태도를 일깨워준다. 삶의 고민이 다르듯이 죽음 또한 저마다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개하며 잘 죽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죽음은 우리가 모든 것을 해결한 뒤에 편안하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는 한일과 안한 일이 있을 뿐이다. 하려고 한일은 없다. 살아있는 이들의 하려고 한 일은 영원히 할 수 없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준비를 하라고 말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 오늘 하루, 한 시간, 말 한마디의 소중함이 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죽음 앞에서 우린 지난한 삶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무엇 때문에 그토록 거칠게 살아왔는지. 자신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은 이들에 용서를 구하고 싶다. 죽음은 인간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려놓는 것 같다. 죽음 공부는 인생 공부의 일부분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을 향한 최선의 공부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신이 인간에 의지를 부여한 까닭은 의미 있게 살다가라는 뜻은 아닐지, 아무런 의식 없이 생을 마감한다면 우린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삶과 죽음의 곁에서 들려준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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