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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과 나아감에 대하여 - 인생의 오아시스를 만나는 예일대 명강의
마릴린 폴 지음, 김태훈 옮김 / 북플레저 / 2024년 11월
평점 :
인간의 삶은 무엇으로 규정되는 것일까?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지식들이 쏟아지지만 삶에 대한 규정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오히려 다가가면 갈수록 더욱 멀어지는 것 같다. 삶에 대한 애착이 집착으로, 삶의 철학이 자본철학으로 변화하고 있다. 정보화시대의 메시지는 여전히 불완전하다. 물질적 풍요가 가져다 준 안정과 편안함이 오히려 정신적인 불안정성을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불안과 우울, 무기력에 빠져든다. 삶에 대한 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많은 것들이 새롭게 조명되고 변화를 이끌어가지만 유독 시간에 공생하는 우리의 생각은 제자리에 맴돌고 있다. 우린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가?
인간은 사회적 성취를 통해 자존감을 습득한다. 또한 자신의 위치와 미래가능성을 파악한다. 성장은 목적달성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가치는 보다 더 빠르게 목표에 도달할 때 의미를 지닌다. 문제는 대부분 같은 선택을 취하며 경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혹 나만 뒤처지면 어쩌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경쟁구도를 가속화시킨다. 삶은 빠르게 그리고 급박하게 진행된다. 쉴 틈이 없다. 쉬면 안 될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 쉰다는 것은 미래를 대비하지 못할 것 같은 죄책감마저 느끼게 한다. 인간의 몸은 유한한데, 몸과 마음은 유기체 적인데, 긴장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간다.
오아시스는 생명의 샘이다. 또한 거칠고 메마른 사막을 지탱하는 유일한 공간이다. 오아시스는 사막을 다시 걷기위해 필요한 곳이다. 우리의 삶 또한 오아시스가 필요하다. 머물기 위한 곳이 아닌 다시 전진하기 위한 재충전의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 쉼과 나아감은 실존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이다. 인생은 필연적으로 쉼이 필요하다. 쉼은 생의 여정을 되돌아보게 하고 현존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인간은 고통을 통해 생의 내면을 숙고한다. 저자 역시 면역결핍질환이라는 치명적인 질병 앞에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을 것이다. 죽음은 객관적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며 누구도 비켜가지 않는다. 또한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만든다.
유대인의 안식일(sabbath)은 중단, 혹은 멈춤을 뜻한다. 안식일은 종교적 의식 못지않게 삶의 평온과 안정을 선물한다. 지난한 일주일간의 생각을 멈추고 정리할 시간을 갖는 것이다. 또한 종교적 의미로서의 감사와 행복함을 전달한다. 안식은 재충전의 시간이다. 저자는 무너져가는 자신에 가장 필요한 것을 찾는다. 쉼과 휴식이다. 흔히 쉰다는 개념을 하는 일없이 무료하게 보내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진정한 쉼은 뚜렷한 목적을 가진다. 내가 쉬어야 하는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대한 휴식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안식은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걱정을 벗어나 현재의 몰입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자신을 위한 오아시스 타임을 만들 것을 강조한다. 오아시스 타임은 나에게 집중하고 나에게 몰입하는 시간이다. 이는 그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 자신이 소중함을 느낄 때 긍정적인 자존감이 활성화된다.
많은 이들이 전자기기를 이용해 휴식을 선택한다. 전자기기는 뇌를 활성화시킨다. 휴식이 필요한데 항상 뇌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쉰다는 것은 내려놓는 것이다. 기존의 사고와 생각 그리고 행동을 벗어나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진정한 휴식이 어려운 이유는 휴식의 방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린 휴식을 준비하는 습관에 익숙하지 않다. 휴식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쉼은 자아성찰의 시간을 의미한다. 쉼은 몰입에 필요한 준비가 필요하고 이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쉼과 나아감은 왜 쉬는 행위가 중요한지. 어떻게 쉬는 것이 효율적인지. 무엇보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쉼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어떤 삶의 모습을 바라고 있는가? 쉼과 나아감을 통해 솔직한 삶의 모습을 찾아보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