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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운더리 - 최신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이 알려주는 마음의 중심을 잡아줄 보호막
김현 지음 / 심심 / 2024년 11월
평점 :
우리말에 ‘선을 넘는다.’ 란 표현이 있습니다. 자신의 생활에 과도하게 관여하거나 필요이상의 조언을 할 때 사용하는 말입니다. 오지랖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받는 상대의 입장은 그리 편하지 않습니다. 특히 이런 관계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두르러지는데 부모와 자식, 상사와 동료관계를 통해 자주 나타납니다. 하지만 사회적 상황은 문제의 원인에 대해 그리 능동적이지 않습니다. 우린 인간관계에 익숙하고 상당부분 서로에 의존합니다. 그래서인지 타인의 관여에 관대한 편입니다. 타인의 불편함에 민감하고 차라리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지쳐가는 마음과 육체적 스트레스는 지속적으로 쌓여갑니다.
사회는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살아갑니다. 다양성은 사회의 건강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많은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인간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 중의 하나가 타인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착각입니다. 감정은 순간적이며 상황에 따라 빠르게 변합니다. 자신의 마음도 알지 못하는데 타인의 마음을 안다는 착각은 불필요한 언쟁과 행동의 원인이 됩니다. 우린 저마다 허락 가능한 심리적, 물리적 마지노선을 표현합니다. 특히 인간관계, 감정, 책임감, 일과쉼, 이성과현실의 영역에서 개인 간의 특정영역을 구분합니다. 영역의 침범은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고 심각한 감정이 분출됩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관계형성은 정신적, 물리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관계 번아웃등 심리적 고갈상태를 일으킵니다.
경계라는 의미를 지닌 ‘바운더리’는, 심리학적으로 ‘가장 나답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위해 스스로 전하는 마음의 공간’이라 정의됩니다. ‘나다움’은 충만한 만족감과 개성을 이끌고 ‘풍요로운 삶’은 생을 즐거움과 의미 있는 일로 채우는 것입니다. 타인에 이끌리지 않고 오히려 관계를 중시여기면서 의식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자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자신만의 바운더리를 형성할 것을 권장합니다. 적지 않은 부침과 반대가 있을 수 있지만 맹목적인 관계형성이 주는 부정적 메시지는 생산성을 고갈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상대 역시 처음에는 불편하지만 차츰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고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저자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한 바운더리를 형성하는데 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합니다. 사회적 관계는 바운더리를 결정합니다. 하지만 관계는 일정하지 않습니다. 관계는 상황과 시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합니다. 기존의 관계에 연연하다보면 잘못된 습관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관계의 형성과 끝을 하나의 에피소드로 여긴다면 관계의 압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관계형성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의 마음입니다. 너무 소극적인 마음은 쉽게 상처를 받습니다. 저자는 관계의 중심을 자신에 놓으라 말합니다. 즉, 내 마음이 편해야 건강한 관계가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 사람과의 관계가 건강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개인은 구별됨을 의미합니다. 즉, 각자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영역은 정신적, 물리적, 사회적 영역 등으로 구분되며 저마다 자신을 보호하는 특별한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역의 끈이 느슨하거나 풀릴 때 상당히 불편한 상황들이 연출됩니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개인의 영역을 쉽게 무시하거나 침범하는데 이는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동양문화는 집단을 중시하기에 개인의 공간을 쉽게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적지 않은 고통과 고민을 토로합니다. 또한 불편한 상황은 필요 없는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듭니다. 최소한 자신을 방어하는 것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타인과도 효율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바운더리는 다섯 가지의 주제를 통해 자신을 지키는 실천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타인과의 관계 때문에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면, 자신의 감정이 격해질 때 감정과의 거리를 두고 싶다면, 특히 자신의 번아웃을 극복하고 싶다면 바운더리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