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땅에서 말씀 찾기 - 베들레헴에서 욥바까지 인문 기행
권종렬 지음 / 샘솟는기쁨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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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수많은 교인들이 성지순례를 떠난다. 이스라엘, 스페인등 성인의 발자취나 신앙적 체취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성지는 교인들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상상 속의 기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당시의 고난과 고통의 역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자를 떠난 성서의 이해는 성지를 찾고자 하는 이들의 가슴에 형언할 수 없는 감동과 경외심을 안겨준다. 성경에 대한 해석은 역사만큼 길고 다양하다. 안타까운 것은 저마다의 해석이 옳다는 믿음이다. 모든 것이 동일하고 일정하게 유지 될 수 없듯이 성경은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 순례 길을 찾는 이의 가슴에도 저마다의 꿈과 희망이 있지 않을까? 예수님께서 걸어왔던 공생애의 길은 많은 이들의 가슴에 무엇을 심어 주었을까?

 

이스라엘만큼 다사다난한 민족도 보기 힘들다. 강소국이라는 표현이 너무 어울린다. 이젠 미국마저 어찌할 수 없는 국가로 팔레스타인 지역을 세계의 화약고로 만들고 있다. 분리된 종교관은 서구사회를 너무도 쉽게 쪼개놓았다. 종교이해가 그토록 깊은 민족들이라면 그들의 행동이 어떤 대가를 지불할 것인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2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종교적 관념은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선택된 민족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왔는가? 무늬만 내세운 체 의무는 하지 않고 권리만 주장해 오진 않았는가? 이 모든 결과는 예수님께서 보호하신 병자, 약자, 과부들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있다. 순례 길을 찾는 이유는 경외심과 감동도 중요하지만 가까운 이웃부터 돌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행하기 위한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사마리아 산지가 시작되는 벧엘, 북 이스라엘 여로보암이 금송아지를 세우고 신당을 지었던 지역이다. 벧엘은 우상숭배와 더불어 야곱 이야기가 떠오른다. 왕이나 귀족 무덤에 사용되었던 돌베게는 야곱의 상징과도 같다. 돌베게를 배고 잠을 잔 야곱은 꿈에서 하나님을 만난다. 돌베게는 당시 꿈을 뜻하기도 하고 영원한 안식이라는 관용어로도 사용되었다고 한다. 돌베게에 담긴 안식은 혼란을 벗어나고 싶은 야곱의 간절한 소망을 의미한다. 성경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역사를 품는 것과 같다. 인류의 역사관이 느슨할 때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선택된 민족이란 역사관으로 세계사에 등장한다. 보잘 것 없고 핍박받는 민족, 노예와 같은 자기선택이 불가한 민족에 하나님은 자유의지를 선물해 주었다.

 

이스라엘에서 말씀찾기는 성경의 역사를 현재와 이어주는 소중한 성서이야기로 가득하다. 성경을 읽다보면 수많은 지명을 만나게 되는데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님의 공생에 과정을 이해하는데 무척 중요하다. 본 책은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베들레헴으로부터 시작한다. 베들레헴은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10Km 떨어진 아랍마을이다. 당시 인구는 300명 정도로 추정되며 대부분 직업이 목동으로 예루살렘 부호들의 목축업자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예수님은 구유에서 탄생하셨다. 구유는 우리가 알던 낭만적인 장소가 아니다. 가축들과 오염물질이 가득한 마구간이었다. 예수님 탄생엔 다양한 신화가 존재한다. 20세기 중반에 세워진 목자들의 들판교회는 동굴집이다. 추위를 피해 몸을 녹이던 목자들과 아브라함, 나사로, 예수님의 동굴무덤을 떠오르게 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는 지역사람들에 뼈아픈 역사를 만들어 준다. 힘 있는 민족에 지독한 아픔과 고통을 당한 민족일수록 상대에 가차 없는 힘을 과시한다. 이스라엘 역사 역시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하나님의 개입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다를 것 없는 민족이 새로운 세계관을 얻은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실행하신 유일한 분이다. 그분에게서 느끼는 감정은 인간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뜨거운 감동과 거룩함이다. 종교는 나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 것일까? 예수님은 하나님께 순종하고 어려운 이웃을 돌보라 말씀하신다. 성지를 찾는 이유도 기적을 바라는 자신의 의지일 것이다. 우리의 일상이 기적이다. 현존하고 실존하는 지금 순간이 기적이다. 모든 것을 당연시하는 세상에서 감사함이 존재할 리 없다. 일상을 찾아가고자 순례 길을 떠나는 목사님과의 만남에서 진정한 순례의 목적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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