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최전선 -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 역사 그리고 마음에 대해
앤서니 그레일링 지음, 이송교 옮김 / 아이콤마(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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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칼 세이건은 우주에 떠도는 먼지 같은 지구의 모습을 창백한 푸른 점이라 묘사한다. 아름답다 기보단 처량하고 외로운 행성이다. 굴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개미들의 모습을 본다면 이들이 훨씬 규칙적이고 물리적인 원칙에 입각한 자연을 따라가는 생명체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우주는 인간의 지적인 한계에 어리석음과 물음표를 던져준다. 인류는 조만간 알고 있던 모든 지식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인간은 여전히 3차원에 갇혀있고 차원에 대한 의식을 무척 혼란스럽고 어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는 뇌의 작동방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뇌는 인간의 삶이나 세상에 대한 의지를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단지 환경변화에 대한 생존과 번식을 중심으로 진화에 진심이다. 하지만 인간의 호기심과 창의성은 뇌의 본성과는 별도로 놀라운 발전을 가져왔다. 우주에서 바라본 창백한 푸른 점에 살아가는 인류는 우주의 진실에 가장 근접하고 있으며 그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종이자 생명체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본 책의 원제는 The Frontiers of Knowledge. 지식의 최전선에 선 인류의 모습을 투영하며 인류가 지금까지 무엇을 알아냈고 무엇을 기대하는지에 대한 역사적 기원과 확장된 미래의 세계관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앤 서니 그레일링은 과학과 인문학이 어떻게 인간의 삶의 중심이 되어 왔고 문제를 해결할 중심이 되고 있는지를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연구하는 NCH의 멤버다. NCH는 기존의 관념을 뒤엎는 과학적 발견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고 탐구하는 단체로 리처드 도킨스, 니얼 퍼거슨 등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과학적 지식은 인류에게 가로막힌 벽을 뚫고 있다. 최근 10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뇌 과학은 인간의 마음과 영혼에 대한 오랜 기간의 의구심을 단번에 해소하며 영생이라는 개념을 뒤로 젖힌 채 불멸에 집중하는 인공지능을 연구 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인간의 과학, 역사, 뇌의 역사와 기원을 알아보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들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인류의 서사에 관한 스토리는 들뜬 마음과 약간의 흥분을 자아낸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철학자들의 지식도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하여 과학적 가설과 관찰을 통한 우주의 물리학적 지식에까지 이르게 된다. 인간은 어디서부터 비롯되었을까? 호모계열의 한 부분으로 시작된 인간 종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80억명을 넘어서며 지구를 정복하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생명체는 인간의 의지에 멸종 여부가 결정된다. 사실상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다. 그런데 무엇이 인간이란 돌연변이종에 이토록 과도한 생명력을 부여한 것일까? 지구의 역사 특히 인류의 역사는 최근 몇 십 년 사이에 엄청난 진전을 이루었다. 빠른 과학적 기술 덕분에 과거로의 여정은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인류의 역사적 사건들을 벗겨내고 있다. 인간과 생명체간의 관계 그리고 존재의 의미와 가치등 미래의 영향력에 관해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과거의 역사로부터 시작된 인류의 역사적 기원이 무엇에 대한 근거와 어떻게 세상을 해석해왔는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식의 최전선은 과학, 역사, 그리고 뇌와 마음이란 주제로 인간의 과거 현재 미래를 풀어나간다. 세 가지의 담론은 인간의 정체성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으며 최근 뜨거운 과학적 이슈가 탄생하는 중심이다. 그리고 이 모든 배경에는 과학적 발견과 기술의 진보가 존재한다. 최근의 기술 진보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자료들의 실체를 벗겨내고 있다. 특히 호모종에 관한 인류의 역사는 다가갈수록 복잡하고 풀기 어려운 난제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리고 인류의 이동, 경험에 의한 문명의 진화, 지배구조를 향한 갈등과 타협, 인간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크게 다르지 않은 사건이 지속중이다. 역사를 통해, 과학적 진보를 통해 인간은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자각하고 있다. 이는 최근 급격히 성장한 뇌과학이 중심이 되고 있다. 뇌혁명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간을 창조할지도 모른다.

 

매일 책을 읽는다. 왜 읽는 것일까에 대한 답은 없다. 목적 없이 읽다보면 책이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지식의 전달, 과거로부터의 회생, 미래의 예측, 지식에 대한 갈망등은 인간을 알고자 하는 본질이다. 인간 존재의 목적은 생존이다. 생존하기 위한 갈등과 타협은 역사의 주류다. 그리고 무엇을 하든 경험이 되고 지식이 되며 누군가에게 전달되어 또 다른 지식과 경험이 된다. 인류의 역사는 끝없는 시간 속에서 지루하리만치 느리게 변화하여왔지만 어느 순간 폭발적인 전환이 인류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 직립보행, 문자, 언어, 농경사회, 비록 이에 대한 반론들도 상당하지만 인류가 지구를 정복하고 새로운 인류의 탄생을 예고하는데 까진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식은 인간 최후의 보류다. 그리고 그 지식위에 새로운 지식이 쌓여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간다. DNA의 무작위성은 돌연변이를 만들기도 하지만 우주에 대한 끊임없는 예측 오류를 예견하기도 한다. 우리가 지식을 쌓는 이유도 목적에 대한 답을 얻기보단 무의식적인 생존의 방향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일 것이다. 과학, 역사, 두뇌의 탐구는 근원적인 질문들에 답하며 끊임없이 인류를 자극할 것이다. 지식의 최전선은 뚫고나가야 하는 최전방의 교두보와 같다. 미래와 마주한 인류, 어떤 모습으로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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