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지옥을 건너는 70가지 방법 - 어제의 불행이 오늘의 행복이 되는 쇼펜하우어의 지혜
이동용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배움은 위험하다. 스스로를 지혜롭게 만들기도 하지만 거만하게 만들기도 하기때문이다. 거만한 사람이 배움을 통해 권력자가 된다면 그는 치밀한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배움은 선택의 범위를 넓혀 스스로의 자유 의지를 확장한다면 공존이라는 사회적 평등을 실현 할 수도 있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 한가? 논어 학이1장에 나오는 첫 구절이다. 배움에 대한 즐거움이 넘치는 문장이다. 배움은 분명 마음을 설레게 한다. 우린 어렸을 적 배움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배움에 극히 소극적 마음을 가지게 된다. 모든 것을 안다는 것은 대부분의 것을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 배워야 하는 이유는 즐거움도 있지만 자신에 대한 성찰을 통한 변화에 목적이 있다. 인간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두려움을 느낀다. 지식에 대한 성찰 역시 지속적이지 않다면 불확실한 생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힐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배움이란 평생을 통해 수용해야할 자기선언이자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을 통찰하기 위한 최소한의 덕목이다.

 

인간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기 위해서 배움이 필요하다. 이왕이면 즐겁게 배우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자신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키울 수 있다. 헌데 배움은 결코 즐겁지마는 않다. 자신이 알고 있는 생각과 지식 혹은 경험을 모두 내려놓는 순간을 맞이해야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배움은 과거와의 결별이 필요하다. 하지만 자기부정은 정체성에 대한 도전이다. 편향적이고 일방적인 배움은 삶을 구속한다. 자유를 얻는다면서 자기생각에만 빠진다면 배움에서 얻는 효과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쇼펜하우어를 주목해야하는 이유도 배움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배움은 무엇을 의미할까? 중세 시대 1000년을 아우르는 기독교 세계관에 대한 강한 부정은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한 인본주의의 탄생을 재촉시켰다. 그리고 수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을 중심으로 탁월한 사상과 작품을 남기며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다.

 

쇼펜하우어 역시 그 중 한 인물이었다. 그는 세상과는 다른 언어를 사용했다. 누구나 이럴것이다라는 생각에 반기를 들었다. 흔히 그를 세상을 비평하는 염세주의자로 평가한다. 하지만 우린 사상가를 논할 때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넘겨짓는 오류를 범한다. 쇼펜하우어에겐 거대한 벽이 있었다. 그는 인간이 고통 속에서 살 수밖에 없는 이유를 거론한다.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다. 하지만 고통을 인내해야만 하는 이유는 신 때문이 아니다. 자신을 위한 고통의 감내, 세상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은 우리 자신을 위해서 필요할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의 중심은 어디인가? 진정으로 당신이 바라고 있는 삶은 어떤 모습인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이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차례다.

 

삶이라는 지옥을 건너는 70가지의 방법은 염세주의 철학이 주는 뜻밖의 위로로부터 시작한다. 삶의 여정을 통해 만나는 수많은 상황들을 통해 무엇을 받아들이고 뱉어야하는지 인간 본연의 마음과 생에 대한 생각, 그리고 고통스러운 운명에 대한 도전이라는 주제들을 저자 특유의 감각적 표현을 빌려 쇼펜하우어 철학의 정수를 표현한다. 어둠이 있어야 빛이 있듯이 우리가 살아가는 생애는 결국 불행이든 행복이든 모든 삶속에서 펼쳐지는 개인이 맞이하는 총합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린 그 속에서 살아가고 숨을 쉬고 타인을 만나고 자신을 바라본다. 인생이란 여정의 끝을 가늠하지만 경험하지 못했기에 막연히 흘러가는 강물에 몸을 의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삶의 여정의 일부분이다.

 

우린 쇼펜하우어, 니체에 열광한다. 그들의 말 한마디가 주는 메시지가 너무도 탁월하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단 눈앞에 놓인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 한정된 삶을 살아가는데 훨씬 유용하다는 당시로선 혁명적인 철학사상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철학은 살아 움직인다. 철학은 인간이 중심이다. 인간의 모순과 인식은 각자의 세계라는 고유한 특수성으로 사회의 포괄적인 수용범위를 넓힌다. 인간은 철학적 사유를 통해 세상의 답을 알기를 원한다. 위대한 사상가들의 아포리즘을 100개정도 암기해 평생을 바라본다면 이보다 더 좋은 자기계발은 없다는 누군가의 말에 귀를 기울여본다. 삶의 철학은 자신의 평가에 기초한다. 자신의 생각과 기억, 그리고 경험이 자신의 모든 것이다. 배움에 대한 중요성을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눈을 뜨고 있지만 제대로 보고 있지 않다. 그래서 가슴을 뜨겁게 하고 생각에 죽비를 때리는 아포리즘이 필요하다. 자신을 가치를 높이는 것은 삶의 의미를 북돋아 준다. 지옥 같은 삶은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현실을 바로 보는 것은 자신의 선택뿐이다. 선택을 잘 하기 위해선 끊임없는 배움이 필요하다. 학문이 끝나면 철학이 시작된다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이젠 자신만의 철학이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