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인간, 그리고 하나님 - 실재에 대한 통전적 앎을 위한 과학과 신학의 연대
이안 바버 지음, 김연수 옮김 / 샘솟는기쁨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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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신에 대한 인간의 생각과 관점은 인간이 기록하고 경험한 인류의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신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초월적 경험이자 인지적 대상이다. 인간은 인지적 과정을 통해 사물을 분석하고 기억하며 후대에 전달한다. 우린 이를 경험이라는 틀을 만들어 정체성이라 부르고 자아를 확립한다. 하지만 세상은 불확실하다. 이에 대한 두려움은 의식적인 사고를 쉽게 무너뜨리며 절대자에 대한 숭고한 힘을 갈망하게 된다. 즉 신에 대한 생각과 신과 인간의 관계는 지속적인 합의와 일탈이 반복되는 이론이자 실체다. 신은 어디 있는가? 전통적인 신학의 신은 너무 다변적이다. 공포와 시기의 신이자, 사랑과 희망의 신이다. 신은 인간의 모든 상황에 관여하는 것 같지만 인간은 신의 부재함을 느끼는 경우가 훨씬 많다.

 

자연, 인간, 그리고 하나님, 위기의 순간마다 혹은 변환의 순간마다 인간만이 선택할 수 있는 특별한 세 가지의 논점이다. 자연은 물리적 법칙이 적용되는 과학의 영역이다. 또한 신이 창조한 절대적인 영역이기도 하다. 과학적 가설은 언제나 인류에게 필요 이상의 진보를 선물해 주었다. 인간은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지만 자연의 이면에 감추어진 규칙과 질서를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자연을 통해 인간에게 삶의 방향과 평화와 공존, 사랑과 영생이라는 인간 본연의 가치를 선물해 주었다. 인간, 인간은 무엇일까? 너무도 많은 설명이 필요한 복잡계 유기체인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자 하나님의 자손이자 본래 그대로인 존재다. 세상의 규칙과 질서를 원했기에 과학이란 학문을 탄생시켰고 내적인 갈망을 해결하기 위해 신을 찾아 나섰다.

 

본 책의 주제는 과학과 신학의 연대다. 그 중심에 진화론과 하나님의 믿음에 대한 양립성, 기독교 원죄론에 대한 이해, 신경과학과 인공지능과 영혼의 관계. 신학과 윤리학을 중심으로 한 환경의 변화 등 과학과 신학을 통한 인간 이해에 관한 심도 있는 철학적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저자는 진화론의 생물학적 과정들로 자기조직화, 불확정성, 하향식 인과율, 정보의 전달등을 예시하며 불확실성에 대한 해결자로 하나님의 활동을 강조한다. 그런데 최근 신경과학의 발달은 이러한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인간의 인지적 과정과 선택에 대한 결정이 다양한 환경적 외부요인들의 의해 발생한 유전적 변환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현재를 벗어나 살아갈 수 없다. 그렇기에 과거에 집착하고 미래를 투사한다. 이런 감정은 오직 인간 만에게만 주어진 특권이 아니라 고통일는지도 모른다. 위협이나 두려움에 대한 반응이 인간의 성장을 지속시켰다면 신에 대한 형상 역시 인간의 내면적 모습을 따라왔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진화와 신의 영역 다툼은 더 이상 특별한 논점이 아니다.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진화를 알 수 없고 신이 우리 안에 있다는 믿음은 현재형이기 때문이다. 우린 신과 진화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할까? 인간이란 존재에 다양성이 존재해야하는 이유는 생존에 대한 불확실성을 입증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아닐까?

 

신에 대한 생각, 유독 역사의 진실여부를 판단하려는 사람들이 종교의 역사에 관해서 그리 너그러운 이유는 무엇일까? 초월적 대상에 대한 생각은 지속적으로 변해왔고 초월에 대한 의미 역시 과거와는 다른 관점에서 해석되지만 종교는 여전히 모든 것을 비추는 태양처럼 때론 그림자처럼 인간 내면을 통제하고 있는 듯하다. 무엇 때문일까? 다윈은 적자생존이라는 설정을 표현한 적이 없다. 인간의 생물학적 고찰은 후생유전학으로 발전되어 더 이상 유전자 결정론에 얽매이지 않는다. 분명 우린 1세기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한 생리적 변화를 발견하고 종교의 염원인 영생의 초입에 들어섰는지도 모른다. 모든 세포는 생존하기 위해 필연적인 변화를 거친다. 종교에 대한 생각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자연, 인간, 그리고 하나님이 주는 메시지는 포괄적이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이 모든 것이 삶의 중심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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