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원의 생명 공부 - 17가지 질문으로 푸는 생명 과학 입문
송기원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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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 관련 과학 도서를 찾다 보면 한권 정도는 꼭 만나게 되는 과학자 송기원 박사의 새 책이 나왔다.

아, 엄밀히 말하면 새 책은 아닌 것이, 예전에 나왔던 생명이라는 책이 절판되고 이 책이 출판사를 바꾸고,

내용을 현대 과학기술을 반영해서 조금씩 개정한, 말하자면 개정판 도서이다.


와 이 책이 나온 지가 벌써 10년이구나.

이 책으로 학생들 수행평가, 발표를 정말 많이 도와줬었는데 그게 2010년대였구나 하는 생각에 갑자기 아 시간이 이렇게 흐르는구나 싶은 현타를 경험했다.

이 책은 고등학교 생명과학까지 배운 학생들이라면 정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거기다, 책의 목차를 보면 모든 장의 제목이 생명과학, 또는 과학에 대한 질문들로 채워져 있다.

그 책에 대한 질문을 유전학 전문가인 작가가 해 나간다는 것 또한 학생들이 정말 좋아하는 점이다. 과학책을 좀 읽어봤다 하는 사람들이라면 지겨울 만큼 반복되지만 사실 그 답이 확실하지 않다는 결말로 끊임없이 회귀 되는 유명한 질문인 '생명이란 무엇인가' 부터 '현대 과학 철학, 윤리는 폭주하듯 발전하는 과학기술을 사회, 더 크게는 인류에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는가?'와 같은 어렵고 난해한 문제까지 전반적인 과학의 모습을 다룬다. 스포일 아닌 스포일을 하자면, 이렇다 할 답을 가지고 있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의 장점이자 의미는 나도 궁금 해 하는지 몰랐던, 또는 궁금해야 할 과학 문제들에 대한 일목요연하고 정확한 질문을 알려준다는 데 있지 않을까 싶다. 중고등학생들에게 강추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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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러브 앤 티스 홍락훈 SF·판타지 초단편집 3
홍락훈 지음 / 에이플랫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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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락훈이라는 새로운 세계

초단편이라는 더 새로운 세계


초단편이라는 책 소개에 궁금함이 먼저 일어 신청한 책이다.

단편도 짧은 데 그 앞에 '초'를 붙여야 할 정도면 어느 정도로 짧다는 것인지,

그렇게 짧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지,

그렇게 궁금함이 이어져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되어버린,

전자책으로 읽어서 페이지로 말하기 좀 힘들 듯한데

이 책의 이야기는 한 편을 읽는데 5분이 넘지 않는다.

이래서 초단편이라고 했구나 싶다.

새롭고, 재밌는, 재치 있는 이야기들로 가득한 소설집이다.

하나하나의 이야기는 짧지만 이야기 수가 정말 정말 많다.

그래서 종이책은 꽤 두꺼울 듯하다.

감각적인 표지와 함께 풍성한 이야기가 가득 차서 과자 선물 세트를 받은 느낌을 주는 책이라 설렘과 함께 재밌게 읽었다.

단편 소설이라 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간결함과 농밀함을 기대한다면 약간 실망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런 단편소설을 더 농축했다는 느낌은 덜하고, 큰 이야기의 파편들을 하나하나 다듬어 아주 작고 귀여운 구슬 장난감으로 가공해서 엮은 느낌이 더 강했다. 

새로운 영역에 새로운 작가를 만나서 반갑고 한 거 없이 뿌듯한 느낌으로 책장을 덮었다. 촌철살인을 궁극의 목표로 달리는 글쓰기를 하시는 듯한데 모든 글에 촌철살인이 다 있어야 할까 싶기도 하고... 그래도 이 만큼 해내는 사람이 작가가 되는 거구나 싶기도 했던, 재밌는 책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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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를 바꾼다는 것 - 트랜스젠더 모델 먼로 버그도프의 목소리
먼로 버그도프 지음, 송섬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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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 젠더, 흑인, 모델

저자를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사람을 설명할 때 이런 스펙?을 사용하는 부분을 비판하는 감성적인 사람들이 많지만, 외모, 인종, 문화가 그 사람을 만드는 아주 큰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그 비판 자체가 더 세속적인 기준에서 시작하는 역차별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절대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 이력을 가진 여성이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인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해고되고 그에 분연하게 일어나 저항하는 내용에서 시작하여,

어릴 때부터 자신이 겪었던 정체성 혼란과 여러 가지 어려움과 그를 이겨내기 위해 본인이 해온 노력과 도움 등 여러 가지, 사회의 성소수자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엮은, 말 그대로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차별에 상처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니까, 거의 모든 사람이 위로와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담담하면서도 당당한 문장이 가득한 책이다.

추천하고 싶은 책인데 내가 이 작가의 모든 주장에 다 동의할 수는 없을 듯하다. 

특히나

이 사람이 해고된 상황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장면이 좀 의아했다.

백인들 다 싸잡아 차별주의자로 몬 부분은 분명 본인의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로레알이라는 대기업의 부당한 해고에 대한 자신의 정당한 항의를 이야기하는 것이야 이 책의 시작이 된 사건이니 그렇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당하다 싶은 비판들에까지 날을 세우는 모습은 좀 불편했다

불편한 점이 있지만 그래도 내용 자체는 우리가 이 시대를 살면서 한 번 이상, 꼭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라 읽어보고, 서로 이야기 해 보면 정말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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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키토브 (상)
안정호 지음 / 좋은땅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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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형 장편소설

에세이도 아는 단어고, 장편 소설도 아는 단어인데

이 둘을 붙여놓으니 한번 읽고 나서 다시 엥? 하게 되는 조합이 된다.

서술 방식이 좀 특이해서 이런 새로운 분류를 하지 않았나 싶다.

글을 읽다 보면 특유의 어감이 머릿속에 떠올라서 누가 옆에서 이야기해 주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읽게 되는, 꽤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준 소설이다.

40대라는 젊지 않은 나이,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삶에 안주하기에 또 그런대로, 아쉬운, 아주 늦지는 않은 나이에 있는 3명의 남성이 서로의 삶에 얽히게 되면 벌어지는 꽤 흥미진진한 사건을 중심으로 엮어냈다.

1,2권으로 나뉘어 있는데 초반에 인물 설명과 배경 설명에 300쪽이 넘는 1권 전체를 거의 다 소진한다. 이럴 필요가 있나 싶게, 약간, 아니 많이 지루한 감이 없지 않은데 새로운 사건이 생기고 그 사건의 결말까지 쭉 이어져가는 이야기를 알고 보면 앞에 이런 설명들이 왜 필요한지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예전에 이다혜 작가가 가독성이 많이 떨어지는 소설이나 책을 읽을 때 일단 100쪽까지만 찬찬히 읽어보라는 금쪽같은 조언을 했었는데 정말 그에 딱 맞는 소설이었다. 단, 100쪽보다는 좀 더 참아내야 한다는 것.

문장이나 단어 선택이 정말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쓴 소설이라는 느낌이다.

이런 사람이 글을 써야 하겠구나 싶은.

다음 작품도 기대되는 작가의 소설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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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류의 탄생 - 늙어도 낡아지지 않는,
허은순 지음 / 현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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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평단으로 받은 책이다.

그럼 내가 그 전에 신청을 하는 시기가 있었을 것이고,

그때 이유는 사실, 책 표지의 한 문장이었다.

죽는 날까지 제 발로 화장실 가는 게 목표일 67년생 순이의 인생 2막 에세이

예전에 허지웅의 에세이에서 그의 청소에 대한 철학을 알 수 있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부동산을 거래하기 전에 그 집을 사려는 사람이 청소할 수 있는 범위를 시험 해 보면 좋겠다는, 자신이 청소할 수 있는 범위의 평수만 구입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생겨야 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한 문장에 속아 나랑 맞지 않는 그의 주절거림을 한 권 다 참아냈던, 그 책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오해는 말자.

이 책, 괜찮다.

근데, 이 작가의 인생관이나 사람을 대하는, 모든 게 멋짐으로 관통되는 그 철학에 동의하기가 힘든 부분이 많지만, 그건 나의 찌질함 때문일 것이고,

멋짐을 시전하는 젊지만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나이가 들지도 않은 시기의 여성이 자신이 살아온 삶과 살아갈 삶에 대한 이야기를 기백 있게 펼쳐내는, 

멋지면 다 언니라는 말의 진짜 딱 그 멋진 언니의 인생 이야기다.

한번 읽어볼 만한 수필집이다.

단 전자책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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