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오류에 대한 철학적 안내서
호세 A. 디에즈.안드레아 이아코나 지음, 이상원 옮김 / 일므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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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정말 정말 오래된 관념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라...


사랑

철학적 고찰

어렵지 않을게 뭐가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책 표지도 예쁘고, 페이지 수도 매력적이고(164p), 괜찮을 거 같은데?

이처럼

사랑이라는 관념적이고 더 이상 이상적일 수 없는 추상적인 개념에 대한 책을 선택하는 나의 기준은

더 없이 현실적이고 종이처럼 얄팍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선택한 기준은 얄팍했으나 어쨌든 성공적이다.

사랑에 대한 오류라고 하는데 사실 오류 라기 보다는 우리 사랑이라는 감정적 경험을 하는 동안 겪게 되는 '변화'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느낌이었다.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시작을 정말 여러가지 소설 이나 고서들을 인용하면서 설명 해 낸다.

이 부분에 정말 많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인문학서를 쓰려면 이 정도의 자료 조사는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나의 기준?에 딱 맞춰준 듯한 철학서였다.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보니

읽을 때 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소장하고,

때때로 꺼내 봐야 하는 소장서의 각을 페이지마다 발하는 책이다.

주의사항이라면,

서문과 머리말에도 나와 있지만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사랑에 대해 전문가가 되거나 사랑의 오류를 범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닐 듯 하다. 

어렵지만 충분히 흥미롭고

쌉쌀하지만 은근히 달달한

초콜릿 같은,

말 그대로 사랑과 닮은 책이었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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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처럼 말하고 주인공처럼 산다 - 말하기가 두려운 사람들을 위한 현역 배우의 스피치 과외
오정훈 지음 / 가디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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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부터 인터넷 서점의 분류 카테고리까지, 온몸으로 자기계발서라고 말하는 책이다.

내가 이 책을 왜 읽으려고 했지?

그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ㅠㅜ

이왕 받은 책이고, 내가 사랑하는 나무들을 희생해가며 만들어낸 페이지들이니 열심히 읽고 얻을걸 얻어보자.

우선 이 책의 가장 좋은점.

이거면 다 된다라는 식의 과장된 확신이나 개인의 인생사를 나열하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열거하는 자서전식 서술이 없다.

이 책은 말하기를 잘 하는 목적을 가지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연습과정을 자세히 그리고 꽤 구체적으로 엮은 책이다.

목차만 보아도 연습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 수 있다.

목차

글을 시작하며. 왜 스피치인가? 4


ACTING SPEECH CLASS ◆ 1장


1. 말의 시작은 호흡부터다

자신의 호흡부터 느껴라

흉식호흡? 복식호흡? 확실히 하자

명배우들은 다 하는 운동? 따라 하자


2. 영화배우 같은 목소리의 비밀 3가지

목소리의 원리를 이해하라

호흡의 수도꼭지를 조절하라

내 몸의 확성기를 이용하라


3. 발음은 정성이다

조음기관을 정성껏 이완하라

모음으로 울림을 전달하라

자음으로 이미지를 만들어라


4. 화술은 당신의 붓이다

억양으로 말의 색깔을 넣어라

제대로 끊어야 보인다

말로 그림을 그려라


ACTING SPEECH CLASS ◆ 2장


1. 자신을 디자인하자

자신의 외적 이미지를 파악하라

목소리에도 이미지가 있다

나만의 스피치 냉장고 만들기


2. 온몸의 감각을 깨워라

감정을 깨우는 비밀은 오감이다

상상한 것을 표현하라

몸의 언어를 깨워라


3. 당신의 존재감을 키워라

몸의 중심이 에너지 원천이다

적극적으로 관찰하라

상황에 온전히 집중하라


ACTING SPEECH CLASS ◆ 3장


1. 매력적으로 말하는 비밀

쉽게! 눈에 보이게! 구체적으로!

신선하게! 과감하게! 적응하라!

상대방을 설득하는 3가지 화법


2. 영화&드라마 속 캐릭터로 알아보는 발표스피치

발표를 시작하는 법

발표에 스토리를 넣는 법

발표를 끝맺는 법


3. 공간을 지배하라

무대의 주인공이 돼라

영상만의 언어가 있다

살아있는 스피치를 위한 연습 방법


부록. 모방해서 창조하라

참고문헌


사실 기대를 하지 않아서인지 언어학 입문서를 읽는 느낌으로 재밌게 읽었다.

말하기를 잘 하고 싶고 실제로 연습을 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스피치 학원 등록전에 이 책으로 먼저 시도 해 보는 게 정말 도움이 될 듯 하다.

수업 내용을 좀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나도 여기 있는 방법을 큰 소리로 연습 해 보고 싶다.

올해 새로운 시도가 될테니 힘을 주는 자극제가 될지도 모르겠다.

조리 있고 확신있는 말하기로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올해가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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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박철화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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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내가 고등학교 때 읽었었던 기억인데

세상에 이 소설이 다시 나왔다고?

처음에는 리커버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아예 새로운 번역가로 새단장을 했다.

번역가가 바껴서 그런건지

시대가 달라져서 그런건지

요즘의 감성에 맞는 단어와 어휘를 쓴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과 짜임새가 주는 긴장감은 예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은 듯 하다.

아멜리 노통브를 처음 알게 된 건

내가 고등학생인 때니까 우와 벌써 20년이 넘었다.

그 때 처음 읽은 소설은

오후 네시 라는 소설이었는데

사건의 흐름도 그랬지만 결말 또한 그 찝찝함이 주는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도 이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서 읽고 또 기다리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그 때나 지금이나 소설의 행간에 걸린 깊은 뜻을 찾아내는 능력도 떨어지고

무언가 있는 듯하다고 느끼기는 해도 말이나 글로 표현해 내는 능력은 떨어지는 게 아니라 아예 없어서 이렇다하게 설명할 길은 없지만 그럼에도 많은 감정을 이끌어 내는 이야기를 정말 잘도 만들어 낸다.

이 작가의 신작이 해마다 꾸준히 나오는데 처음 느꼈을 때의 신선함이나 충격은 줄었지만 글 쓰는 솜씨 덕분에 여전히 후루룩 잘 읽고 오래 오래 곱씹어 생각하게 하는, 찝찝하지만 그리 기분 나쁘지만은 않은 이야기를 할 줄 아는 작가. 

그녀의 초기 작품이 요즘의 언어로 다시 나와서 반갑다.

판형도 이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줄 알았던 구판본이 없어서 이제라도 이 소설을 가지고 있게 되어 기분 좋은 새해의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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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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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쾌락이라는 단어에는 웬지 모를 부정적인 기운이 있다.(나만 그런지도)

인내의 열매는 달고

쾌락의 열매는 쓰다.

전형적인 MZ 세대의 삶을 살아온 나는 그저 참고 또 참는 것이 미덕인 시대를 거쳐 지금은 또 참지 않고 밖으로 다 내보이는 것만이 해법인 듯한 세대를 살아내고 있다.

이 온도의 간극을 좁혀볼까하고 선택한 고전

에피쿠로스 쾌락

책의 작자조차, 원본조차 제대로 남아있지 않는 그리스 고전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가질 때에만 진정한 행복, 아타락시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결론은 이제까지 배워온 모든 가르침을 가로지른다.

아마도 우리가 배워온 철학과 문학의 배경이 많은 부분 그리스 철학에 적을 두고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 싶다.

워라벨이라는 신조어에 깔맞춤한 듯한 에피쿠로스 쾌락

타인에게 인정 받을 수 있는 외부적인 부분들을 없애고

개인의 행복에 오롯이 그 방향성을 맞추라는 해석으로 주를 이룬다.

번역자의 번역이나 공신력있는 유수학 철학자들의 해석에 토를 달고 싶지는 않지만

겉으로 보여지는 부분이 없이 살아갈 수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질적이 부분을 과시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정의로움을 제창하고 불의에 항거할 줄 아는 인간상은 오롯이 개인 본인의 행복에만 집중한 삶인가라는... 어딘지 나에게는 그 학문의 의이가 딱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대 철학을 이렇게 깔끔하게 번역하고 실생활에 빗대어 설명하는 책이 있다는 부분은 많이 반갑다.

현대지성 마니아로 등록이 되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읽어내서 

이 학문이 궁극적으로 말하는 바를 좀 더 잘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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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들
신주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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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이라는 출판사는 내가 좋아하는 출판사 중 하나 이지만 이 곳에서 나온 작품들 중 내가 즐겁게 읽은 것을 꼽으라면 거의 대부분이 청소년 소설이기에 이렇게 완전 어른? 소설을 만나게 되어 반가움과 의아함이 함께 들었다.


허들은

신주희 작가의 두번째 작품집이다.

이효석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문학상이지만 신주희 작가의 작품은 허들이 처음이다.

총 7편의 단편소설이 담긴 작품집

단편 소설집은 언제나 설렌다.

거기다 정말 멋스러운 표지까지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신이 나서 표지를 넘기고 한장 한장 읽어내렸다.


내용은...

좀 어둡다고 해야할지 무겁다고 해야할지

짧고 간단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가볍게 잘 읽히지는 않는다.

우리가 사는 그 일상 속의 이야기들.

그래서 얼마나 자잘한지, 그 자잘함이 또 얼마나 녹록치 않을 수 있는지를

작가의 타고난 글 솜씨로 너무나 잘 풀어낸다.

어떻게 뿅하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은 거의 없는,

지지부진하게 흘러가고

말 그대로 버티면서 지내는 우리 삶을 다루기에

공감이 가면서도

밀려오는 씁쓸함이 초콜릿 같다.

하지만 초콜릿 같이 달달함도 같이 주는 소설이니

함께 읽고 맥주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 해 보고 싶은 단편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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