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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 -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열두 번의 강의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43년 만에 처음으로 과학 책을 읽어 본다. 그것도 뇌과학. 무모한 도전이 아니길 바라면서 읽기 시작했다. 나의 과학 지식으로는 결국 책을 덮게 될 확률이 다분히 높기에 정재승 교수님의 초등학생을 위한 책 <인간탐구 보고서>를 미리 구매해놨다.
3만 년 전의 뇌를 21세기에 분석해 주시는 친절한 과학자.
열두 발자국의 목차는 다음과 같이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다. 사이좋게 6발자국씩 나누어 가졌다.
단번에 읽어내려갈 만큼 가독성이 좋고 과학자가 쓴 책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나 같은 문과 출신의 일반인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신 것 같다. 일상의 쉬운 예로 어떻게든 몰입시켜 이해를 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글을 통해서 느껴질 정도였다. 직접 얘기하진 않아도 "여기까지 내 말 이해하겠지?" 하는 목소리가 들려올 정도로 쉽게 뇌과학 이야기를 풀어 나가셨다. 일반인들에게 강연을 한다는 전제로 글을 써서 중간중간 지루하지 않도록 농담도 하시면서 잠까지 깨워주신다. 거의 내용을 떠먹여 주신다고 보면 된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 선택의 옳고 그름에 따라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매번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봐야 한다. 왜냐면?
우리의 뇌는 약 3만 년 전의 원시적인 상황에서 생존과 짝짓기에 필요한 선택을 하기 적절한 정도로 진화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뇌를 가지고 21세기를 살아가고 있으니 나의 확신은 결코 합리적일 수가 없다. 다만 '합리화' 시킬 뿐이다.
정재승 교수는 이런 뇌를 가지고 너무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고 애쓰기보다는 적절한 계획을 세워두고 일단은 행동하고 실천해 보라고 한다. 3만 년 전과 다른 21세기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3만 년 전의 뇌를 거스르는 역행자가 되어 보라는 거다.
여러분은 무엇이 결핍되어 있나요?
결핍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 결핍된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한 노력이 성장의 과정이다.
이곳에는 사냥감이 없으니 다 포기하고 다른 장소로 옮기자는 3만 년 전 뇌의 오작동을 이겨내고, 그 결핍을 채워 나가기 위해서 21세기의 뇌를 작동시켜야 한다. 그 결핍을 채워나가기 위한 행동을 개시해야 한다.
본문에서 정재승 교수도 언급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결핍을 느껴보지 못하다. 아이가 공부를 해서 영어가 부족하고 수학이 부족하다고 느껴보기도 전에 부모들은 이미 학원에 등록을 시킨다. 아이가 부족함을 느끼고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유의지까지 박탈시키고 만다. 영어 공부는 혹은 수학 공부는 학원에 가서 해야 한다는 뇌의 배선이 깔리게 된다. 이미 깔려버린 배선의 방향을 바꾸기에는 너무 힘이 든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만의 공부 방식을 찾아서 뇌에 배선을 정착시키도록 기다려주자.
인생을 새로 고치고 싶은 분 계시나요?
인생을 새로고침 하고 싶다면 절박함과 새로운 환경 2가지가 필요하다. 절박함은 내가 원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절박함을 느끼기 전에 인생을 새로 고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힘들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자유의지로 그 절박한 정도를 느끼고 습관을 바꾸기에는 너무 힘이 든다. 교수님께서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예를 들어준다. 내가 정말 담배를 끊고 싶어도 못 끊는다. 금연을 시도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폐암이 걸려야 그제야 담배를 끊게 되는 거다. 살고자 하는 그런 절박함이 있어야 인생을 새로 고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혹여나 지금 건강이든 재산이든 이런 상황을 겪는 분은 조건이 갖추어졌으니 무조건 일어나서 인생을 바꾸고 이겨내서 성공해야 한다.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두 번 다시 이런 기회는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 나도 그럴 것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 싶은가요?
운동과 수면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운동 중에서도 격하지 않은 산책이 좋다고 한다. 신경세포가 많이 만들어지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하니 부지런히 걸어 다녀 보도록 하자. 수면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하니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잠이 많은 나에게 충분히 잠을 자도 좋다고 과학이 답해준다.
2부에서는 인공지능, 제4차 산업혁명, 증강현실, 블록체인 등 핫한 이슈들이 연이어 나온다.
"우리 사회가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이슈는 과학기술을 잘 이해하고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는 사람들과 기술을 두려워하고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입니다. 이른바 '기술 계급 사회' 가 저는 가장 두렵습니다."
열두 발자국 p.270
<나의 결론>
생각이 정지하지 않도록, 인공지능에 잠식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읽고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