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시라이시 가오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그는 차라리 정신병자!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포장된 모호한 잔인함.

 

 





대기업 요쓰비시 상사에 근무하는 시라이시 가오루.
그는 어느 날 새벽,
눈썹에서 시작한 긴 상처가 비스듬하게 나 있는 여자 머리를
시부야 역 앞의 하치코 동상 다리 사이 받침대에 올려놓았다.
그는 시체 유기를 하는 사람답지 않은 침착함을 유지했고
심지어 시체의 얼굴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잘 손질해주기까지 했다.
 
많은 경우의 수를 고려해 장소를 물색하고 시간을 정한 보람이 있었다고나 할까?
그는 유기된 여성의 머리를 통해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기 위해
그리고 경찰에 그 머리가 얼른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처음부터 이 시각, 이 장소를 노렸다.
사람들이 모이는 청춘의 거리,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휴식처,
많은 약속이 이루어지는 하치코 동상 앞, 이른 새벽!.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너무나 차분한 어조로 이 책을 끌고 나가는 명탐정 시라이시 가오루.
그는 누구나 부러워할 엘리트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매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시큰둥하다.
좋게 말하자면 초연했다고 할 수 있고
나쁘게 말하자면 이른바 '중2병'을 앓는 사람 같다.
세상사에는 관심이 없고 비관적인 생각이 그의 사고의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현실에 만족한다.

 

그래서 외로웠다고?
하지만 그는 세상사에 관심 없는 척하지만]
실상은 현실 세계에 연결되기를, 일원이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 사람이다.
게다가 그는 이 모든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음이다.

 

업무에 열정이 있어 보이지도 않고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도 아닌 묘한 남자.
대학 때부터 친구인 노다를 싹싹하고 능력 좋은 인물로 추어올리고
이시자키 가문의 영애이자 비서실장이자 야베 부과장의 약혼녀인 사에구사 실장을
참 아름답다고 칭찬하고
단골 편의점의 여직원까지 똑똑하고 상황 판단력이 좋다고 말하는 이 남자는
어쩌면 자신의 좋은 머리에 스스로 잡아먹힌 비운의 천재일지도 모른다.

 

우연히 마주친 그녀, 지금은 냉장고 안에서 머리통을 잃은 채 몸통만 남은 그녀,
그녀에 대한 희한한 감정으로 범벅된 채
오랫동안 그녀와의 약속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시라이시.
도대체 어떤 사연이 숨어 있기에 그는 그녀의 머리를 잘랐을까?
도대체 어떤 진실을 알고 싶어서 그는 그녀의 머리를 유기했을까?

 

사실은 고기능 소시오패스, 사이코패스이지만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이에 대한 이야기.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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