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추억 - 한가람 대본집
한가람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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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추억-빛나고 아팠어, 모두 네 덕분이야.

 


 

 



두근, 설레고 '쿵' 내려앉고
쓰릴 듯 아프고 시뻘겋게 창피한
언젠가 우리 모두가 주머니처럼 달고 다녔던
그 무지개 같은 감정들을...

 

 

 

 



이런 관계는 뭐라고 부르나요?
사귀는 사이다.
친구 사이다.
일하는 사이다.
전 이렇게 애매한 거 싫어요.
제훈에게 나름 승부수를 던진 여름.
그러나 제훈은 냉정하고 로봇처럼 돌변한다.
"그럼 우리 이제 일난 하죠, 한여름 작가님."

솔직한 여자가 싫은,
불같은 여자가 싫은,
첫사랑을 믿지 않는,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섬처럼 떠 있는, 사랑을 믿는 이들이 있다.

그게 그렇게 어려워?
그냥 만나는 거.
그냥 아무 생갇 안 하고...
그냥 만나보는 거...
너한테는 그게 그렇게 어렵나 싶어서.
난 그냥...
편하게 살고 싶어.

비가 그친 하늘에 천둥이 한 번 더 친다.


 


밤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해준과 여름
늙지 않겠다는 다짐 같지 않은 다짐을 하는 여름을
해준은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서로의 몸에 매달린 채 장난을 치며 해맑게 웃는 그들.

그때보다 훨씬 시든 여름이지만
사내 체육대회 달리기에서 1등응 하면
마치 늙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듯
미친 듯이 달린다.
역전극을 펼치며 1등으로 달리다가
결승점 앞에서 우당당탕 넘어진다.
넘어진 여름은 고개를 흙에 박고 죽은 듯 일어나지 않는다.
'그거 1등 하면 내가 젊고 싱그러웠던 과거로 돌아갈 줄 알았었나 봐.'




 

 

 

 

 



이렇게 별거 아닌 나를
한때라도 빛나게 해준 당신
고맙습니다.


서른한 살의 해준과 여름.
결혼하자는 말을 꺼내놓고 태연하게 음악잡지를 넘기는 해준에게
여름이 말한다.
"결혼 안 해. 너랑은. 니 옆에서 평생 불행할 거야."
"하나 묻자. 한여름. 넌 날 사랑하긴 해?"

내 욕심 때문에 상대의 진심을 짓밟으면,
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치는 울타리가,
그 사람한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저는요, 외로워요.
외로워서 누군가 내 이름 한 번만 불러줘도 울컥하고
밥 먹었냐는 그 흔한 안부 인사에도 따뜻해져요.
스치기만 해도 움찔하고,
마주 보기만 해도 뜨끔하고,
그러다가 떠나버리면, 말도 못하게 시려요.



 

 


 

지금의 내가 너무 거지 같아서
누군가한테 사랑받았던 일들이
전부... 꿈같아.

탕. 탕.

헤어지잔 소리 함부로 하지 마.
그건 죽을 때까지 다시 보지 말잔 소리야.
네가 "헤어져!"하는 그 순간
난 너한테 죽은 사람이 되는 거라고!

탕. 탕.


 

 




한겨울에 만끽하는 한여름의 로맨스.
JTBC 드라마페스타 <한여름의 추억> 영상 대본집이다.
주연을 맡은 최강희에게 정말 잘 어울릴 듯한 내용이다.

드라마 4회 차의 원작을 2부작 방송용으로 재구성한 한가람의 대본집.
후반부에는 총 4회로 구성되었던 원작 대본도 함께 실려 있어
좀 더 구체적인 감각으로 설레는 사랑을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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